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고 김건우, 강릉고 김진욱 외 1, 2학년 맹활약

▲ 광주일고 에이스 정해영의 호투를 격려하는 3학년생 유장혁.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2회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대회 겸 2018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황금사자기') 5일 째 일정(32강전)에서 제물포고, 광주일고, 강릉고, 덕수고가 승리했다.

2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32강전 경기에서 제물포고가 물금고에, 광주일고가 북일고에, 강릉고가 충암고에 승리한 데 이어 덕수고도 안산공고를 제압하며, 16강전에 올랐다.

인천 제물포고 9-4 양산 물금고

투-타에서 우위를 선보인 제물포고가 물금고의 추격을 따돌리고 가장 먼저 16강에 올랐다. 제물포고는 3회 초 공격서 2사 이후 2번 김신회의 2타점 우중간 3루타로 두 점을 선취,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어 3번 박민형마저 우전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4회 초 공격에서는 7번 김동혁이 3루타를 기록한 이후 투수 폭투로 홈을 밟았다.

그러나 물금고 역시 4회 말 반격서 투수 폭투로 한 점을 만회한 데 이어 무사 만루서 2번 장세현의 땅볼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그리고 1사 1, 3루 찬스서 3번 표동현의 좌전 적시타로 한점 차까지 추격했다. 6회 말 공격에서는 또 다시 투수 폭투로 한 점을 추가,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제물포고는 곧바로 이어진 7회 초 1사 2, 3루 찬스서 3번 박민형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다시 앞서갔다. 이후 2사 1, 3루 찬스서 1루 주자의 도루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영리하게 다시 한 점을 뽑아냈다. 8회에도 김동혁의 적시타가 이어진 제물포고는 9회에 4번 이병헌과 대타 김교람이 나란히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에서는 제물포고의 1학년생 김건우의 활약이 빛났다. 천보웅-양준혁에 이어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건우는 3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투로 승리를 챙겼다.

광주제일고 6-5 천안북일고

야구 2세간의 맞대결, 각 팀의 1번과 4번 타자로 대표되는 유격수와 3루수의 라이벌전 등 많은 사연이 있던 경기였다. 그리고 양 학교의 명성 그대로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이어갔다. 그 치열한 접전에서 광주일고가 웃었다. 광주일고는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9회 말 원 아웃까지 4-5로 역전을 당했으나, 막판 상대 투수 난조를 틈타 재역전에 성공했다. 1사 만루서 북일고 투수 신지후의 폭투를 틈타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뒤 이어 2루 주자 유장혁마저 홈으로 파고 들면서 경기를 끝내는 데 성공했다. 관심을 모았던 1번 타자(북일고 이현 vs 광주일고 유장혁) 대결에서는 멀티 출루 겸 결승 득점을 기록한 유장혁의 완승이었고, 4번 타자(광주일고 김창평 vs 북일고 변우혁) 대결에서는 선제 타점 및 멀티 히트를 기록한 변우혁이 완승을 거두면서 '장군멍군'을 기록했다. 북일고 신경현 코치(前 한화)의 아들인 속구 투수 신지후와 KIA 정회열 수석코치 아들인 정해영 등 2학년 동년배 마운드 맞대결에서는 둘이 모두 2이닝 2실점을 기록했으나, 타자들의 도움을 등에 업은 정해영이 승리 투수로 기록됐다.

▲ 득점 이후 서로를 격려하는 강릉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강원 강릉고 11-2 서울 충암고(7회 콜드)

어제 경기에서 우승 후보 서울고의 1회전 탈락 소식 만큼이나 굉장히 충격적인 소식이 32강전 경기에서도 전달됐다. 최재호 감독 부임 아래 탄탄한 팀으로 거듭난 강릉고가 강호 충암고에 11-2, 7회 콜드게임 승리하며 16강에 올랐다. 저학년들이 주축이 된 선수들이 최 감독의 지도를 받아 야무지게 야구를 한 결과였다. 강릉고는 1회 말 공격서 2사 이후에만 4번 김주범과 7번 임지훈의 연속 적시타로 3점을 선취,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러자 충암고도 2회 초 반격서 엄찬식의 적시타와 밀어내기 볼넷으로 두 점을 추가, 추격을 시작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짜임새 있는 강릉고 멤버들은 충암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곧바로 이어진 2회 말 공격서 또 다시 4번 김주범이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며 점수 차이를 벌렸다. 3회에도 대타 이동준의 적시타로 점수 차이를 벌린 강릉고는 5회 말 공격서 최정문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연속 밀어내기 등을 묶어 대거 5득점,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7회 초 마지막 수비에서는 1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구원 등판한 에이스 서장민이 연속 삼진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신승윤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1학년생 김진욱의 호투가 빛났다. 김진욱은 5이닝 동안 충암고 타선을 단 1안타(3사사구)로 틀어막으며, 중학 시절 우수 투수상을 받았던 영광을 고교 무대에서도 재현했다.

서울 덕수고 8-3 경기 안산공업고

디펜딩 챔프 덕수고가 투-타의 우위를 앞세워 안산공고에 완승하고 16강에 올랐다. 1회 초 공격서 3번 맹주호의 선제 1타점 중월 2루타와 2학년생 기민성의 적시타로 두 점을 선취한 덕수고는 3회 초 공격에서도 2번 김지훈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점수 차이를 벌렸다. 3회 초에도 1사 2, 3루서 7번 강민균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기록, 콜드게임을 눈 앞에 두는 듯  했다.

