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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문화공감] ‘두뇌 풀가동’이 불가피한 추리소설들열대야를 물리쳐줄 쫄깃한 추리소설 추천
  • 전다운 기자
  • 승인 2018.07.18 19:03
  • 댓글 0

[문화뉴스 문화공감] 둘 이상이 모였을 땐 늘 의문의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그 사건은 잔인하다. 누군가 사라지기도, 또는 죽기도 한다.

잔인한 범죄로 극한의 공포에 치달은 사람들은 이상행동을 보인다. 흐트러짐 없던 사람이 갑자기 총을 겨누기도, 강인해 보였던 이가 두려움에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사건이 미궁에 빠질수록 사람들은 더 초조해지며, 더욱 악해진다.

사유, 증거, 범인. 어느 것 하나 알려진 게 없는 이 사건들은 이야기가 마무리될 무렵 그 정체를 드러낸다. 가끔은 마지막 순간에 하나의 실마리만 제시한 채 끝나버릴 때도 있다.

섬뜩하고 빠릿빠릿한 전개로 무더운 여름을 싹- 잊게 해주는 추리 소설들. [Created by Freepik]

현실과 거리가 멀지만 있을 법한 이야기. 그리고 뛰어난 흡인력을 자랑하는 추리소설은 꽤나 긴 여운을 준다.

절대선(絕對善)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캐릭터가 잔인한 범행을 저지르기도, 해결됐다고 안심했을 때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이야기의 전개가 뒤통수를 세게 친달까. 뭐 뒤통수가 얼얼하면 할수록 여운이 더 진하게 남는다.

추리소설은 다른 장르의 책보다 전개가 빠르고, ‘한 문장’이라도 놓치게 되면 다시 저- 앞 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특징을 지녔다. 그래서 어쩌면 독자들은 소설 속 등장인물보다 더 많이 두뇌를 ‘풀가동’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오늘 문화공감 포스트에서는 여러분의 탐정 DNA를 일깨워 줄 추리소설을 소개하겠다.

■ 마지막 장을 절대 먼저 펼치지 말 것! ‘비하인드 도어’

'비하인드 도어'는 책 제목처럼 닫힌 문 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Created by Freepik]

그레이스는 꿈에 그리던 이상형을 만났다. 스쳐 지나가도 다시 돌아볼 법한 잘생긴 외모를 가진 잭은 가정 폭력 전문 변호사이자, 그레이스의 가족에게도 자상한 아주 완벽한 사람이다.

잭은 섬세하고 스윗하다. 그레이스의 동생 밀리는 다운증후군을 가졌는데, 잭은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사랑으로 밀리를 대해준다. 심지어 밀리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자는 프러포즈를 했다. 정말로 완벽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둘은 결혼식 후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호텔에 도착한 잭은 그레이스에게 섬뜩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결혼식 당일부터 삐걱거리던 결혼생활, 신혼여행에서 그 정점을 찍는다. [PxHere/Creative Commons CC0]

“원할 때마다 얼마든지 공포를 주입할 수 있는 사람, 계속 숨겨둘 수 있는 사람,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사람. 그런 사람을 찾아보는 한편으로 자신의 갈망을 충족시킬 방법도 마련했어. 뭔지 알겠어?”

나는 멍하니 고개를 저었다. “변호사가 되었어. 가정 폭력을 전문으로 하는. 그러고 나서 뭘 했는지 알아?” 잭은 몸을 기울여 내 귓가에 입을 가져왔다. “너랑 결혼했어, 그레이스.”

완벽해 보였던 잭은 사람에게 공포를 주는 걸 즐기는 유형의 사이코패스였던 것. 잭에게 밀리는 그레이스를 붙잡아둘 수 있는 미끼였을 뿐이었다.

감금된 채 살아가는 그레이스는 잭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소설을 선택하셨다면 맨 뒷장을 먼저 펼치지 마시길. 추리소설은 모두가 그렇다지만 이 소설의 마지막 장은 봤을 때 그 희열감은 정말 최고다.


