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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문화공감] 소확행(小確幸) :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행복, 올 여름의 소확행
  • 전다운 기자
  • 승인 2018.07.0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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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문화공감] ‘일상을 벗어나라’, ‘떠나라’. 광고 카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이다. 근데 그게 말처럼 쉬워야지.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자격증, 학점, 취업준비, 쌓인 업무… 각자의 사정으로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는 것은 어렵다. 오히려 일탈하려는 것 자체가 ‘일’로 여겨진다.

게다가 날씨는 어떠한가. 덥다. 불쾌지수가 마구 치솟는 여름이다. 여름이라니! 햇빛이 우리를 제멋대로 때려대고, 찝찝한 땀이 절로 삐질삐질 흐르는, 바람마저 뜨거운 그 여름이라니! 최악이다.

쌓여가는 스트레스, 짜증, 불만. 요즘 나는 내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Created by Yanalya – Freepik]

날씨도 좀처럼 우릴 도와주지 않는 요즘. 짜증과 불만만 쌓여간다. 주말은 왜 2일밖에 안 되는 거야. 우리 사무실은 왜 이렇게 더운 거야. 지하철은 왜 내가 타려고 하면 출발하는 거야. 오늘따라 컴퓨터는 왜 이렇게 느린 거야. 왜! 왜! 왜! 난 왜 햄보칼 수 없어!

아마 에디터처럼 ‘인생 노잼시기’에 봉착한 분들이 많으실 테다. 뭔가 새로운 걸 찾아서 해봐도 노잼. 평소 좋아하는 걸 해봐도 노잼. 웃긴 영상이나 글을 봐도 잠시뿐, 다 노잼이다.

도대체 문제가 뭘까? 흠. 어쩌면 이런 감정은 전부다 에디터의 탓일지도 모른다. 처음엔 ‘진짜’ 불만이 생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있다 보니 이래도 짜증, 저래도 짜증. 계속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게 지금의 ‘노잼시기’를 불러왔고.

그렇다면 우린 이 노잼시기를 어떤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어여쁜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도 크게 보면 ‘행복’이라 하겠다. [Created by Ijeab - Freepik]

뻔한 소리 같겠지만 행복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 한 곡을 무한 반복할 정도로 마음에 드는 노래를 발견한 것도 행복이요, 퇴근 후 날 반겨주는 우리 강아지를 만나면 드는 것도 행복감이다. 제시간에 눈이 번쩍 떠진 개운한 아침도 행복이라면 행복이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1986년 낸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소확행(小確幸)’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소확행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을 말한다. 그는 책에서 소확행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우리는 바쁜 일상에 치여 소소한 행복들을 놓쳐버렸을 수도 있다. [Max Pixel/CC0 Public Domain]

그가 언급한 소확행을 보자면, 행복이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아마도 우리는 하루에 한두 번, 많게는 수십 번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벌써 7월 하고도 사나흘이 지났다. 대학생들은 종강을 했고, 곧 있으면 전국 초중고생들도 여름방학을 맞을 테다. 본격적인 ‘여름’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방학’이란 단어와 거리가 먼 우리 직장인들은 여름이 별로 반갑지 않다. 방학도 없을뿐더러 덥기만 하니까. 불쾌지수가 높고 짜증이 늘어나는 여름엔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여름에만 느껴볼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에 대해 알아보자.


■ 시원한 에어컨 아래, 알람 없이 보내는 토요일

눈을 괴롭히는 햇살에 꿀잠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선 커튼을 치고 자는 치밀함이 필요하다. [Gifer]

늘어지게 잔 토요일, 보통 잠이 많은 분이라면 오후의 뜨거운 햇살에 ‘더워서’ 일어났을 테다. 몇 신지는 중요하지 않다. 일단, 에어컨을 틀자.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걔들을, 아니라면 베개를 꼭 안고 다시 잠들자. 에어컨 바람에 서늘해진 온도와 따뜻한 우리 아가들의 체온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거다.

다시 잠에서 깨어났다면 이미 어둑어둑 날이 졌을 수도 있다. 알람이 없으니 이리 편한 것을! 아마 옆에선 아직까지 아가들이 고롱고롱 자고 있을 거다. 크, 그때 느껴지는 행복감이란! 평일을 치열하게 보낸 분들이라면 그 시간이 정말 행복하게 느껴질 테다.

늘어지게 자고 일어났을 때, 귀여운 댕댕이가 쿨쿨 자고 있는 걸 바라보는 것. 그것도 행복이다. [Created by Freepic.diller - Freepik]

자, 이제 더 행복하기 위해서는 뭘 해야 될까? 배를 채워야 한다. 사실 더 뒹굴뒹굴 거리고 싶지만, 잠에서 깨어난 것도 배가 고파서다. 전문가의 손길로 만들어진 맛있는 음식을 시키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그걸 권하면 너무 게을러 보이니 이번 시간에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걸 추천하겠다.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나를 위해서 직접 요리하는 기분도 행복감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 행복을 강요하는 것 같지만 잘 들어보시라. 평일엔 바빠서, 또는 남들이 정해주는 대로 식사를 하고 있진 않으신지. 내가 좋아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이때 만들어(시켜) 먹자는 거다.

