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우람 기자] 세상에서 가장 젊은 예술, 바로 음악입니다. 인류의 공통어이자 우리 삶의 큰 기쁨인 음악에 대한 각종 꺼리를 풀어보는 코너! '음악꺼리' 시작합니다.

대중문화와 실용음악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이 시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번 시간에는 10집 정규앨범 [Episode]로 돌아온 국내 헤비메탈의 레전드 밴드, 블랙신드롬을 인터뷰합니다.

 

 

▶ 진 행 자 : 이우람 (문화뉴스 MHN 편집장·마포 FM_100.7MHz 이우람의 트렌드피디쇼 DJ)

▶ 패 널 : 래피 (가수·음악 감독)

▶ 게 스 트 : 블랙신드롬(밴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원래 네 분인데 오늘 두 분을 자리에 모시게 되었다.

ㄴ박영철: 밴드에서 노래를 하는 박영철입니다

ㄴ김재만: 기타를 연주하는 김재만입니다.

▲ ⓒ 까미 뮤직

블랙신드롬은 1986년에 결성된 대표 록밴드로 한국 밴드 최초로 1990년에 일본 진출, 1996년 유럽 진출, 최초로 100일 연속 공연 등의 기록을 남겼다. 무려 1000회가 넘는 라이브를 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일본에 진출했을 때 인기가 상당했다고 들었다. 원조 한류라 볼 수 있지 않은가

ㄴ김재만: 사실 록 음악은 월드 와이드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장르다. 배용준 씨 같은 한류 스타의 일본 진출과는 다르다. 록과 메탈 음악 장르의 마니아층은 전 세계 어디에나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 우리나라 헤비메탈 밴드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의 측면에서 쉽게 받아들여주신 것 같다.

일본에서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하고 느낀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ㄴ김재만: 일본에서 오래 활동하고 성과를 거두려면 사실 오랜 기간 체류하면서 활동해야 했는데, 잠깐잠깐 방문하는 형식이었던 것이 아쉽다. 당시에 라이브 클럽, 대형 공연, NHK 방송 촬영 등 굵직한 활동이 있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1년이라도 계속 체류했으면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 같다.

ㄴ박영철: 모든 경험이 새로웠다. 자신에 대해서도 더욱 알게 되고, 일본에 가서 일본 밴드와 경쟁하면서 느끼는 것도 많았다.

 

무려 17년 만에 10번째 정규앨범 [Episode]를 발표하셨다. 소개해주신다면?

이번 10번째 정규 앨범은 박영철(보컬), 김재만(기타), 최영길(베이스)의 라인업에 2005년부터 멤버로 함께 하고 있는 히데키 모리우치(드럼)의 합류로 녹음됐다. 오랜만에 나온 정규 앨범이다. 어느새 활동이 30년이 되었다. 긴 시간 활동하면서 놓쳤던 것을 열심히 이번 앨범에 담고자 했다. 정규 앨범만 오랜만이지 꾸준하게 베스트 앨범이나 라이브 앨범은 발매하고, 음악 활동은 쉬지 않고 해왔다.

그간 국내 음악 환경도 정말 많이 변화했다. 자신의 음악을 하는 사람이 독립적으로 음악을 제작해서 유통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저희도 앨범을 작업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해졌다. 그런데 데뷔한지가 30년인데 요즘 보니 어느새 인디 밴드로 분류되어 있더라.

▲ ⓒ 까미 뮤직

팬들의 반응이 어떤가 궁금하다

예전에는 손으로 쓴 팬레터를 많이 받아볼 수 있었다. 글씨체, 종이도 모두 다르고 구구절절 내용도 다양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에는 댓글로 읽다 보니 그 사람이 그 사람 같은 느낌이 있고, 와 닿는 게 확실히 다르다. 팬들이 여전히 좋게 봐주시지만, 한편으로는 옆구리 찔러서 절 받는 느낌도 조금은 들고, 정말 좋아하는 것일까 싶고 겸연쩍기도 하다.

 

첫 번째 앨범을 낼 때 무조건 정규앨범을 10집 이상 내겠다고 공언했다던데 사실인가

사실이다. 2~3년에 한 장씩 내면 지금 나이 때쯤 달성할 것이라 예상했었다. 1차 목표였는데 이번에 달성했다.

