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 (왼쪽부터) 최한나(키보드), 임광균(베이스), 김정웅(보컬, 기타), 김동민(드럼).

후추스. 마찰음과 파찰음이 톡톡 터지는 어감부터가 심상치 않다. 노래의 멜로디는 귀에 착 감기고 찌질한 가사는 자꾸 입에 맴돈다. 하지만 정작 이들에게 밴드의 인기 비결을 묻자 "귀여움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 귀여움이란 후추스의 노래에서 묻어나오는 풋풋하고 에너지 넘치는 청춘의 모습을 대변하는 단어가 아닐까. 때로는 상쾌하고 때로는 쌉싸름한 매력을 가진, 톡 쏘는 밴드 후추스를 만났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한다.
ㄴ동민: 후추스에서 드럼과 유부를 맡고 있는 김동민이다.

ㄴ정웅: 기타와 보컬을 맡은 김정웅이다.

ㄴ한나: 피아노와 여성을 맡고 있는 최한나다.

ㄴ광균: 베이스와 운전을 맡은 임광균이다.
 

각자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ㄴ정웅: 중학생 때 독서실을 다니면서 라디오로 팝 음악방송을 많이 들었다. 피터 그린(Peter Green) 등 거장들의 음악을 좋아해서 CD를 사 모았다. 기타를 치기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다.

ㄴ동민: 중학교 2학년 때 '드럼매니아'라는 오락실 게임을 잘 하고 싶어서 드럼학원을 등록했다. 학원 선생님이 멋있어서 계속 드럼을 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그 선생님과는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드럼매니아는 오히려 드럼을 배우고 나니 더 못 치겠더라(웃음).

ㄴ한나: 어릴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오래 배웠다. 지겨워서 쉬다가 고등학교 때 록 음악을 접한 이후 키보드를 시작했다. 클래식 피아노는 지금도 취미로 배우고 있다.

ㄴ광균: 어렸을 때 교회에서 드럼을 쳤다. 그때 드럼 선생님의 여동생인 누나를 좋아했는데, 그 누나가 베이스가 더 멋있다고 해서 베이스로 바꿨다.

ㄴ동민: 광균이는 드럼 녹음을 따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좋아서, 제가 예전부터 드럼으로 바꾸라고 권하기도 했다.

   
▲ 김동민이 어린 시절 열중했던 게임 '드럼매니아'.

후추스는 비틀즈 커버 공연을 계기로 갑작스레 결성된 걸로 알고 있다. 서로 맞춰가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ㄴ동민: 서로 성격도 다르고,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도 다르다 보니 충돌이 정말 많았다. 원래 서로 아는 사이다 보니 오히려 더 상처 받기도 했다.

ㄴ정웅: 시간이 약이더라. 굳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

곡은 주로 어떻게 만드는 편인가.
ㄴ정웅: 가사와 멜로디를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쭉 생각나는 대로 쓴다. 한 번 곡을 쓰고 나면 수정을 안 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만들고 나서도 가사, 편곡 등에 있어서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ㄴ동민: 전체를 100으로 봤을 때, 정웅이가 전부를 그려오기도 하고 10이나 20을 그려오기도 한다. 그 외의 것들을 다 같이 채워나간다.

노래의 주제가 다양하고, 후추스 특유의 서술 방법이 느껴진다.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는지.
ㄴ정웅: 주로 하루하루를 살면서 느끼는 감정을 바탕으로 곡을 쓴다. 실제 경험에서 쓰는 곡도 있지만, 어떤 상황을 상상해서 쓰는 경우도 많다. 영감이 어디서 왔든 결국 인생에 대한 노래를 쓰고 있다.

 

 

공연 때 보컬 김정웅의 무대매너가 범상치 않더라.
ㄴ정웅: 밴드 '오! 부라더스'로 활동할 때부터 로큰롤 히어로들을 흉내내기 시작했다. 무대 앞에서 기타 솔로를 하는데 재밌더라. 그래서 이제는 무대 앞은 물론 객석도 자주 나간다. 그때는 부끄러운 컨셉이었는데 지금은 막 한다(웃음).

ㄴ동민: 정웅이가 곡 작업을 모두 할 당시, 레퍼런스를 보내줬었다. 그때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 영상을 봤는데, '아, 얘가 이걸 따라했구나'하고 깜짝 놀랐다. '이 사람이 김정웅을 버려놨구나' 싶었다(웃음).

공연 중 재밌는 일도 많았을 것 같다.
ㄴ동민: 정웅이는 공연 때 심하게 기분이 좋으면 옷도 벗는다. 예전 공연 때 '두 가지 병'이었나 신나는 곡을 하면서 상의를 벗었는데, 다음 곡이 '1229'였다. 그 조용한 곡을 탈의한 채로 부르더라(웃음).

