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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김효상 인터뷰] 이상범 연출, 변영후 연출을 만나다'옥인동 부국상사', 12일부터 16일까지·'놀이터', 19일부터 23일까지
정치극 페스티벌 권리장전 2018_분단국가의 마지막 공연인 '놀이터'의 변영후 연출(좌)과 '옥인동 부국상사'의 이상범 작가 겸 연출(우). ⓒ티위스 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3개월간 달려온 정치극 페스티벌 권리장전 2018_분단국가의 마지막을 장식할 두 연출을 만나봤다.

먼저 진행하게 될 공연은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만나게 될 이상범 연출의 ‘옥인동 부국상사’며, 그 다음 주인 19일부터 23일까지는 변영후 연출의 ‘놀이터’를 만날 수 있다. 이상범 연출은 원래 극작가로 활동하는데 이번작품도 직접 쓰고 연출까지 맡았다.

‘옥인동 부국상사’는 이상범 연출이 이끄는 프로젝트 선과 극단 99도가 합작해서 만드는 작품이다. ‘놀이터’를 준비하는 몽상공장은 사회적인 이슈를 많이 다루는 극단이며 작품을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게 하는 것을 고민하는 집단이다. 변영후 연출과 창작집단 몽상공장은 우리가 간과할 수 있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꾸준히 무대에 올리며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권리장전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두 연출가를 만나 이들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권리장전에 참가하게 된 동기는?

이상범 : 작년 권리장전에서 ‘소년소녀전투헌장’이라는 작품에 작가로 참여했는데 작가로서 관객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참여해 보고 싶었고 특히 이번 주제인 ‘분단국가’가 마음에 들었다.

'놀이터'의 변영후 연출. ⓒ티위스 컴퍼니 제공

변영후 : 몽상공장은 그동안 매년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을 만들어왔고 연극에 사회적인 이슈를 담는 노하우가 생겼다. 우리에겐 권리장전이라는 판이 벌어졌으니 더 좋은 기회이고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


Q. 그동안 권리장전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이상범 : 정치극 페스티벌이다보니 본래 연극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연극인들에게 판을 깔아주는 것은 좋은 일이고 게다가 서울문화재단의 지원까지 덧붙여졌으니 참 소중한 기회라 생각한다.

변영후 : 앞으로 또 어떤 주제를 다룰지 걱정도 되면서 궁금해진다.


Q. 정해진 주제를 가지고 작품을 제작하는 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상범 : 분단국가라는 주제가 마음에 들어서 참여했기 때문에 그것이 제약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변영후 : 나는 오히려 이렇게 틀이 짜여져 있는 페스티벌이 좋다.


Q. 분단국가라는 것에 대해 평소에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궁금하다.

옥인동 부국상사의 이상범 작가 겸 연출. ⓒ티위스 컴퍼니 제공

이상범 : 나의 부모님세대조차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다. 어느 날 술자리에서 ‘과연 통일이 되어야하는 가’라는 주제로 얘기를 나눴는데 내 스스로가 정확히 대답하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통일에 대한 문제를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 연습하면서 배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통일이라는 문제를 우리가 결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 다음세대에서 이 문제를 가지고 어떤 선택을 할 때 명확히 결정할 수 있는 토대는 만들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결론이 모아졌다.

변영후 : 내가 태어나면서 이미 분단이었고 반공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분단국가에 대해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요즘엔 배우들과 얘기를 나누며 종전이후에 분위기가 어떨지 상상해본다. 통일이라는 단어를 낭만적으로만 느끼지 말고 과연 경제, 문화적으로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Q. DMZ도 다녀오고 강연회도 있었는데 어땠는가?

이상범 : DMZ를 처음 가봤는데 굉장히 묘한 경험이었다. 우리나라 땅을 가는데 특별한 신청절차를 거치는 것도 그렇고 신분확인을 하는 것 건너편 북한 마을을 본 것도 그랬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북한사람을 직접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인터뷰서적이나 관련철학서적들, 영화들을 함께 보면서 배우들과 계속 토론을 하고 있다. 세미나처럼 돌아가면서 발제를 하기도 하고 다큐멘터리 영상자료를 보면서 극중 캐릭터를 생각해보기도 한다.

변영후 : 배우들과 많은 수다를 떤다. 우리작품에 여배우가 많이 나오는데 분단국가와 연결된 군대문화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래서 이런저런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며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Q. 준비하는 작품에 대해서 소개해 달라.

옥인동 부국상사 연습 사진. ⓒ티위스 컴퍼니 제공

이상범 : ‘옥인동 부국상사’라는 작품이다. 부국상사는 원래 대공분실인데 국가에서 이 위치를 숨기기 위해 일반회사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작품에서는 86,87년과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곳에 고문경찰로 부임한 어떤 사람이 능숙한 고문기술자가로 변해가는 모습을 그렸다. 예전에 고문기술자의 실제 인터뷰를 본적이 있는데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태도에 놀란 적이 있다.

주인공인 고문기술자에게 관객들이 연민을 느끼지 않게 만드는 것이 고민이다. 이 인물의 인간적인 모습이 관객들에게 공감된다면 주제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장치들을 제거하려고 한다. 연기적인 양식도 기존의 사실주의적인 연기보다는 딱딱하고 차갑게 양식적인 부분을 가져가려하고 있다.

'놀이터' 연습 사진. ⓒ티위스 컴퍼니 제공

변영후 : 제목은 ‘놀이터’다. 놀이터는 주로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노는 곳이지만 우리가 분단국가를 생각해보면 한반도가 마치 놀이터 같다. 그런데 사람들이 즐겁게 노는 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나 정치, 권력들이 노는 것 같았다. 실제 아이들이 땅따먹기하고 고무줄을 하는 유치한 이익경쟁의 모습이 마치 분단된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분단된 우리모습을 바탕으로 신체극, 코미디 등을 섞어서 보여주고자 하며 많은 부분들을 관객참여로 이끌어 갈 것이다. 우리가 분단에 대해 실제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 이전에 ‘우리가 분단에 관심이 있었나?’ 부터 질문을 던지고 싶다.


Q. 만들면서 특별히 고민하거나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게 있다면?

변영후 : 분단국가의 역사에 대해 모르면 다가올 미래에 대한 선택도 잘못될 수 있다. 우리도 여태까지 잘못된 정보로 갈등했던 것이 많았다. 이걸 같이 고민해 보자는 게 궁극적인 취지기 때문에 극중극의 형식으로 꾸밀 것이고 극의 후반에는 관객들의 선택을 확인할 수 있게 투표가 진행된다.

이상범 : 주인공인 고문경찰에게 관객들이 감정이입이 되지 않게 만들면서 극을 끌고 갈 수 있을지가 고민이어서 주변 분들에게 대본을 보여드리고 자문을 구하고 있다. 한나 아렌트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고 있는데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은 부역자들이 자기방어를 위해 이용해 먹기 좋은 문구였다.

옥인동 부국상사 연습 사진. ⓒ티위스 컴퍼니 제공

하지만 한나 아렌트도 악의 평범성을 인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결국 인간의 양심에 대해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 시대엔 그 부역자에게 당연한 선택이었는지 몰라도 지금 현재는 작품 안에서라도 그에게 벌을 내리고자 한다.

 
    김효상 | chajh@gom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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