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유출, 전국 각지서 발생…대부분 학생들의 문제제기로 적발 어려워

[문화뉴스] 최근 중고교에서 내신 시험 문제가 유출되는 일들이 연달아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와 공립중학교에 이어 광주의 사립고, 부산의 특수목적 고등학교(특목고), 전북 고교 등에서도 내신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밝혀졌다.

최근 중고교에서 내신 시험 문제가 유출되는 일들이 연달아 나타나고 있다.

시험 문제는 학생이 교무실‧연구실에서 문제를 빼내는가 하면 교사‧교직원이 학부모나 학원 강사와 짜고 문제를 빼돌리기도 하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유출된다.

광주 A고에서는 학교운영위원장을 맡은 학부모가 학교 행정실장을 통해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를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의 내부자, 외부자가 꾸민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학부모 B씨(52)는 올해 3월부터 학교위원장을 맡으면서 친해진 행정실장에게 시험지 유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아들을 의대에 보내고 싶었지만 아들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이런 일을 벌인 것이다.

경찰은 17일 A고와 학부모 B씨‧행정실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금품 거래여부, 추가 관련자 유무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C외국어고에서는 교사가 학원장과 짜고 시험문제를 빼낸 사실이 드러났다. 

C외고 출신의 학원장 조모씨(32)는 친하게 지내던 교사 황모씨(61)와 같이 꾸몄다. 조씨는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영어시험 문제를 미리 받아 학원 수강생들에게 나눠줘 문제풀이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문제 32개 중 27개는 시험과 거의 똑같이 출제됐다.

지난 4일 기말고사를 치른 서울 강남구D중학교에서는 수학교사가 3학년 하급반 학생들에게 6개 안팎의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준 사실이 드러나 재시험을 치렀다.

중학교 교사가 수준별 학급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문제를 미리 가르쳐준 사례도 나왔다.

지난 4일 기말고사를 치른 서울 강남구 D중학교의 수학교사가 3학년 하급반 학생들에게 6개 안팎의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준 사실이 드러나 재시험을 치렀다. 

이에 서울시 교육청‧해당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 성적이 떨어지는 ‘하’반이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독려 차원에서 한 일”이라고 전했다.

지난 5월 부산 E중학교에서도 영어교사가 2학년 중간고사 문제를 유출해 적발됐다. 해당교사는 2학년 하급반 학생(32명)이 듣는 영어 수업에서 2개 문제를 여러 차례 강조해 가르치는 방식으로 미리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016년 전북 전주 F여고에서는 한 수학 교사가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약 일주일 앞두고 시험문제 일부를 특정 반에만 알려준 사실이 드러나 재시험을 치렀다. 

수학교사는 공동 출제된 시험문제에서 자신이 가르치지 않은 내용이 있자 전체 10개 학급 중 자신이 담당한 4개 반 수업 중에서만 비슷한 예를 들어 설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에 의한 계획된 유출도 있었다. 부산 G 특수목적고에서는 이번 기말고사 기간 3학년 학생 2명이 방과 후 교수 연구실 비밀 번호를 누르고 몰래 들어가 문제를 빼냈다. 

시험문제 유출 사건들은 대부분 동료 학생들의 문제제기로 교육 당국에 전해진다.

해당 학생들은 연구실 서랍 속 두 과목의 시험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학교 컴퓨터로 해당 시험지를 자신의 비공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시기에 서울 자사고 H고교에서는 2학년 학생 2명이 학교에 잠입해 시험문제를 몰래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새벽에 창문을 타고 교무실에 들어가 문학과목시험지‧서술형 문제 답안지 등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이에 학교 측은 해당 과목 시험 결과를 무효화하고 재시험을 치렀으며 학생들의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전북의 I고교에서는 지난해 8월 4명의 재학생들이 4과목의 시험지를 훔친 바 있다. 이들은 학교 개축공사 중 강당이 임시교무실인 점을 노리고 새벽에 몰래 들어가 문제를 빼냈다.

이 같은 시험 문제 유출 사건들은 대부분 동료 학생들의 문제제기로 교육 당국에 전해진다. 그만큼 적발 자체가 어려워 실제 알려진 사례는 극히 일부일 수 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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