ㄴ정웅: 보통 상의 탈의는 몸 좋은 사람들이 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아서 많은 관객들이 어이없어 한다. 당시는 활동 초기여서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제 자제하려고 한다(웃음).

다른 멤버들은 정웅의 무대매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ㄴ동민: 정웅이가 무대에서 신나게 해주면 좋다. 보통 관객들은 다 무표정으로 공연을 보는데, 무대 위에서 뭔가를 보여주면 어쨌든 반응이 있으니까. 친구로서 볼 때 웃기니까 놀리는 거지 사실 고맙다.

ㄴ정웅: 사실 동민이가 뭔가를 하고 싶어한다. 드럼만 아니었어도 했을 거다.

ㄴ동민: 전혀 아니다(웃음).

실제로는 멤버들 중 누가 가장 재밌나.
ㄴ동민: 한나, 광균 콤비가 제일 재밌다. 차 안에서 항상 노래를 틀어놓고 화음 맞추면서 논다(웃음).

ㄴ한나: 별 건 아니고 그냥 노래 틀어놓고 수다 떤다. 셋리스트는 항상 고정적이다(웃음). 평소에도 둘이서 노래방에 자주 간다.

   
 

작년부터 스튜디오 브로콜리와 함께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는지.
ㄴ동민: 우선 영상을 많이 찍는다. 특히 한나가 연기가 많이 늘었다.

ㄴ한나: 예전보다 음악 외적으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그래서 찍었던 게 화원가든 시리즈다.

ㄴ동민: 스튜디오 브로콜리에 들어간 이후 처음 찍은 게 작년 여름에 나온 '등목' 영상이다. 영상에 정웅이가 물 맞는 장면이 나오는데, 촬영할 때 광균이도 김치 담그는 대야를 들고 와서 물을 많이 맞았었다. 정작 영상에선 잘렸지만(웃음).

 

 

얼마 전까지 '화원가든 점심특선 라이브'라는 제목으로 시리즈 영상을 찍었다.
ㄴ정웅: '화원가든'은 광균이가 실제로 운영하는 고깃집이다. 특별하게 라이브 영상을 담을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선택하게 됐다. 메뉴판의 '점심 특선메뉴'라는 문구를 보고 제목도 점심 특선 라이브로 지었다. 그래서 고기도 굽고 김밥도 말았다. 제목은 점심 특선인데 촬영은 항상 저녁에 했다(웃음).

ㄴ한나: 화원가든 시리즈를 시작한 때가 겨울이었는데, 야외촬영을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우리가 촬영하는 날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심지어 3주를 미루고 찍은 적이 있었는데, 촬영 날이 되자 또 기온이 영하가 되더라. 고생을 많이 했다.

김정웅이 '홍대 임수정'이라는 말이 있더라. 이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ㄴ정웅: 예전에도 언뜻 들은 적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를 닮았다니 영광이다.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ㄴ동민: 정웅이가 주로 코 큰 사람을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예를 들어, 성룡 닮았다는 얘기는 초등학교 때부터 들었다.

 

   
 

밴드 후추스의 가장 큰 매력이 있다면.
ㄴ한나: 지인들이 공연을 보러 오면 다들 정웅이가 잘생기고 귀엽고 매력 있다고들 한다. 실제로 여성 관객 분들은 정웅이 때문에 많이 오시더라. 물론 저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웃음). 기회가 되면 정웅이 솔로 활동을 시켜볼까 한다.

ㄴ정웅: 제가 매력있다는 건 당연한 피드백이라고 생각한다(웃음). 그리고 네 명이 예전부터 친구 사이여서 풋풋하고 화목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ㄴ동민: 사실 무대 위에서 하는 건 연기고, 평소에 만날 때는 오글거려서 그렇게 못 한다.

ㄴ한나: 결과적으로 꾸며진 분위기 때문에 팬들이 좋아하시는 거 같다(웃음).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떤지.
ㄴ정웅: 지난 3월 발매된 '봄비'를 시작으로 한 달 반 간격으로 계속 싱글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다. 5월에는 아이들이 들어도 기분 좋게 춤출 수 있는 '모험을 가장한 데이트'라는 곡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5월 6일 복합문화공간 에무, 22일 제비다방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요즘 듣기 좋은 후추스 노래와 함께.
ㄴ동민: 공연마다 빠지지 않고 찾아와주시는 팬 분들께 항상 감사하다. 신곡을 만들면 발매하기 전에 공연으로 먼저 선보이는데, 좋은 피드백을 해주셔서 많은 힘이 되고 있다.

ㄴ정웅: 얼마 전 대만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대만은 매일 아침마다 비가 오더라. 그때 한국에도 비가 왔다던데, 그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봄비'라는 곡을 추천한다. 십센치의 '봄이 좋냐?'보다 봄에 잘 어울리는 곡이 아닌가 생각한다(웃음).

 

 

[글] 문화뉴스 김소이 기자 lemipasolla@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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