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의 말 한마디는 방송에서도 사려 깊게 오가야

ⓒ JTBC 방송화면

[문화뉴스] 우리나라에는 예전부터 전해오는 속담 중에서 유독 '말'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말로 온 공을 갚는다'…등. 말이 가지고 있는 힘이 얼마나 큰지 우린 어릴 적부터 배웠고 그 교훈을 새겨 살아가고 있다.

JTBC 히든싱어 제작진과 조수애 아나운서는 정말 이번 논란을 예상치 못했을까.

12일 방송된  '히든싱어5 바다 편'은 SES에서 솔로 가수로, 뮤지컬 아티스트로 크기 위해 겪었던 바다의 성장사와 역대급 실력파 모창가수들의 활약상이 잘 녹아들면서 정말 재미난 방송이 됐다.

이번 바다 편에서 염려되는 점이 있었다면 방송 직전에 바다와 함께 SES 멤버였던 슈가 도박논란을 일으켰다는 정도였는데, 이 또한 편집을 통해 자연스레 해결됐다.

1800:1 경쟁률을 뚫고 JTBC에 입사한 조수애 아나운서는 수려한 외모로 HOT의 이재원, DJ DOC 정재용, 세븐틴 등과 함께 이날 히든싱어 연예인 판정단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 JTBC 방송화면

그러나, 

"노래를 못 한다."

조수애 아나운서가 무심코 이야기한 말 한마디로 이번 바다 편은 한동안은 그의 막말논란으로 기억에 남게 돼 안타깝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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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문제가 된 해당 발언은 사실 예능적 상황으로 보는 것이 맞다.

김희정 담당PD 역시 해당 논란에 대해 해명 인터뷰를 통해 “바다 씨를 비롯한 모든 출연진이 전혀 기분을 상해하지도 않았다. 모두 즐겁게 촬영했다. 조수애 아나운서의 말에 이어 바다 씨가 언급했던 말도 기분이 나빠 발끈한 것이 아니라 예능적 상황을 재미있게 만들려고 했던 것"이라고 증언(?)까지 하게 됐다.

그런데도 이번 일은 왜 '논란'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히든싱어는 치열한 경연의 성격을 띠고 있으나 DL 프로그램의 본질은 가수와 모창 가수가 빚어내는 '감동'이다. 많은 사람이 치열한 일상인 월요일로 돌아가기 전에 이 프로그램이 전해주는 감동에 얼굴을 붉히며 각자를 돌아보고, 주말의 끝을 기분 좋게 마무리 짓고 있다.

그런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 스타일링의 특성상 도도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조수애 아나운서가 "노래를 못 한다"고 꼬집었으니 시청자들은 이를 의견보다는 '지적질'에 가까운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작은 갑질'에 대해서도 극도로 예민하고 거부감이 상당하다. 뭐 하나 꼬투리가 하나 잡히면 그 사람이 누군들 따지는 휘발성이 정말 크다. 조수애 아나운서가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못 오르는 게 도리어 이상한 상황이다.

ⓒ JTBC 방송화면

설령 이번 상황이 조수애 아나운서에게 블랙마케팅이 되었다고 한들, 특정 매체들의 제목처럼 '막말논란'. '노필터'와 같은 꼬리표가 한동안 그를 따라다닐 것이다. 아나운서는 대중과 늘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JTBC 차세대 아나운서에게 이번 일은 단순한 해프닝 그 이상으로 기억남을 일이 됐다. 

아무리 안방에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예능이라고 한들, 히든싱어 바다편이 준 교훈에 대해서는 곱씹어 볼 일이다. 말 한마디는 우리 일상에서뿐만 아니라 방송에서도 사려 깊게 오가는 것이 좋다. 특히 뉴스를 오래 진행하고 싶은 아나운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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