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 혁신하고 경쟁할 기회 박탈해”… 구글CEO “과징금, 안드로이드 생태계 파괴할 것”

유럽연합이 구글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PxHere/Creative Commons CC0]

[문화뉴스] 1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미국 거대 IT 기업 구글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과징금은 지난해 6월 구글이 사용자가 온라인 검색을 할 때 자사 사이트가 우선 검색되도록 했다면서 부과한 24억 유로(한화 약 3조원)를 넘는 43억4000만 유로(약 5조7000억원)다.

구글이 이러한 과징금을 받은 이유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계(OS)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크롬‧맵 등 구글 앱을 깔도록 소비자 선택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EU는 “구글의 행위는 경쟁업체들이 혁신하고 경쟁할 기회를 박탈한 것으로, 구글은 유럽 소비자들이 모바일 영역에서 효과적인 경쟁을 통한 혜택을 누리는 것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의 과징금 부과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EU의 과징금 부과 결정이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가중시키는 행위이며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무너지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그는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50개의 앱을 스스로 깔아야 할 것이며, 미리 설치된 앱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EU의 결정에 반박했다.

피차이는 그동안 기본 앱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번성한 안드로이드 비즈니스 모델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폰 제조사나 통신사가 우리 앱을 포함하지 않으면,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구글은 기본 앱을 제공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에 어떠한 비용도 물리지 않았다. 하지만 EU의 이번 결정으로 전매상품만 팔도록 강제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거라는 말이다.

IT매체 더 버지는 “피차이의 주장대로라면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나 통신사가 추가로 물어야 할 비용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 EU의 과징금 부과 결정으로 미국과 EU 간 무역분쟁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과 EU가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 측은 EU가 ‘공정 경쟁’을 내세워 거대 기업을 ‘사냥’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과징금 조치를 총괄한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의 ‘보스’인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에게 “당신의 ‘텍스 레이디(Tax Lady)’는 미국을 미워한다”고 말했다.

‘택스 레이디’는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이 지난 2016년 8월 아일랜드 정부가 미국 애플에 과도한 세금 혜택을 부여했다며 미납된 세금 130억 유로를 환수하라고 결정한 것에 대한 별명이다.

이날 과징금 부과 사실을 발표하면서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텍스 레이디’라는 별명을 붙인 것에 대해 “나는 미국을 매우 많이 좋아한다”면서 이번 조치가 정치적 맥락과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경쟁법을 단속하는 것처럼 나는 그것을 하는 것이지, 우리는 정치적 맥락에서 이를 하지는 않는다. 정치적 맥락이 어찌 됐든 나는 계속해서 경쟁법을 단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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