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우리] 터키 버버리 직구에 들뜬 우리, 조금은 부끄러울 필요가 있다
[오늘우리] 터키 버버리 직구에 들뜬 우리, 조금은 부끄러울 필요가 있다
  • 임우진 기자
  • 승인 2018.08.13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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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를 겪은 우리,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을 생각하자
ⓒ 버버리홈페이지

[문화뉴스] 미국발 재재로 터키 리라화 폭락으로 환율이 상승하면서 온라인 쇼핑 커뮤니티가 크게 들썩였다. 

유명 명품 브랜드인 버버리가 그 주인공. 국내 세일이 약 2달 전에 끝난 가운데, 국내 해외 구매 쪽으로 알아보던 관심이 터키로 쏠리게 되었다. 

한 직구 커뮤니티에서는 13일 "지금 터키 환율 폭락이다. 터키 버버리 세일 중이다. 거의 반의 반 가격에 구입도 가능하다"라고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버버리 트렌치코트가 200만 원대에 팔리고 있는데, 터키 버버리 홈페이지에서는 세일과 함께 환율폭락으로 1/3에 가까운 금액에 살 수 있다.

명품 버버리를 어지간한 중저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다. 

터키 현지에서 직접 배송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이 좋은 기회를 살릴 수 있다. ▲신뢰할 수 있는 배송대행지를 구하거나 ▲근래 터키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구매한 물건을 숙소로 보내면 받을 수 있다. ▲또 현지에서 거주하는 지인 네트워크를 살펴보는 것도 좋다. 

그렇게 고생 끝에 명품 버버리를 손에 쥐었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터키버버리 #터키환율폭락 #트럼프고마워 (?)와 같은 해쉬태그를 남기며 자랑할 수도 있겠다. 

ⓒ 터키한인회 홈페이지

여기서 잠깐만, 너무 기뻐하지만 말고 잠시만 역지사지로 생각해보자. 

우리는 외환위기를 겪어봤던 국가다. 그래서 그 상황 속에서 국민들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낼지 잘 안다. 우리나라도 과거 IMF 외환위기가 왔을 때 환율이 2배 이상 뛰었고, 그 당시의 모습은 지금의 터키의 모습과 흡사하다. 

그런데 지금 다른 나라가 이렇게 됐다고 해서 대놓고 "여행가자", "버버리 구매하자"고 떠들기엔 예의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요즘은 SNS 공간으로 서로의 여론이 금세 확인이 가능한 시대가 아닌가. 

터키 사람들은 우리의 이런 태도를 봤을 때 어떤 생각을 할까. 

터키는 지난 6.25 한국전쟁때 4번째나 많은 병력인 2만 1200여명을 파병해 우리를 도와준 국가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와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아일라(AYLA)'라는 영화까지 만들어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이는 터키 영화계 역대 6위에 오른 기록으로 한국 전쟁에 대한 숙연함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그 영화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터키를 바라보며 그저 '버버리 직구'를 생각한다.  

ⓒ 앙카라고아원

오늘날 우리가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선진국이 된 것은 참전국가의 고귀한 희생이 있어서다. 설령 직구 대열에 통참하더라도 그래도 한 번쯤은 생각해보자. 고마운 터키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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