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최대 이변 연출. 상우고, 공주고, 신일고 32강 열차 탑승

▲ 신일고가 우승 후보 서울고를 1회전에서 침몰시켰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2회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대회 겸 2018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황금사자기') 4일 째 일정에서 상우고, 공주고, 신일고가 승리했다.

2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1회전 경기에서 상우고가 순천 효천고에, 공주고가 군산상고에, 신일고가 서울고에 각각 승리하며, 32강전에 올랐다. 대회 전부터 우승 후보 4개교 중 한 학교로 손꼽혔던 서울고가 2년 연속 1회전 탈락하는, 대회 최대 이변이 연출된 순간이기도 했다.

상우고 17-10 순천효천고(7회 콜드)

5회까지 상우고가 10-1의 스코어를 유지할 때만 해도 경기가 쉽게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오랜만에 전국 무대에 나선 효천고의 전력은 가볍지 않았다. 양 팀 합쳐 무려 27점이나 나온 난타전 끝에 상우고가 7회 막판 6점을 내면서 기어이 콜드게임을 만들어냈다.

상우고는 1회 초 수비서 투수 와일드피치로 한 점을 헌납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1회 말 반격서 2사 이후 밀어내기 볼넷 두 개와 상대 와일드피치로 3득점에 성공했다. 이어진 3회 말 공격에서도 6번 오영빈의 2타점 적시타 등을 앞세워 타자 일순으로 4점을 추가한 상우고는 4회에도 9명의 타자가 들어서면서 3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효천고가 6회 콜드게임의 위기(6회 10점 이상 차이날 경우 경기 종료)에서 대거 8득점에 성공했기 때문. 5번 박경식의 싹쓸이 3루타를 시작으로 1번 최명경까지 적시 3루타를 기록하는 등 6회에만 무려 13명의 타자가 등장했다. 그러나 상우고는 근소한 리드를 이어가던 7회 말 공격서 상대 에러 두 개와 2번 오승민의 적시타 등을 묶어 대거 6득점에 성공, 기어이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이러한 난타전 속에서도 선발로 등판한 조성준은 5이닝 1실점(무자책)을 기록,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공주고 3-1 군산상업고

충청지역에서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공주고가 군산상고의 기세를 1회전에서 잠재웠다. 그리고 승리를 챙기는 데에는 3회 초에 보여 준 단 한 번의 공격이면 충분했다. 1사 후 8번 권민우의 안타를 신호탄으로 9번 이찬규의 볼넷으로 득점 찬스를 만든 공주고는 상대 와일드 피치로 가볍게 선취점을 뽑은 데 이어 2번 김규민의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다. 여기에서 승부가 결정났다. 상대 투수 허민혁과 백종걸의 구위에 밀려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잡지 못했던 군산상고는 5회 말 공격서 2번 곽기훈의 중전 적시타로 영패를 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마운드에서는 허민혁-최민규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리틀안승민(한화)' 백종걸이 4와 2/3이닝 무실점투를 선보이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신일고 9-2 서울고

서울고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그러나 1회전 상대가 신일고로 결정되었을 때 주변에서는 "짜임새 있는 신일고 전력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라며 의외의 승부가 펼쳐질 수 있다고 봤다. 더구나 서울고는 지난해 우승 전력으로도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 신현수(두산)의 대전고에게 발목을 잡힌 바 있다. 서울고 유정민 감독도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황금사자기 1회전 징크스는 올해 역시 서울고를 피해가지 않았다.

선취점은 서울고의 몫이었다. 서울고는 1회 말 공격서 이대희의 선제 좌중간 적시타로 2루 주자 박지오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신일고도 2회 초 반격서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로 동점을 만든 데 이어 5회 초 공격에서도 선두 송재현의 3루타에 이은 2번 송재선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반격에 나선 서울고는 6회 말 공격서 6번 정재원의 좌월 솔로포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대회 4호 홈런. 그러나 신일고의 짜임새 있는 전력은 서울고의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다. 7회 초 공격서 3번 문보경 ,4번 김도환이 역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다시 앞서갔고,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는 11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며 타자일순, 무려 5득점에 성공했다. 서울고로서는 9회 수비서 세 번째 투수로 나선 정우영이 난조를 보이며 5연속 사사구(3연속 몸에맞는 볼 포함)를 기록한 부분이 치명타였다. 정우영을 포함, 서울고는 전국구 에이스 셋(이교훈, 최현일)을 모두 내고도 패하는 등 아쉬움 속에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했다.

신일고 마운드는 3학년 정통파 김이환과 2학년 우완 이건이 지켰다. 김이환에 이어 서울고 타선을 3과 1/3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막은 이건에게 대회 첫 승의 영광이 주어졌다.

▲ 스타 플레이어가 많지 않은 신일고에서 4번타자 포수 김도환은 신일의 가장 빛나는 별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 황금사자기 주요 히어로

상우고 올라운더 나호채 : 어찌보면 정신없을 수 있던 난타전이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 준 이가 없다면 경기는 또 어찌 되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선발 9번 타자 겸 우익수로 출장한 나호채는 다섯 번 타석에 들어서면서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6회 갑자기 마운드로 올라가 공 2개를 던지고 다시 우익수로 돌아갔다. 그리고 팀이 점수 차이를 벌리자 마지막 7회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투를 선보였다. 고교야구라 해도 상당히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공주고 투수 허민혁-백종걸 듀오 : '리틀 박찬호' 허민혁과 '리틀 안승민' 백종걸이 군산상고전을 지배했다. 두 이는 8과 1/3이닝 합작하며 5K,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2학년의 몸으로 공주고 마운드를 이끈 백종걸, 올해 급부상하며 150km의 속구를 자유자재로 던지는 허민혁 모두 공주고를 대표하는 선수들. 32강전 이후를 기대해 볼 만한 이들이기도 하다.

신일고 투수 이건-포수 김도환 듀오 : 두 배터리가 우승 후보 서울고를 잡는데 일조했다. 선발 김이환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2학년생 이건은 3과 1/3이닝을 소화하며 서울고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안타는 단 2개밖에 안 내줬고, 볼넷도 하나밖에 없었다. 되려 6개의 탈삼진을 솎아낼 만큼 겁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주말리그에서 크게 모습을 드러낸 일이 없었기에 이 2학년생의 활약은 깜짝 놀랄 만한 등장이기도 하다. 이건과 함께 배터리를 이룬 4번타자 김도환은 다섯 번 타석에 들어서면서 3타수 2안타 1타점을 마크했다. 이렇다 할 스타 플레이어 없이 탄탄한 짜임새를 자랑하는 신일고 라인업에서 '2018 고교 포수 4천왕' 후보로 거론되는 거포이기도 하다. 또 다른 포수 4천왕 후보인 서울고 송승환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부분도 꽤 인상적이다.

서울 목동, eugenephil@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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