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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정윤하 칼럼] 텐가에서 바나나몰까지③ AV와 성인용품의 현재 上
  • 정윤하 칼럼
  • 승인 2018.10.2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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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을 거듭한 성인용품 문화엔 남녀 구분이 없다 <사진 제공=바나나몰>

[문화뉴스 MHN 정윤하 칼럼] 인간의 성욕은 본능에서 나온다. 불황을 타지 않는 편이다. 언제나 수요가 있어왔다. 해외에서 성인 문화는 유흥 시장과 함께 불황에 강한 산업이라 불렸다. 누군가 개입해 성인용품과 성인물을 포함한 성문화 전반을 통제해도, 공급원만 있다면 시장은 활발히 돌아갔다.

성인용품 시장은 성장 중에 있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 그렇다. 허나 성인용품과 함께 성문화의 축을 담당하던 AV 시장은 오히려 축소 중이다. 국내 성인 영화 시장은 말할 것도 없다.

오랜 기간 성문화의 소비의 중심에는 성인물이라 불리는 AV가 있었다. 성인용품과 성인 소설 등은 그 뒤를 서포트하는 위치였다. 불패라 불리던 성인물 산업을 중심으로 성문화 산업 전반이 구성됐다.

위치가 바뀌고 있다. 평균적인 경제력 상승, 여성의 사회적 대두, 성문화 인식 변화, 인터넷 마켓의 발달 등이 성인용품 수요를 대폭 늘렸다. 반면 AV 시장은 그다지 밝지 않다. 전성기에 비해 판매량이 50% 이상 떨어졌다.

일본 성인용품 기업 텐가가 AV 레이블과의 협업을 위해 영업을 뛰던 시절이 있었다. 국내 기업 바나나몰 역시 비슷했다. 인터넷 법망이 제대로 구성되기 전, 성인용품 쇼핑몰은 앞다퉈 성인 영화나 일본 AV 클립을 활용해 업체 홍보를 노렸다.

현재의 성인물, 특히 동아시아 전반에 걸쳐 압도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본 AV 산업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까? 성문화 돈의 흐름이 성인물에서 성인용품으로 넘어가는 시점,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성인용품 기업 텐가와 바나나몰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었나.

▲ 팬 미팅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AV 배우 하마사키 마오 <사진 제공=바나나몰 청담점>

“이제 어쩔 수 없다. AV 업계는 지탱이 어렵다” – AV 감독 마츠모토 카즈히코

AV 업계의 침체는 관계자에게서 더욱 부각된다. 배우의 숫자가 늘어나고 카메라 기술 발달로 화질이 좋아진다. 때문에 소비자는 업계 침체를 느끼기 어렵다. 대중은 그저 A라는 영상을 보고 즐기면 그만이지만, 그것을 수익으로 연결해야 하는 시장의 입장은 다르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었어도, 돈이 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세상에 불어온 디지털 바람은 성문화 시장의 구조를 바꿔버렸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은 성인용품 등 실질적 물건 거래를 확장시켰다. 시장은 압도적인 규모로 늘리는데 영향을 줬다.

이 가운데 바나나몰이 성장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경영 전략, 시장을 길게 보는 인내 등을 통해 부동의 업계 1위 기업이 됐다. 일본 텐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세계 소식을 쉽게 전하는 시대가 오면서, 텐가라는 브랜드가 세계에 전패됐다.

반면 디지털화는 영상물에 대해 대단히 가혹했다. 이는 AV 산업이 가지는 근본을 흔들고 있다. AV 업계는 “타개책이 없다”고 단언하는 이가 늘고 있다. 불황이 왔을 때, 타개책을 찾는 게 업계 관계자나 종사자다. AV 업계엔 이런 인물이 거의 없다.

인터넷 발달로 손쉽게 AV 등 성인물을 접해볼 수 있게 됐다. 비디오 시대에는 원본 영상이 갖는 장점이 뚜렷했다. 불법 비디오는 복제 과정에서 화질이나 음질이 나빠지곤 했다. 내용물 속임수도 빈번했다. 정품 비디오엔 이런 문제가 없었다.

디지털 시대는 영상의 손쉬운 복제와 배포가 가능하다. 기술의 발달로 화질과 음질 차이가 거의 없다. 파일을 공유하는 사이트나 프로그램 등이 유행했다. 수십 억의 욕망이 뒤섞인 인터넷 공유 문화를 규제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텐가는 인터넷을 통해 세계화를 꿈꾼다. 이미 전세계 40~50개국에서 자사 제품을 판매한다. 텐가를 중심으로 일본 성인용품 시장 가치는 매년 성장한다. 반면 일본 AV 산업은 힘들다. DVD 판매량은 급감했고, 전문 감독 숫자도 예전에 비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1000만개 이상의 AV를 소화하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성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가운데 성인물까지 접하기 쉬워졌다. 자연히 성인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이제는 성인물이 아니더라도, 성인용품 그 자체로 수요가 늘어난다. 심지어 올바르고 안전한 성생활을 위한 필수 물품으로 인식이 전환되는 과정까지 왔다.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 최적화, 온라인 서비스에 집중하자는 전략을 세운 바나나몰의 성장이 돋보일 수 밖에 없었다.

▲ 이제 성인물 CD를 직접 구매하는 이는 거의 없다 <사진 제공=바나나몰 의정부점>

“쇼핑몰로 성인물 CD를 구매하는 이는 중장년층뿐이다” – 성인용품 플랜마스터 송용섭

성인용품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이뤄지며 시장이 커졌다. 영상물의 경우엔 반대다. 다수의 젊은 세대는 돈을 지불하고 성인물을 감상할 생각이 없다. 성인용품은 구매해도, 야한 동영상을 돈 주고 구매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한일 양국이 비슷하다.

일본 현지에서 정품 DVD를 구매해 AV를 시청하는 소비자는 2000년대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AV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특정 배우의 팬, AV 수집 마니아 혹은 인터넷 사용에 서툰 중장년층이 대부분이다.

영상의 일회성이 높아졌다. 비디오와 DVD 시대, 예전만해도 한 작품의 러닝타임은 보통 1시간 20분이 넘었다. 인터넷 영상 시대인 현재는 러닝 타임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보다 예쁘고 섹시한 배우가,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즐기길 바란다. 그런 장면 하나면 그만이다.

일본 AV 성인물 시장은 아직까지도 DVD 등 판매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시대는 종말을 맞이하고 있다. 인정하지 않는 관계자는 없다. 일회성이 짙어진 성인물의 특성, 접하기 쉬운 환경은 DVD 등 판매량 등 판매량을 박살냈다. 미국과 유럽 등 성인 강국 역시 인터넷 영상 서비스로 방향을 바꾼지 오래다.

성인물의 돌파구로 VR 성인용품 등 하이테크 섹스토이와의 협업 영상 제작이 부상한 적이 있다. 허나 이조차 빠른 복제와 배포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바나나몰과 텐가,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성인용품 기업은 성장하는데, 한때를 호령하던 AV 레이블 실적은 우울한 경기뿐이다.

원하는 영상 클립을 10분이면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시대, AV 산업은 이곳을 헤쳐나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④에서 계속

정윤하 칼럼니스트 l jungyh@bananamall.co.kr

現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前 SPOTV NEWS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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