주말동안 알람은 잠시 안녕이다. 내 소확행을 위해! [Created by Mindandi - Freepik]

대충 끼니를 때우셨다면 이제 다시 잠자리로. 이번 주말은 오롯이 나의 행복을 위해. 청소, 빨래와 같은 모든 집안일은 다음 주말의 나에게로 미루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엄지손가락이 아프도록 스마트폰을 뒤적여도 놓고, 좋아하는 영화 시리즈를 몰아 봐도 좋다.

더 행복해지고 싶다고? 내일은 일요일이다!


■ 상쾌한 여름 바람과 밤 산책

여름의 해는 유난히 길어 이른 시간에 퇴근할 경우 한낮 같기도 하더라. [Created by 4045 - Freepik]

여름의 해는 유난히 길다. 오후 8~9시 정도면 ‘나름’ 상쾌한 바람이 부는 어둑어둑한 밤이 된다. 손끝이 시린 겨울보다 밝고, 상대적으로 따뜻한 여름밤은 산책하기에 참 좋다.

겨울엔 들을 수 없는 찌르르 찌르르- 풀벌레 소리, 목청도 좋은 맴 맴- 매미 소리는 이어폰 없이 밤거리를 걷고 싶게 만든다. 또 뜨거운 해가 저문 밤은 목적지 없이 무작정 거닐어도 될 정도로 상쾌하다.

여름 특유의 향도 있다. 비가 온 다음 날이나 비가 올 것 같은 저녁엔 그 향이 더 짙어진다. 흙냄새, 풀냄새… 아, 글로 그 향을 담아낼 수 없다는 게 정말 아쉽다. 이 향이 좋아서 퇴근 후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집 밖을 서성거리는 분들도 분명 계실 테다.

촉촉하게 땅이 젖어가는 걸 바라보는 것도 안정감이 들더라. [Public Domain Pictures/CC0 Public Domain]

비가 마구 쏟아지는 날, 떨어지는 빗소리를 BGM 삼아 거니는 것도 좋다. 운동화와 양말이 축축해지더라도, 꼴이 엉망이 되더라도 비 오는 날 밤 산책은 빼놓을 수 없는 ‘행복’ 중 하나다.

어렸을 때처럼 비 오는 날 비를 맞으며 미친 듯이 뛰어다닐 순 없다. 온몸을 적시며 뛰어다니기엔 좀 부담스럽달까. 빨래하기에도 그렇고 괜스레 처량해지는 그 기분이 싫더라.(이건 에디터 기준이다)

에디터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 중 하나. 사진만 봐도 비 냄새가 나는 듯하다. [PEXELS/CC0 License]

대신 우산에서 손만 ‘빼꼼’ 꺼내 비를 맞는 것쯤은 괜찮지 않나. 밝은 달과 우산 아래서 떨어지는 비 바라보기. 생각만 해도 고요하고 소소한 ‘행복’이다 싶다.


■ 이열치열! 간단한 등산과 따뜻한 반신욕

운동이나 반신욕 후에 흘리는 땀은 시원하다고 느껴진다. [Public Domain Pictures/CC0 Public Domain]

뜨거운 햇볕 아래서 땀을 쭉쭉 쏟아내 주는 것도 나름의 ‘행복’이다. 이런 이열치열이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식의 무식한(?) 행동이라 보실지도 모르지만 꽤 높은 성취감을 주는 행동 중 하나다.

목표를 설정해도 좋다. 오늘은 정상을 찍고 내려온다!도 좋지만, 더운 여름엔 무리했다가 더위를 먹을 수 있으니 목표는 낮게. 무더운 여름은 쉽게 쉽게 땀이 나니 말이다. 산 정상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산에 올라 아래를 바라보는 것은 뿌듯함을 준다. 일상에서 느낄 수는 없는 성취감이 ‘행복’으로 느껴질 수 있을 거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하는 등산. 꽤 높은 성취감을 주더라. [Public Domain Pictures/CC0 Public Domain]

산에서 내려와서 막걸리를 마시는 건 거의 ‘법’이나 다름없을 테지만, 알코올은 아래 항목으로 미루겠다. 등산 후에 행복감을 더 고조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바로 단짠단짠 만큼이나 매력이 있는 냉온탕 오가기다.

등산 후엔 땀에 젖은 옷, 그리고 한껏 열이 올라 엄청나게 더울 테다. 이럴 때 대중목욕탕으로 가자. 집에서 샤워하는 것도 좋지만, 샤워 후 시원한 냉탕으로 한 번 들어가 줘야지 더위가 가시지 않겠나.

