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평직원 출신 취임해 국제 분쟁 해결 등 세계 평화에 힘써

[문화뉴스] 아프리카 내전 종식 등의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코피 아난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향년 80세로 18일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18일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스위스에 본부를 둔 ‘코피 아난 재단’은 트위터를 통해 “가족과 재단은 매우 슬프게도 아난 전 총장이 짧은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알린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아난 전 총장이 스위스 베른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아난 전 총장의 소식이 전해지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의 별세 소식을 깊은 슬픔으로 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테흐스 총장은 “그는 (세상을) 선(善)으로 이끄는 힘이었고,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는 그를 좋은 친구이자 멘토라고 부르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애도했다.

아난 전 총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외교관'으로 불리는 만큼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아난 전 총장은 1998년 제4회 서울평화상을 받았으며, 2001년 유엔 총회의장 비서실장이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별세소식을 듣고 “나의 전임자인 아난 전 총장의 때 이른 죽음에 대해 그의 부인과 유족에게 전 세계인들과 모든 유엔 동료들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아난 전 총장은 1998년 제 4회 서울평화상을 받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반 전 총장은 “유엔의 원칙과 이상을 지키려고 했던 그의 비전과 용기는 늘 존경받고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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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 전 총장이 이끌던 ‘엘더스’는 지난 4월 청와대에 안부글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앞서 아난 전 총장은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 예산‧행정담당관으로 유엔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997년 아난 전 총장은 사상 첫 평직원 출신으로 제7대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했으며 국제 분쟁 해결과 유엔 개혁 등을 위해 힘썼다. 

이와 더불어 아난 전 총장은 아프리카 내전 종식,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200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아난 총장은 퇴임 직후에 세계 원로정치인 모임 ‘엘더스’(The Elders) 회원으로 활동했고, 2013년 이 단체의 회장을 맡기도 했다.  

아난 전 총장의 출신국인 가나에서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1주일간 전국에 조기를 게양할 예정이다.

아난 전 총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출신국인 가나의 나나 아쿠포 아도 대통령도 애도를 표했다.

아도 대통령은 “정부와 국민은 위대한 동포의 사망 소식에 슬퍼한다”며 오는 20일부터 1주일간 전국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또 그는 “유능한 국제 외교관으로 큰 존경을 받는 아난 전 총장은 유엔 총장 자리에 오른 첫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출신”이라며 “가나에 큰 명성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난 전 총장은 지난 2003년 인터뷰를 통해 “나는 근본적으로 아프리카인이라고 느끼며, 내 뿌리는 아프리카인”이라면서 “어릴 적의 가르침이 내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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