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있는 감성돋는 정보’…어쩌면 그건 '가짜 배고픔'일지 모른다

[문화뉴스] 분명 적당한 양의 식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허기를 느낄 때가 있다. 입이 심심하다거나, 혹은 어떠한 음식이 생각나서 다른 것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만 무언가를 찾으며 이런 허기를 달래려고 한다.

하지만 정말 나의 몸이 그 음식을 원하는 걸까? 포만감을 느낄만치 점심을 먹고 난 뒤, 불과 삼사십 분 만에 배고픔을 느끼는 게 과연 정상적인 걸까? 어쩌면 우리가 그럴 때마다 뱃속에 무언가를 채워넣으려 하는 건, 몸이 아니라 '마음의 요구' 때문일 수 있다. 감정적 허기를 느낀다는 것이다.

감정적 허기를 배고픔으로 착각해 무언가를 먹고싶어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밥> 천양희

'가짜 배고픔' 때문에 과식을 하지 않는 방법들은 무엇이 있을까? [pixabay/cc0 creative commons]

과식, 지나친 포만감은 보통 불쾌감을 유발한다. 굶주렸다가 그 탄성으로 과식을 한 뒤에 '너무 배 부르다'며 불편함을 호소해본 경험이 있으실 터. 그런 경험들을 떠올려 보자. 과식의 끝이 얼마나 '기분나쁜' 느낌이었는지 새록새록 기억이 나실 거다. 

뿐만 아니라 과식은 여러분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비만은 물론이고 비만으로 인한 관절문제, 당뇨, 심지어 역류성식도염 등도 유발할 수 있다. 그저 한 순간 기분만 나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는 질병을 앓게 될 수도 있다는 말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런 허기를 달랠 수 있을까?

 
■ 감정적 허기임을 알아챈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느끼는 것이 '진짜 배고픔'이 아닌 '가짜 배고픔'일 뿐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아채야 한다는 점이다. 내 몸은 충분히 배가 부른데, 마음이 배고픈 상태라는 것을 직접 깨달아야 한다는 소리다. 

어떻게하면 이 공복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구분할 수 있을까? 자신이 이런 허기를 느낄 때마다의 상태를 기록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겠다. 이를테면 직장이나 가정에서 누군가에게 안 좋은 소릴 듣고, 잔소리를 들을 때. 그럴 때 마치 '배가 고픈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혹은 어떠한 일을 해야 되는데 기한이 다가올 때 조급함과 함께 허기를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이밖에도 위 천양희 시인의 시처럼, '외로울 때' 배가 고플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을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보면,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또는 어떤 감정을 느낄 때) 허기가 지는 것 처럼 착각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허기를 느낄 때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를 기록해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또, 허기는 우리의 생활 패턴으로 '습관화' 될 수 있음을 주목하자. 딱히 배가 고프지도 않지만 정해진 시간이 되면 뭔가를 먹는 행위(가령 금요일 늦은 밤마다 꼭 배달시키는 야식이라던가)는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필요 이상의 식사'를 우리의 생활 패턴으로 정착시킬 수도 있다. 이런 행동들로 인해 실제로 배가 고프지 않아도 허기가 진 것처럼 느끼게 된단 거다. 

이때 중요한 점은 여느 수기(手記)와 마찬가지로 적을 때 자신에게 최대한 솔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분이 어떤 감정을 느낄때 배가 고픈 것 같다고 착각하게 되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식사, 이른바 '쓸 데 없이 먹는 행위'를 줄여나가고 개선할 수 있다. 

■ 그렇다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뭘까?

이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 즉 이런 허기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보아야 한다. 음식으로 그런 마음을 달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쉬우니까. 대부분의 사람은 먹으면 행복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먹는 것일 수 있다. 심지어 먹을 걸 구하는 것도 정말 쉽지 않나! 슬리퍼만 신고 편의점엘 가거나 휴대폰으로 배달음식을 주문만 하면 끝이다.

허기를 느낄 때, 먹는 것 대신 다른 '쉬운' 무언가를 해보자.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이런 '가짜 허기'를 느낄 때 우리가 '먹는 것' 외에 다른 행동을 하는 것으로 그것을 달래볼 수 있다. 다만, 그 '다른 행위'는 그만큼 하기 쉬운 것이어야 한다. 누군가는 감정적으로 허기가 질 때마다 밖으로 나가서 걸을 수도 있고, 게임을 할 수도 있다. 혹은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을 검색해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이 '가짜 허기'가 가실 수도 있다. 강렬한 음악을 듣거나, 인터넷으로 재미있는 영상을 볼 수도 있겠다. 이런 식으로 내가 행동하기 쉬운 것들을 찾아서 해보는 것이다. 

