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획기적인 진전이 다음 번 상봉 앞당겨주리라 확신”…‘비핵화’ 직접 언급 없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했다.

[문화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당시 건네받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공식 친서는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친서는 지난달 1일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을 예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전달받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친서에 대해 “단지 안부 인사 내용이었고, 매우 따뜻하고 매우 멋진 편지였다”고 소개했다.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는 당신을 보기를 고대한다. 우리는 정상회담을 고대한다. 희망하건대 멋진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 외에 다른 내용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방북 당시 친서를 건네받은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두 번째 친서를 공개하며 “북한 김 위원장으로부터 매우 멋진 편지를 받았다.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가 소개한 친서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나는 두 나라의 관계개선과 공동성명의 충실한 리행을 위하여 기울이고 있는 대통령 각하의 열정적이며 남다른 노력에 깊은 사의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미사이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나와 대통령각하의 확고한 의지와 진지한 노력, 독특한 방식은 반드시 훌륭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각하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가 앞으로의 실천과정에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라며 조미관계개선의 획기적인 진전이 우리들의 다음번 상봉을 앞당겨주리라고 확신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미국 내에서는 '회의론'이 일고 있다.

김 위원장의 첫 번째 친서가 북미정상회담의 ‘순항’을 예고하는 의미였다면, 이번 친서는 실무급 후속회담에 대한 양국정상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뜻으로 분석된다.

정상 간 주고받은 친서를 한쪽이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다소 외교적인 결례를 무릅쓰고서라도 북미 정상 간 신뢰를 부각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친서를 공개한 타이밍이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3번째 방북에서 별다른 성과를 들고 오지 못한 것을 두고 회의론이 일고 있다. 미국 주류언론과 전문가 진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연일 “비핵화 약속을 책임지도록 하겠다”, “북한과 생산적 대화를 했다”면서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의 친서 공개는 북미대화의 동력을 되살리는 동시에, 북미대화를 총괄하여 고군분투하는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신임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공개는 비핵화 후속 협상을 다시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비핵화’라는 표현이 담겨있지 않다는 점에서 미국 내 회의론을 불식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충실한 이행’을 언급하긴 했지만, 비핵화보다는 북미 관계 개선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북미 간 입장차가 여전하다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

이와 관련해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부각하고, 대북정책의 진전이 있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해 서한을 공개한 것 같다. 하지만 친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첨하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언급도 없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김 위원장의 친서에는 정작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어떠한 조치를 하겠다는 언급이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아주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멋진 편지’라고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관여 정책을 놓고 워싱턴에서는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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