■ 사라지는 인형과 사람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PEXELS/CC0 License]

여러분에게 초대장이 날아왔다. 꽤 오랜 시간 연락은 주고받지 못했지만 절친했던 누군가에게서 온 초대장. 어느 섬에서 저녁을 대접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여러분은 그 초대에 응하겠는가?

섬의 저택에 초청된 이들은 총 10명. 다양한 직업과 성격을 가진 이들은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저택에 모이게 된 이들. 하지만 초청한 이는 없었고 초청자도 제각각 달랐다. 그리고 ‘목소리’가 저택 안에 울려 퍼진다.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죄목으로 초청된 죄인들입니다’

구식 축음기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10명의 이름을 호명하며 각각 ‘누군가’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법정에 선 피고 여러분, 당신들은 자신들을 변호하기 위해 할 말이 있습니까?’

섬에 고립된 사람들은 잔인하게 죽어가고, 이들을 도와주는 이는 하나도 없다. [Created by Kjpargeter - Freepik]

초청된 10명의 사람은 하나둘씩 죽어간다. 그리고 식탁 위에 놓여있던 10개의 인형 역시 죽음과 함께 하나씩 사라진다.

이들은 섬을 빠져나가려고 노력하지만 섬엔 배 한 척 없고, 구조 신호를 보내도 응답하는 이 하나 없다. 혹여 범인이 숨어있을까 곳곳을 살피지만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범인은 초청자 중 하나라는 것!

소설 속 범인은 잔인하다. 초청된 이들에게 좋은 잠자리, 그리고 음식을 제공해주고는 무시무시한 공포감을 주입시킨다. 주변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죽어가는 걸 보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괴감. 또 다음 차례가 자신일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헛다리가 특기인 에디터는 끝까지 범인에 대해 몰랐지만(알고 나서 세상 깜짝 놀랐다), 추리소설의 마니아라면 범인을 유추하실 수 있을 거다. 처음부터 끝까지! 절대 아무것도 놓치기 마시길.

■ 누명을 벗기 위한 진범 찾기 ‘다빈치 코드’
프랑스 파리에서 기호학 강연을 하게 된 랭던은, 강연이 끝난 뒤 파리 경찰의 호출을 받게 된다. 자신과 만나기로 했던 루브르 박물관장 ‘자크 소니에르’가 살해당했는데, 현장에서 랭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

희생자가 쓴 다잉메시지 때문에 주인공은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Created by Jannoon028 - Freepik]

사건 현장에 도착한 랭던은 기묘한 자세로 죽어있는 자크 소니에르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 노인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인체비례도’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그 주변은 희생자가 아마 피로 썼을 법한 암호(다잉메시지)들이 적혀있었다. 헌데, 현장의 브쥐 파슈 국장은 어째 랭던을 의심하는 듯 하다.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미모의 암호해독가 소피 느뵈가 현장에 도착하고, 그녀는 랭던에게 ‘조용히 날 따라오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건넨다.

랭던과 둘만 있게 되자 소피는 충격적인 진실을 터뜨려놓는다. 사실 파슈 국장은 랭던을 유력 용의자로 점찍어두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가 랭던을 떠보기 위해 ‘P.S. 로버트 랭던을 찾아라!’라는 다잉메시지를 감춰버렸다는 것을 말이다. 일면식도 없는 소니에르 관장 살해 사건의 한복판에 휘말리게 된 랭던과 소피는 함께 경찰의 추적을 피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게 된다.

책과 마찬가지로 영화도 큰 흥행을 했다. 랭던 역할은 톰 행크스가 맡았다. [영화 다빈치코드 스틸컷]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과 종교의 뒷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의 전개는 급박하다시피 빠르다. 댄 브라운 소설의 특징은 ‘친절하고 상세한 묘사’다. 그 덕분에 소설이 지겹다고 느껴지지 않고 실제로 현장에 있는 듯 깊게 몰입하게 한다.

어렵게 받아들일 수 있는 소재를 ‘전부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그럼에도 책장이 술술 넘어가니 말이다. 책에 푹 빠진 뒤에는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허구인지 알아채지 못할 거다.

