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좋은 황의조의 발 끝을 기대해보자

ⓒ 대한축구협회

[문화뉴스] 제 발로 '인맥 축구' 논란을 잠재웠다. '미운 의조’로 불린 황의조(감바오사카)의 이야기다. 

황의조는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과 15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잘락하루팟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해트트릭 활약을 펼치며 6-0 대승을 이끌었다. 

모든 골이 순도가 높았다. 전반 최전방에 나선 황의조는 가장 중요한 선제골과 쐐기를 밖은 3번째, 5번째 골을 넣었다. 특히 첫 골은 문전에서 수비가 두터운 상황에서 성공시켜 그가 최근에 폼이 올라왔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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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본 분들이라면 유튜브에서 한국 바레인전 하이라이트를 검색하면 외국방송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가 재미있는 건 해당 영상과 관련된 영상을 바로 보여준다는 것인데, 본 김에 '황의조 골’이나 '황의조 J리그'를 한 번더 검색해보는 걸 추천한다. 

사실 황의조는 그간 충분히 우리에게 보여줬었다. K리그에서도 활약상이 좋았을 때의 골 결정력만큼은 정말 탁월했었고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원더골'도 제법 넣었다. 일본 진출 직전에 약간의 부진이 있었으나 이내 극복한 모습이다. 올 시즌 황의조는 J리그에서 7골을 기록하며 득점 공동 3위에 올라있다. YMC 르방컵(J리그컵)까지 확장하면 12골이다. 리그컵에서는 선발 직전에 해트트릭까지 넣었던 상황. 

세계적인 강호를 상대하는 월드컵과 달리, 우리가 강호가 돼 약팀을 상대하는 아시안게임에서는 다득점을 할 수 있는 골게터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김학범 감독도 "유럽에서 뛰는 공격수들의 합류 시기가 불투명해 조별리그를 책임질 공격자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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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론은 금메달을 따서 손흥민의 군대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면서도, 92년생 동갑내기인 황의조에게 만큼은 잔혹했었다. 스페인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과 프랑스에서 뛰는 석현준을 제친 황의조의 발탁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표했다. 

물론 황의조 본인도 지난 러시아 월드컵 직전까지는 성인대표팀 레벨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도리어 성남FC 시절 김학범 감독과의 사제 인연으로 '인맥축구'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밖에 없었다.  오죽했으면 한준희 KBS 해설위원도 “인맥축구의 불신들을 굳이 재점화 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을 정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황의조 본인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던 경기였다. 

그도 본인을 향한 분위기를 잘 알았다. 황의조는 지난 6일 선수단에 합류하면서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내가 더 잘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세간의 평가를 뒤집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행히 세간의 평가는 첫 경기 '해트트릭' 활약상으로 호의적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도리어 이럴 땐 참 여론이 끓는 물과 같다고 생각이 들지만, 황의조 본인도 이 상황을 놓치지 않고 연이어 활약상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그를 향했던 불편한 시선이 따뜻한 환호로 끝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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