그러나 안산공고 역시 4회 말 반격서 5번 김진욱의 적시타로 0의 행진에서 깨어 난 이후 5회 말 반격서 신용민-조상현의 연속 적시타로 덕수고를 턱 밑까지 쫓아 오기도 했다. 이에 7회 초 공격에 나선 덕수고는 김주승과 대타 노지우의 적시타로 두 점을 더 달아난 데 이어 밀어내기로 쐐기점을 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권휘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2학년생 좌완 정구범이 4이닝 1피안타 무실점 5K 호투로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 황금사자기 주요 히어로

▲ 물금고전에서 호투를 선보인 제물포고 1학년생 김건우. 사진ⓒ김현희 기자

제물포고 1학년 김건우 : 3번 박민형이 2경기 연속 3안타를 기록하고, 7번 김동혁 역시 3안타 경기를 펼쳤지만, 마운드에서 겁 없는 투구를 선보인 1학년생 김건우가 아니었다면 경기 향방은 어찌될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아직 1학년밖에 안 됐지만, 배짱은 3학년생 못지 않았다. 3이닝 1실점투로 첫 승을 신고했기 때문. 제물포고 이용주 감독은 이에 대해 "(스피드가) 144까지 나오는 투수다. 오늘은 사실 조금 좋지 않았다."라며, 더 좋아질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경기 직후 만난 김건우는 "3학년 형들이 뒤에 있으니까, 1학년답게 씩씩하게 던지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라며 첫 승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 끝내기 폭투 때 2루 주자로 결승 득점까지 올린 리드오프 유장혁. 사진ⓒ김현희 기자

광주일고 3루수 유장혁 : 4월 하이포인트 타자 부문 1위를 차지했던 위용은 어디 가지 않았다. 북일고와의 32강전에서 리드 오프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유장혁이 5번 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무려 세 번이나 출루에 성공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 했다. 특히, 1사 만루 상황에서는 2루에 있으면서도 상대 투수의 폭투 때 3루 주자에 이어 곧바로 홈으로 내달으면서 결승 득점을 이어갔다. 팀 우승이 목표라는 유장혁은 "늘 최선을 다 했던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라며 결승 득점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리드오프지만, 주말리그에서는 홈런포를 가동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손목 힘이 좋다.

강릉고 김주범-김형준(이상 2학년), 김진욱(1학년) 트리오 : 충암고전 콜드게임 승리를 만들어낸 직후 바로 최재호 감독에게 달려갔다. 강릉고에서 어떠한 마법을 부렸다는 농담 섞인 질문을 하자 최 감독은 "그런 것은 없다. 평소 선수들이 잘 해 준 덕분이다. 오늘 서울팀에게 크게 이긴 결과가 나중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승리보다 경기 내용에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중심에는 '예쁘게 야구한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저학년 트리오가 있었다. 1학년 좌완 에이스 김진욱과 4번 타자 김주범, 주전 포수 김형준이 그 주인공이다.

▲ 강릉고는 3김시대? 2학년 김형준-1학년 김진욱-2학년 김주범 트리오. 사진ⓒ김현희 기자

수원북중 당시 전국 무대에서 우수투수상을 받으면서 최재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김진욱은 강원도 진학이라는, 큰 결심을 해야 했다. 이에 대해 김진욱은 "중학교 때부터 감독님께서 함께 하자고 이야기를 해 오셨고, 이에 마음이 움직여 고민 없이 진학을 선택할 수 있었다."라며 최 감독과의 남다른 인연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잘 던진 비결에 대해서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포수 (김)형준이 형의 리드대로 던졌다."라며, 되려 팀 동료에게 공을 넘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선발 포수로 출장한 김형준은 "볼이 좋아서 사인을 내는 것에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라며, 역시 1학년 에이스를 챙기는 살림꾼다운 모습을 보였다. 타석에서도 무려 4안타를 기록, 100% 출루를 선보였다. 4번 타자 김주범도 이에 못지 않았다. 2안타가 모두 타점으로 연결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이에 대해 김주범은 "운이 좋았다. 그러나 앞으로도 4번 타자 다운 모습을 잃지 않겠다."라며 승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내년에도 세 명의 주력 멤버들이 강릉고 유니폼을 입게 된다는 점이다.

덕수고 정구범-기민성, 2학년 듀오 : 안산공고와의 32강전 경기를 지배한 주인공이다. 선발 권휘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정구범은 4이닝 5K 무실점 호투로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등판할 때마다 닥터K의 본능을 뽐내고 있어 스카우트팀 사이에서도 평가가 좋다. 특이할 만한 점은 건대부중 졸업 이후 미국 야구 유학을 다녀왔다는 사실. 이에 대해 정구범은 "어머니께서 미국에 거주중이셔서 유학을 다녀왔고, 이후 국내에서 야구를 하고 싶어서 귀국했다."라며, 해외로 나갔다 온 뒷이야기를 밝히기도 했다. 황금사자기 첫 승에 대해서는 "제구력만 신경 쓰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라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 덕수고의 16강행을 이끈 정구범-기민성, 2학년 듀오. 사진ⓒ김현희 기자

한편, 오랜만에 선발로 출장한 2학년생 기민성은 2타수 2안타 1볼넷, 100% 출루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이미 지난해 월드 파워 쇼케이스 서울 대회에 참가, 1라운드 중간 순위 1위, 최종 순위 3위를 기록할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대해 기민성은 "오랜만에 출장한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생각이 컸다."라며, 편하게 경기에 임했던 것이 되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음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정윤진 감독은 "(기)민성이가 좌투수 볼을 잘 친다. 상대 선발이 좌완이었던 만큼, 민성이를 선발로 썼다."라며 용병술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올해에도 쇼케이스에 참가하고 싶냐는 질문에 "주최측에서 초대장만 주신다면 참가하고 싶다. 꼭 불러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의욕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서울 목동, eugenephil@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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