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포노믹스, 한국에 태동하다

[문화뉴스 MHN 유채연 기자] 스페인의 대낮 시간은 높은 기온으로 인해 활동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햇빛이 뜨거운 1시나 2시부터 3시간 가량 '시에스타'라 불리는 낮잠 시간을 가지곤 한다. 스페인 사정을 잘 모르는 관광객들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 픽사베이

24시 오픈 문화가 만연한 우리나라에서 낮잠 시간은 생소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최근 직장 일대를 중심으로 이러한 낮잠 문화를 실행할 수 있는 장소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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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 CGV에서는 점심시간인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를 이용해 낮잠을 잘 수 있는 '시에스타(Siest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 시작해 잠시 서비스가 중단됐다가 고객들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인해 지난 2017년 3월부터 다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화 티켓 가격과 비슷한 1만 원으로 비행기의 비즈니스 좌석과 동일한 리클라이너 좌석이 비치된 프리미엄관에서 최대 90분동안 낮잠을 즐길 수 있다. 따뜻한 차와 음료, 담요와 슬리퍼를 통해 편안한 낮잠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최대한으로 조성했다. 

전국에 가맹점을 두고 있는 대표적인 낮잠 카페 '미스터 힐링'도 있다. 안마 의자에서 수면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은 1시간 기준으로 프리미엄 바디케어와 산소존, 음료를 1만 3천원에 제공한다. 

강남역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24시간 수면 카페 '꿀잠'도 있다. 인근 직장인들에게 매우 인기를 끌고 있는데, CGV와 같은 리클라이너 소파에서 편안하게 수면을 취할 수 있다. 1시간에 5천 5백원을 내면 개인 공간에 비치된 TV나 잡지, 만화책, 전신 안마 등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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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밥 대신 잠을 택하는 직장인이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신한트렌드 연구소가 지난 2017년 6월에 발표한 수면·힐링카페 분기별 카드 결제액은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13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근 한국에서 적은 수면시간으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려는 풍토가 만연해지면서 관련 업종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에서 'YOLO', '워라밸(Work Life Balance)'라는 키워드 등으로 불리며 최근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수면과 관련된 산업은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로 불리며 산업 규모를 불려가고 있다. 삶의 질과 수면이라는 키워드가 만나 또 어떤 시장을 개척할지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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