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치믈리에 자격시험' 난입의 전말

[문화뉴스] 지난달 22일 '배달의 민족'이 마케팅 행사의 일환으로 주최한 '치믈리에 자격시험'에 동물권 운동가들이 '난입'했다. 

ⓒ 픽사베이

이 행사는 국민 야식 메뉴로 떠오른 치킨에 대한 관심과 이와 연계한 배달의 민족에 대한 홍보를 목적으로 진행됐다. 와인을 감별하는 '소믈리에'를 패러디해 맛만 보고도 어떤 브랜드의 어떤 메뉴인지를 곧바로 아는 사람, '치믈리에'를 추려내기 위한 자격시험장을 마련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행사 참여를 위해 대기하던 중, 롯데호텔 행사장 앞으로 동물권 운동가 10명이 들어왔다. 이들은 동물권과 치킨, 행사와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피켓을 들어 몇 분간 행사를 중지시켰다. 배달의 민족은 이후 입장문을 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시위를 벌인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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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치킨'과 '동물권', '채식주의' 등이 관련한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동물권과 채식의 관계는 무엇일까. 

먼저 동물권 운동가들은 동물권과 채식의 유의미한 관계를 '종차별주의'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비인간 동물에게 가해지는 종(種)에 의한 차별을 종식시켜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는 비단 구운 고기 메뉴가 아니더라도 찌개 등의 거의 모든 음식에 고기가 사용되기 때문에 '채식'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외국의 그것에 비해 매우 약한 편이다.

비건 푸드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음식점도 매우 드물고, 채식주의자라고 하면 어딘지 모르게 '까다롭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오늘 식탁에 오를 삼겹살이 되기 위해 돼지는 생후 3일 내에 송곳니를 뽑는다. 좁은 우리에 갇혀 있으면 다른 돼지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컷 돼지의 경우 노린내를 없애기 위해 생후 1개월 내에 마취 없이 거세당한다. 암컷 돼지는 고기 생산을 위해 겨우 앉을 수 있는 공간에서 강제 임신과 출산을 강요당하기도 한다. 

동물들의 환경이 이토록 비참하니 당장 고기를 끊으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의 식탁에 오르기 위해 동물들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알고, 최소한 윤리적인 방법으로 사육·도축되는 식품을 소비하는 것이 장래에 초래할 영향을 조금이나마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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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슈를 둘러싼 유명인들의 소신있는 지지나 발언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2017년 영화 '옥자'를 제작하면서 공장식 축산업에 대한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연예인 이효리 또한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에서 유기동물 보호 봉사활동을 하며 육식을 멀리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채식주의를 시작할 때는 다양한 동기가 있을 수 있지만, 동물권을 이유로 이것을 시작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위와 같다. 배달의 민족 치믈리에 시험에 난입한 이들의 목소리가 방법론적인 차원에서 비난받을 수는 있지만, 그 원천에 있는 메시지를 치킨에 가려 마냥 무시하는 것은 지천에 널린 닭들에게, 또 종내는 우리에게 너무도 잔인한 일이 될 수 있음을 한 번쯤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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