물론 감정적 허기를 느낄 때마다 무언가 쉬운 행동을 하고, 그것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쉽진 않다. 다른 여느 것들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쉬울 리는 없다는 얘기다. 이 일 역시 마찬가지. 우리가 야식이나 간식을 먹어온 세월은 정말 길었다. 어릴 때에도 부모님께 혼나서 울고 나면, 부모님은 우리에게 맛있는 간식을 주시지 않았던가. 이후에도 우린 간식이나 야식을 챙겨먹으며, 감정적인 허기나 우울을 해소하는 방식을 음식 섭취로 습관화 시킨 거다.

이런 습관을 바꾸는 건 쉽지 않겠지만, 분명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우리를 조금 더 건강해지도록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불편을 겪는 것도 차츰 감정적 허기에 대응하는 방식이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첫 발을 떼는 것이 어려울 뿐, 조금씩 해나가다보면 어느새 익숙해질 것이다.

■ 감정적 허기를 달래는 방법들

'스트레스 안 받기', 어렵지만 시도는 해 보자.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우선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한다

감정적 허기, 가짜 배고픔을 해소하는 것보다 애초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물론 제일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 스트레스를 안받아야 한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일 때에, 충분히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회피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다 하고 나선,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하여 마음이 묶이지 않게 해야한다. 

-덜 먹기 연습

우리는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먹고 있다. 식탁 이외의 공간에서도 주섬주섬 무언가를 끊임없이 먹고 있는데, 어쩌면 기억해내지 못한다.

일단 식당에서 나오는 '1인분'의 양도 대부분 꽤 많은 편이다. 그렇게 두 끼 정도를 먹는다면, 정상 체중에 평균적인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일 경우에 금방 비만이 오기 쉽다. 

일반적인 '1인분'의 양도 은근히 많은 편이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음식물을 남기는 것은 환경 문제를 유발하는 등을 비롯해 여러 모로 좋지 않은 일이다. 음식을 시킬 때 미리 식당에 말하두는 것이 좋겠다. 밥이나 밑반찬을 조금만 달라던가, 혹은 양을 적게 달라고. 그걸 아까워하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그렇게 할 경우 딱 '우린 생각했던 것 만큼만' 먹을 수 있고, 그게 우리의 건강에도 훨씬 이롭다.

-꼭꼭 씹고, 수저를 올바르게 사용하기

어릴 때부터 꼭꼭 씹어 먹으라는 소릴 자주 들어왔는데, 꼭꼭 씹어 먹으면 내가 무얼 먹는지 더 잘 느낄 수 있다. 내가 지금 '섭취'를 하는 중이구나-를 내 온 몸이 알아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이 먹지 않게 된다. 

또, 수저를 올바르게 사용하면 허겁지겁 급하게 먹는 것을 예방할 수도 있다. 이밖에 별도의 그릇에 음식을 덜어먹는 것 역시 한 가지 쉬운 방법이다. 

혼자 밥을 먹으면 감정이나 상태에 따라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수도 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혼자 밥 먹지 않기

혼밥, 혼술족이 늘어간다. 하지만 혼자 밥을 먹는다는 건 감정적 허기를 느끼는 사람에게만큼은 그리 좋지 않은 행위이다. 그(혼자 밥을 먹는 이)는 먹으면서도 계속해서 감정적 허기를 느낄지 모른다. 그래서 먹으면서도 계속 배가 고프고, 먹고, 또 먹게 된다. 

혼자 식사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식당 주인 등과 대화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영화 '심야식당' 장면]

그러니 혼자 밥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단골 식당 주인과 친해지는 것이 낫다. 거기에서 밥을 먹는 거다. 

요즘은 바(bar) 형식의 식당도 늘고 있다. 주인과 대화하며 밥을 먹을 수도 있다. '1인 가구'가 많은 동네에 이런 식당들이 상당히 많다. 꼭 이런 식당이 아니더라도 밖으로 나가서, 인정 많은 어느 식당 주인분과 친해져서 대화를 나누면 좋다. 

물론 개인마다 성향의 차이는 존재하기 때문에, '혼자 식사하지 않기'를 쉽게 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적어도, '외로움' 때문에 감정적 허기를 느끼는 분이라면 혼자 식사할 일을 차츰 줄여나가보시는 게 어떨까 싶다.

■ 행복한 식사가 되기를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고 했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있고, 우리가 건강한 마음을 가지면 몸도 건강해질 수 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에 늘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의 배고픔은 어떤 성질인가? 내 입이 심심한 게 아니라 마음에 무언가 불편함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아마 후자일 확률이 클 수도 있겠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조금 더 귀를 기울여 보자. 

건강하고 행복한 식사를 하시길 바란다. [Photo by rawpixel.com on Unsplash]

식사는 참 멋진 행위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이러한 식사가, 허기를 달래기 위한 섭취 행위에 그치지 않으려면 우린 '잘' 먹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마음의 허기짐 없이, 행복한 식사를 하고 그것에 감사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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