몸이 차가워졌을 때쯤 따뜻한 물에 몸을 포옥 담그는 것도 ‘행복’이다. 평소 안 써서 뭉친 근육이 풀리고 나른해지는 느낌. 와.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지 않나.


■ 애정하는 책과 맥주 한 캔

여름 소확행에는 시원한 맥주가 빠지면 절대! 안 된다. 절대! [Max Pixel/CC0 Public Domain]

행복에는 알코올이 빠질 수 없지. 맥주 한 캔이 곧 행복이긴 하지만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자. 좋아하는 작가나 장르의 책을 안주 삼아 마시는 거다. 아, 그렇다고 해서 안주가 없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단호) 안주도 좋아하는 걸로 준비하고 말이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안 가게 조용히 책을 읽어야 한다. 하지만 혼자 책을 읽을 때는 혼잣말을 잔뜩 해도 된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큰 소리로 읽어도 되고, 마음에 드는 문구도 여러 번 곱씹어 말해도 된다.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책 중 책은 바로 만화책 아니겠는가. 하하. (뻘쭘) [PxHere/Creative Commons CC0]

소설, 에세이 등 책에는 여러 장르가 많고도 많다. 그렇지만 예전에 봤던 만화책을 다시 보는 것이 ‘짱’이더라. 열 몇 권씩 쌓아놓고 하나씩 읽어가는 재미란. 괜스레 만화책을 즐겨봤던 어렸을 적 생각도 난다.

어렸을 적엔 친구에게 다음 권 넘겨주기 위해서, 누가 나보다 먼저 만화책을 빌려갈까 싶어 빨리 보기 바빴다. 이제 그런 걱정 없이 맥주를 즐기면서 천천히 만화책을 보는 것도 여유이자 ‘행복’ 아닐까. 혼자가 쓸쓸하다면 친구와 함께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맥주를 너무 많이 마시는 건 금물이다. 책 한 장을 넘기지 못하고 녹다운될 수도 있다. 뭐 그것도 행복이라면 행복이다!


■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행복

물놀이도 별로 좋아라 하지 않는 에디터는 여름이 싫다. 싫어. 덥기만 하고. 수박도 싫어. [PxHere/Creative Commons CC0]

솔직히 말하자면 에디터는 여름을 정말 싫어한다. 정수리가 뜨거울 정도로 강한 햇빛은 참 길기도 길어 7시가 되도록 질 생각도 하지 않는다. 또 여름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지겨운 모기, 온몸을 찝찝하게 만드는 높은 습도. 으. 그냥 정말 여름은 전부 다 싫다.

그래도 비가 자주 내리는 것. 그거 하나는 좋다. 쏴아-하며 시원하게 쏟아지는 비는 무더위를 쫓아준다. 가만히 빗소리를 들으며 감상에 젖는 것도 좋고, 창문에서 바라보는 여러 색의 우산도 아름답다. 아주 가끔은 비를 맞는 것도 재밌기도 하고 말이다.

비 말고 볼 것 없는 여름(?)이지만 이 여름이 왔다는 것은 곧 가을도 오고 겨울도 온다는 것 아니겠나. ‘정신승리’ 같겠지만 그렇게 생각해야 무더운 여름을 날 수 있을 듯하다. 지금도 삐질삐질 흐르는 땀이라니! 여름, 정말 싫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한 여름을 이렇게 계속 투덜거리면서 보낼 수 없진 않은가. 그래서 여름 안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들을 소개드렸다. 어떠신지. 에디터와 같이 여름을 ‘극혐’하는 분들에게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셨길 바란다.

자. 힘들겠지만 여름의 좋은 점을 한번 찾아나 보자. [Max Pixel/CC0 Public Domain]

이미 와버린 여름을 보낼 수 있는 건 인간의 능력 밖이다. 그러니 올여름도 무사히 버티기 위해서라면 여름과 조금은 친해져야 할 듯하다. 그러려면 뭐 좋은 점을 억지로라도 찾아봐야지 어쩌겠나.

일단, 여름의 하늘은 유독 맑다. 비가 쏟아진 뒤 개는 날이 많아 그런지 더 맑아 보인다. 매미 울음소리는 여러 마리가 함께 울면 소음 같지만 조용 조용하게 들려오는 건 마음이 꽤 안정되는 것 같기도 하다. 모기향 냄새도 좋고. 더위에 찌든 하루를 시원한 샤워로 마무리. 그리고 이불 속으로 풍덩 들어가 선풍기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도 좋다.

여러분, 올 여름도 무사히. 그리고 가득 행복합시다! [Created by Freepik]

흠. 여름이 싫다고 외쳤지만 여름에도 행복은 널리고 깔렸나 보다. 이만하면 이번 여름도 꽤 행복해질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여러분들은 어떠신지. 여름에 느낄 수 있는 몇 가지 소확행이 생각나셨는지 궁금하다. 만약 그렇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바란다. 행복은 함께 나누면 더 기쁜 것. 뭐 그런 거 아니겠나?

 
    전다운 기자 | jdw@gom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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