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위해 유럽 시장 문 열어, 전례 없는 합의” 자화자찬…11월 중간선거 지지 당부
[문화뉴스] 무역갈등을 이어오던 미국와 유럽연합(EU)이 분쟁 해결을 위한 양자회담을 통해 무역장벽 완화에 합의했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시간 가까이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을 통해 EU는 미국산 콩(대두)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고 관세 인하에 노력하기로 했으며,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려던 조치를 유예했다.
회담이 끝난 다음 날인 2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타격을 받고 있는 농민과 철강 노동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투어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콘 벨트(옥수수지대) 아이오와 주 소도시 피오스타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 일리노이의 철강 도시 그래닛시티를 돌며 11월 중간선거 지지를 당부했다.
아이오와 주 소도시 피오스타의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대미 무역장벽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융커 위원장과의 합의를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여러분 농민들을 위해 막 유럽 (시장)의 문을 열었다. 이러한 합의는 전례 없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래닛시티의 철강 노동자들에게 “미국은 절대 항복하지 않는다. 우리는 백기를 흔들지 않는다”라고 연설했다.
그는 “우리 철강 도시들이 유령도시들이 됐다. 역대 행정부가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을 맺었지만 나는 더 좋은 조건으로 협상해왔다”라고 자화자찬했다.
러스크벨트의 노동자들은 EU와 미국의 무역분쟁으로 인한 타격으로 민심이 흉흉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선거 경합주로 꼽히는 아이오와 주의 콩 생산 농가들 역시 이미 중국과의 보복관세 무역전쟁 탓에 타격을 받은 계층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EU와의 합의를 거론하며 중간선거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이런 합의가 ‘조건부 휴전’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융커 위원장의 합의에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았기 때문.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라는 분석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WP는 “융커 위원장이 EU가 더 많은 미국산 콩과 LNG를 구매하겠다고 말했지만,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처럼 그에게는 민간기업에 이를 강제할 힘이 없다. 추가 구매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미국이 EU와 무역에서 기록한 101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