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과소비국’ 지적도…산업용 전력소비 증가 뚜렷

우리나라 전기사용량이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뉴스] 한국의 전기사용량이 전 세계에서 7번째로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제규모(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2위)와 인구(27위)와 비교하면 전기사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셈이다. 

최근 7년간 증가율은 선진국 가운데 2번째로 높은 수준이어서 전기 과소비국의 오명을 쓰고 있다. 

7일 유럽계 에너지 분야 전문 컨설팅업체 에너데이터(Enerdata)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력소비량은 총 534TWh(테라와트시) 수준이었다. 이는 2016년의 522TWh에 비해 2.3%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전 세계 전력소비량 1위는 중국이었다. 중국의 전력소비량은 5683TWh로 우리나라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이어 미국(3808TWh), 인도(1156TWh), 일본(1019TWh), 러시아(889TWh), 캐나다(572TWh) 등의 순으로 우리나라보다 전력소비량이 많았다.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노원구 하계동 장미아파트에 전력 사용 증가에 따른 변압기 과부하 탓으로 전기공급이 끊겨 경비원들이 각 가정에 전달할 아이스박스를 나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소비량 순위는 2015년 9위, 2016년 8위에 이어 지난해(7위)까지 매년 한 단계씩 오르고 있다. 현재 6위인 캐나다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올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한국의 전력 소비량 증가세는 전 세계 주요 국가들 중 가장 빠른 편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17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전력소비량 증가율은 4.3% 수준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터키(5.5%)에 이어 2위에, 전 세계에서는 15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기간 중국이 연평균 9.9%로 증가하면서 1위에 올랐고, 아랍에미리트(UAE)(7.0%)와 인도(6.8%)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들은 대부분 경제성장 속도가 빠른 아랍권이나 개발도상국에 속한다. 

반면 미국(0.3%)과 일본·독일(각 0.3%), 영국(-0.6%) 등의 주요 선진국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증가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국내 전기 소비는 주택·일반용보다 산업용에서 크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기사용량의 증가율이 유독 높게 나타나는 것은 철강과 석유화학, 반도체 등 전기를 많이 쓰는 산업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주택용과 일반용(상업용) 전기 소비는 완만한 증가곡선을 그린 데 비해, 산업용의 증가율은 가파르게 치솟았다”며 “이에 따라 전체 전력소비량에서 산업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절반 이상인 56%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폭염으로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폐지해야 된다고 말들이 많은데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산업체를 대상으로 수요관리(DR)를 더 효율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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