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영화 '마약 전쟁'(감독 두기봉)을 원작으로 한 '독전'(감독 이해영)이 22일 개봉했다. 의문의 폭발 사고 후, 오랫동안 마약 조직을 추적해온 형사 '원호'(조진웅)의 앞에 조직의 후견인 '오연옥'(김성령)과 버림받은 조직원 '락'(류준열)이 나타나면서 그들의 도움으로 아시아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김주혁)과 조직의 숨겨진 인물 '브라이언'(차승원)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영화 '독전'은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개봉 후 첫 주말을 맞이한 26일 오후 3시 기준, 예매율 40.7%로 실시간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화뉴스가 '독전'에서 '원호' 역을 맡은 배우 조진웅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하면서 어땠나?

ㄴ 삶에 있어서는 굉장히 많은 자신감을 줬지만, 영화 자체를 보니까 너무 열린 결말로 갔다. 그건 감독의 몫이다. 술 한 잔 하면서 뭐라고 했다. 달려가는 영화인데 도대체 누가 죽은 것인지. 내 입장에서는 픽업버전이 있다. 누가 죽었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 영화는 분명히 배우 조진중에게 질문을 줬다. 그게 너무 감사하다. 범죄오락영화가 나에게 질문을 준 영화가 되버렸다는 게 나에게는 가장 가치있는 것 같다. 

 

노르웨이 씬이 인상깊었다. 에피소드는?

ㄴ 시나리오에는 설국만 하얀 눈밫만 정해져 있었다. 홋카이도 얘기도 했었고, 전작을 태국에서 했던 것 때문에 태국 얘기도 했었는데 시나리오에 나와있는 설국을 배제할 수 없었다. 영화 작업하는 배우 인생에서 어떤 느낌을 새롭게 받은 것 같다. 노르웨이로 결정하고 갔을 때 정말 에너지가 다 있었다. 놀랐다. 광경을 많이 못담았던 것 같다. 인간의 눈으로 담을 수 있을만큼 카메라가 발전이 안 되었다. 아무리 머릿속으로 봐도 이걸 담고싶은데 못 담는다. 드론으로 4km를 띄워도 못 담는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소득이 세계 3위니까 돈이 많다. 전부 별장이 있는데 거기에는 하수 시설이 없다. 물은 호수에서 길어서 끓여서 먹고 배설물은 다 싸서 가지고 가야한다. 그때 당시 영하 20도였는데 청량감이 있었다. 

 

류준열과의 호흡은 어땠나?

ㄴ '락'(류준열)이 나를 보기 시작하는 시점이 있다. '원호'는 누구에게 말을 걸지 않는 마른 장작같은 캐릭터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락'이 나를 보고 너무 곱다. 죽이고 싶은데 죽일 수는 없고 되묻고싶은데 되물을 수도 없다. 자존심 마저 내려놓게 된다. 류준열과 7cm 정도에서 눈을 마주하는데 그 눈에서 정말로 '락'이 얘기하고 있는 지점이 있다. 그렇게 느껴지는 배우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류준열이라는 배우는 대단했다. 멋진 친구이고 건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준열이 눈은 정말 두고 계속 보고싶은 눈이다. 

 

결말이 열린 결말이라 궁금한 점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ㄴ 이 영화는 불편한 영화이다. 열린 결말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만, 아직도 그 소화가 잘 안 된다. 츄잉챗 보는데 "'락'이 '원호'를 죽였어요"라고 소리지르는 사람이 있었다. 내가 생각한 결론은 '원호'가 '락'에게 총을 주는 것이다. '락'을 인정하고 노르웨이의 호수를 보며, 그런 그림을 그려본다. 더 나아가서는 공중에 그냥 쏜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건 이 영화는 내게 정말 짐을 줬다는 것이다. 

 

관객이 볼 때는 '원호'에 대한 결말에 대한 깊은 감정을 알 수 없을 수도 있다.

ㄴ 우린 그걸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도 없이 감정을 호소하면 말이 안 된다. 그 다음에 관객이 느끼는 것이 1도 없으면 할 수 없지만, 그 지점도 가보지 않고 그 지점을 이야기하면 말도 안 되는 거다. 우리는 그 지점을 가고 나서 나는 이렇게 했으니 느껴봐달라고 할 수 있다. 그걸 봤을 때 느꼈다면 감사한거고, 없다면 노력해야하는 것이다. 우리 시대 예인은 그렇게 살아야되는 것 아닌가 싶다. 내가 이렇게 했는데 당신이 못 느끼면 형을 처할 수는 없는 거다. 예인들, 광대들,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은 그 지점을 하고나서 얘기해야 한다. 

 

마약을 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ㄴ 소금이었다. 눈물, 콧물이 다 나왔다. 원래 식용이 있는데 소금도 식용이지만, 이해영 감독이 컷도 안 하고 쭉 갔다. 아주 절묘한 장면이 나왔다. 그 눈이 너무 좋았다. 소금 아니고서는 해결이 안 되는 눈이었다. 네 번 더 했는데 세 번쯤 했을 때는 너무 아파서 끊어지는 것 같았다. 바닷물에 거꾸로 서있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그 고통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일어나서 씻었는데도 계속 염분이 남아있는 쫀득한 느낌이 있으니까 혈압이 계속 올랐다. 화장실에서 그거를 보고 눈이 좋으니 빨리 갔으면 좋겠다 했는데 세 번째부터 본능적으로 DNA가 안 움직였다. 너무 고통스러우니까 못 빨아들였다. 내 의지가 아니고 몸의 반응이었다. 난 절대로 마약을 하지 않을 것이다.

 

캐릭터들이 전부 강하다. '원호'는 어느정도 된다고 생각하나?

ㄴ '원호'는 도장을 깨고 아이템 얻는 사람이다. 붙는다면 제일 먼저 죽는 약자일 것 같다. 그 재력에 어떻게 살아남겠나. '락'이 없으면 안 되는 제일 먼저 깨지는 하수이다.

나중에 다시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ㄴ 준열이하고 다시 하고 싶다. 나는 분명히 이거랑은 다른 종결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예쁘다. 그때까지 작업을 할지 모르겠지만, 류준열처럼 굉장히 건강하고 결이 비슷한 배우들이 있다. 아주 건강하고 이성을 가진 배우이다. 그 성격을 배워야한다. 함께 작업할 때 기쁘다.

 

故 김주혁 배우는 어땠었는지?

ㄴ 별로 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배님이 보여주신 연기는 분명히 영화에 시너지로서의 효과가 정말로 컸다. 김주혁 씨를 잘 모르지만 첫 장면을 찍을 때 그 모습은 그동안 본 모든 캐릭터 중 최고였다. 그 연기는 강렬했고 내가 쫓아하지 못할만큼 정말 아름다웠다. 우리 영화 하면서 선배님이 연기가 너무 재밌다고 말씀하셨다. 

 

관람 포인트라면?

ㄴ 숙소에서 감독한테 소주 한 잔 하자고 했다. 그냥 범죄오락영화인데 왜 나한테 질문을 하는지 설명해달라고 했다. 왜 이 영화가 나한테 이런 질문을 하지? 짜증이 굉장히 났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봤을 때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지점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고민만큼 같이 행보를 간다면 이 행복을 200%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허무와 낭만은 한 끗 차이이다. 삶과 죽음이 한 끗 차이인 것 처럼. '독전'이 그런 질문을 했고 거기에 답을 하자면 허무하다. 하지만 '낭만'이라는 단어와 지장 하나 차이인 것 같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pinkcat@mhnew.com 사진ⓒ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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