 

이번 에피소드 앨범 중에 Bible black 듣고 왔다. 곡 소개해주신다면

밴드 이름이 블랙 신드롬이지만 그간 블랙(Balck)이 들어간 제목이 거의 없었다. 이번에는 밴드의 정체성을 더 담아내기 위해 곡 이름을 붙였다.

 

▲ ⓒ 유튜브 미러볼 뮤직 공식 뮤직비디오 

 

8집 앨범은 나와 부모님, 친구들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자신의 삶 속에서는 모두 영웅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9집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다양한 과학기술로 인해 달라지는 삶의 내용을 다뤘다. 이번 10집은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ㄴ박영철: 다양한 기억에 관한 내용이다. 과거의 기억, 현재의 모습, 미래에 대한 생각 모두 종합해서 담은 것 같아서 에피소드(Episode)라고 붙였다. I am your man은 김재만 씨와 처음 함께 만든 곡인데 1집에 수록되어 있다. 이번 앨범에서 재녹음해서 실었다.

신기한 것은 당연히 1집보다 훨씬 더 잘할 줄 알았는데, 직접 녹음해 들어보니 아니었다. 그리고 사실 목소리는 계속 변한다. 키는 내려가니까 옛날만큼 높일 수 없어 낮춰야 하는 게 조금 슬펐다.

ㄴ김재만: 저도 그렇다 나이가 들면 음주 생활도 오래 하다 보니 손떨림이 많아지고 밴딩이 잘 안된다. 같이 슬펐다. 장애를 털어놓는 자리가 되는 것 같다(웃음).

ㄴDJ래피: 세월의 흐름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모습 같다. 내려간 키만큼 깊은 느낌도 든다.

 

10집 수록곡 ‘Rock out’을 들어보고 오겠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파티 분위기의 곡이다. 30년의 활동을 하며, 그동안 몇 곡 정도 만들었는지

아마 앨범마다 평균 8~9곡 썼으니, 100여 곡 정도 될 것 같다

 

굉장히 유명한 록 페스티벌이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거나, 요즘 전자 음악이 대세인 시대에 헤비메탈 음악은 투자받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있다. 록 음악이 쇠퇴한다는 분석에 뮤지션 선배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ㄴ김재만: 우리나라 사회는 트렌드 지향적이다. 유행을 많이 탄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가 이 음악을 시작할 때 애초에 인기 있어서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제가 단지 좋아서 이 음악을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 록, 메탈 음악이 쇠퇴한다는 분위기에도 사실 관심은 없다. 좌절도 기쁨도 딱히 없다. 제가 아직 이 음악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유행을 생각하지 않아서라고 본다.

최근 해외 칼럼을 읽었는데, '메탈은 원래 있었던 자리로 돌아간 것뿐이다.'라는 말이 있더라. 메탈 장르가 80년대 말 번성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번성하기 전에도 원래 트렌디한 음악 장르는 아니었다. 그만큼 유행이든 아니든 메탈은 원래 들을 사람만 듣고, 볼 사람만 보는 마니아층의 충성도가 강한 장르이다. 마니아층이 적다고 그들도 외로워하진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강직한 척하지만 불러준다고만 하면 머리 깎고 무대에 서야 할 수 있다(웃음). 아는 선배도 요즘 공연 준비한다는데, 밴드를 불러주는 곳이 없어서 안 하던 것들을 해야 한다면서, 미워하지 말라 하시더라. 저는 전혀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밴드가 새롭게 변화된 환경에서 적응하려면 노력이 분명 필요하다. 그렇지만 무엇이 유행한다고 심각하게 꼭 받아들이고 변화를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하려고 한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사실 불가능할 것 같지만 앞으로 해온 만큼, 30년은 더 음악을 하고 싶다.

 

30년 내공의 블랙신드롬을 1시간 안에 인터뷰하기엔 부족한 시간이었다. 앞으로의 활동 응원합니다

 

▶ (링크) 블랙신드롬 인터뷰 바로 듣기

 

pd@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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