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깃허브' 인수, '구글맵'의 과금 선언으로 이용자들 불안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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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권불오년(權不五年)'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막강한 권력이라도 10년을 가지 못한다는 '권불십년(權不十年)'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임기인 5년으로 각색된 말이다.

하지만 IT 분야에서는 5년조차도 긴 세월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생각됐던 '코딩(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이제 '생활코딩'이라는 명목하에 연령·직종을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변화했다. 이런 환경은 '오픈 소스 API(프로그램을 대중들에게 공개)'의 등장과 함께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깃허브(github)'라는 오픈소스 플랫폼 회사를 인수한다"고 밝히며 '오픈 API'가 사라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생겼다.

'깃허브'는 기존 프로그램 개발환경의 패더라임을 재정의했다고 평가받는 회사이다. 저작권이라는 테두리 안에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술을 숨기기 바빴던 기존 대형 IT기업과 맞서 중·소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오픈 소스 API'를 공개하고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MS의 '깃허브' 인수로 '과거처럼 오픈소스를 사용할 수 없을 것' 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이번 인수는 대형 IT기업들이 얼마나 '오픈 소스 API'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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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구글은 물론이고 한국의 네이버·다음 등도 '오픈 소스 API'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수많은 웹사이트들에 있는 지도가 이런 '오픈 소스 API'의 한 예이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전주시 등에서도 '공공 API'라는 명목으로 간단한 인증만 거치면 정부가 제공하는 다양한 오픈 소스를 이용할 수 있다.

많은 사용자는 물론 다양한 제공 회사도 등장함에 따라 현재 IT업계의 시장점유 싸움이 한창이다.

글로벌 컴퓨터 전문업체 IBM은 지난 2015년 자체 개발한 API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며 이 싸움에 뛰어들었다. 또 같은 해 'IBM API 커넥트'를 시장에 내놓으며 현재 미국 '시티은행' 등이 IBM의 API관리 솔루션을 받고 있다.

운영체제 프로그램 '리눅스'로 유명한 '레드햇' 역시 오는 9월 API관리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도 미국의 'CA테크놀로지스'에게 '생체 인증 솔루션'등의 핵심기술을 API 형식으로 관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 기업들이 '오픈 소스 API'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자사의 새로운 프로젝트와 결합하기 쉽고 사용자들이 만든 이차 저작물에서 부가적인 수입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성장세 또한 놀랍다. 지난 2010년 1500개에 불가하던 '글로벌 오픈 API 산업체'는 지난 2013년 1만개를 돌파한 데 이어 2022년까지 34억 3천 616만 달러(약 3조 9천 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시장조사 업체 '지온 마켓 리서치'의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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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턱대고 '오픈 API'에 의존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동안 무료로 제공하던 '구글맵'이 지난 6월 11일 과금 적용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구글맵을 이용하던 많은 사용들은 발빠르게 '다음맵', '네이버 지도' 등으로 전환했지만 구글의 ‘과금’ 결정을 인지조차 못한 기업들도 많다.

뿐만 아니라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이 오픈 API 서비스의 전면 유로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계좌정보나 거래내역 등을 무료로 제공받던 회사들은 비상에 걸렸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된 API'는 2010년대 중반 이후 '혁신'을 일으키며 수많은 어플, 프로그램의 기반이 됐다. 그러나 대형기업들의 시장 진출과 맞물려 구글 등의 유료화가 진행 중이다. '오픈 API'가 시대를 바꾼 패러다임으로 지속될 것인지, 기업들의 돈벌이 수단이 될 것인지의 문제가 올해 시장의 동향에 집중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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