■ 이상이 세상에 던진 메시지 ‘건축무한육면각체’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상’은 어떤 사람인지. 우리 모두 그를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천재 시인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을 테다. 하지만 소설 속의 은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상의 시가 ‘세상에 뭔가를 알리려는 메시지’라는 거다.

은표는 이상의 시가 일종의 '경고'라고 생각하는 인물로, 지우와 함께 왜곡된 소설을 써내려 간다. [Created by Jcomp - Freepik]

은표는 인터넷이라는 익명의 공간을 통해 수천 명의 역사가들이 지난 몇십년간 만들어놓은 역사를 몽땅 뒤바꿔놓으려는 계획을 세운다. 1931년과 1933년 사이 이상이 사라진 시간에 기막힌 거짓말들을 보태 ‘거짓으로 가득 찬 세상’에 제대로 된 사기를 치는 것이다.

지루하고 따분한 일상을 보내던 지우는 이런 은표의 계획에 가담한다. 인터넷에 올린 두 사람의 소설은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은표와 지우는 수많은 일제 강점기의 야사들을 긁어모아 소설을 더욱 과장하며 왜곡해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의 작업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당신들 실수한 거야. 당신들 엄청난 일을 저질렀어. 당신들이 세상에 퍼뜨린 비밀. 사람들이 죽기 시작할 거야. 많은 사람들이 죽을 거고 당신들도 머지않아 죽게 될 거야”

'건축무한육면각체'는 이상과 구인회의 문학 작품을 단서로 베일에 쌓인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소설이다. [Pixnio/public domain (CC0)]

경고의 메시지를 받은 이후, 지우와 은표가 언급한 소설 속 실제 인물들이 하나 둘씩 죽게 된다. 그리고 은표 역시 살해 위협을 받게 된다.

오늘 추천한 추리소설 중 유일한 우리나라 작품인 ‘건축무한육면각체’는 에디터가 숨도 못 쉬고 읽은 책 중 하나다. 촘촘한 전개와 이상의 작품이 잘 어우러진 덕에 소설에 등장하는 ‘보물’에 대한 생각에 밤잠을 설치실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런 작품을 우리나라 작가가 쓴 덕에 앞서 소개한 다빈치코드보다 더 쉽게 읽을 수 있을 테다. 실제로 책의 개정판이 나오기 전에는 “‘다빈치 코드’를 능가하는 한국형 역사 미스터리!”라는 광고 문구가 붙어 나오기도 했다.

■ 범인은 이 안에 있어!

피곤하고 지치는 하루의 연속이라지만 가끔은 쫄깃한 추리소설도 괜찮지 않을까? [Created by Freepik]

덥고 지친 일과를 마친 여러분, 아마도 에디터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으실 터다. 아무것도 있지 않지만 더 더 격렬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그 기분. 아주 잘 안다.

그렇지만 가끔은 잠도 오지 않고 배도 안 고프고 심심하다 싶을 때가 있지 않으신가. 이럴 때 괜스레 스마트폰을 뒤적이지 말고, 의미 없이 TV만 틀어놓지 마시고, 추리소설을 한 번 보는 건 어떻겠나.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내가 편한 자세를 취한 다음, 나름 진지하게 하는 탐정 놀이는 엄청! 재밌다.

"모든 것은 증거다!"라며 나대다가 매번 헛다리 짚기 일쑤지만, 재밌다구요! Created by Photoroyalty - Freepik]

실제 사건도 아닌데, 유추한 범인이 아니면 뭐 어떤가. 추리소설을 즐겨보는 에디터 역시 모든 등장인물은 물론 지나가는 댕댕이도 의심하게 되더라. 그런 헛다리를 짚는 것 역시 추리소설의 재미 중 하나다.

첫 장을 펼친다면 끝을 봐야지만 잠들 수 있을 테다. 아니면 궁금함에 잠을 설칠 것이 분명하다. 그럼 오늘 저녁엔 추리소설 속으로 빠져보는 건 어떨까?

 
    전다운 기자 | jdw@gom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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