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finite Column, 박은선

[문화뉴스 MHN 권혜림 기자] 더페이지 갤러리는 대규모 공간 리뉴얼 후 개최하는 첫 공식 전시이자 갤러리 재 개관전으로 이탈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박은선(1965)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기하학적 추상을 통해 동양과 서양, 고전과 모던, 균형과 불균형, 통제와 자율성 등이 대립항의 공존을 표현하는 박은선의 작업은 유럽 미술계에서 서양 모더니즘의 추상 조각과는 차별화되는 '동양적 추상조각'이라는 평가로 주목 받아왔다. 작가는 색이 다른 두 개의 대리석 판을 켜켜이 쌓아 올리면서 원형, 사각형, 원반과 같은 조각의 외형을 마름질하고, 그 과정의 시간들을 겹쳐간다.

이는 미니멀리즘 조각의 과정과 유사하게 보이지만 실은 제의에 가까운 수행적 태도를 통해 작업의 정신적 가치와 회화적 존재감을 공감각적으로 구현해 내는 과정이다. 거칠게 파괴된 돌과 정교하게 표면이 처리된 돌 사이의 긴장, 그리고 이들 사이의 완벽한 조형적 구성을 통해 예술과 인간 본질에 대한 메시지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인공적인 것, 과학적인 엄격함이 구현된 작품 안에 공존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국내는 물론, 주 무대인 유럽 및 각국에서 끊임 없는 러브콜을 받아온 작가가 10년만에 한국에서 선보이는 개인전임과 동시에, 수 년 만에 공개 되는 신작들을 발표하는 자리이기에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중력을 거스르는 설치를 통해 조형의 가능성과 공간과 조각의 상호적인 관계에 대해 깊이 고찰한 작가의 신작들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전시는 그의 업적들을 총망라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한편, 작가 박은선은 지난 25년 간 현재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이탈리아와 유럽의 여러 국가를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993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카라라 아카데미에서 수학한 후, 대리석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Pietrasanta)에 정착, 유럽 무대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는 대리석이라는 재료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면서, 완벽한 균형과 질서 속에 자연의 에너지와 우연의 효과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2007년 7-8월에는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시의 초청으로 문화 축제인 ‘베르실리아나 축제 Festa della Versilian‘의 대규모 야외 조각전을 개최한 바 있다.

매년 축제기간에 단 한 명의 조각가를 초청하여 개최하는 본 행사에는 헨리무어, 페르난도 보테로 등 세계적인 조각가들이 초청 받은 바 있으며, 박은선은 이 전시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 작가이다. 1995년 이탈리아 미술계에 데뷔한 후, 유럽 각지에서50회의 개인전 및 200여회 이상의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한국미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업적을 인정받아 2015년 국민훈장을 외교부로부터 수여받았다.

▲ 전시장 전경

applejuice@mhnew.com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