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트라인 섹션 작품 '시체들을 태우라', 헬렌 카테, 브루노 포르자니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

[문화뉴스 MHN 전주, 오세준 인턴기자] 지난 6일 오후 메가박스 전주고사 4관에서 영화 '시체들을 태우라'의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는 16:30 영화 상영 후 진행됐으며 '헬렌 카테와 브루노 포르자니'감독이 참석해 질의응답을 가졌다.

 

영화 '시체들을 태우라'는 2018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프론트라인 섹션 작품이다.

작년에 신설된 '프론트라인(Front Line)'은 논쟁적 주제, 대담무쌍한 표현, 혁신적 스타일을 드러낸 영화들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이 작품은 푸른 바다와 작열하는 태양, 리노와 그의 일당들은 여름을 맞은 지중해에서 250kg의 황금을 훔쳐 준비해 둔 은신처로 몸을 숨겼지만 리노 일당의 완벽한 계획은 예상치 못한 손님들과 경찰들의 등장으로 위협을 받게 되는 이야기다.

영화는 시네마틱 이미지의 향연을 보여준다. 대담하고, 아름다우며, 파격적인 장면구성, 편집은 전형적인 범죄 스토리를 아방가르드 실험극으로 바꾼다. 헬렌 카테와 브루노 포르자니는 언제나 활동적인 영화 스타일을 추구하는데 모든 쇼트와 편집, 비주얼 디자인은 예술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 현란한 총격전과 폭력신 안에서 와일드한 몽타주가 작렬하고 대다수 장면이 평범함을 거부한다. 범죄 누아르와 지알로 호러, 마카로니 웨스턴을 범벅한 이 혼성 장르영화에서 스타일은 곧 내용이다.

영화가 끝난 후 '헬렌 카테와 브루노 포르자니'감독이 참석해 질의응답을 가졌다.

▲ 좌측부터 브루노 포르자니, 헬렌 카테 감독

원작이 있는 것으로 안다.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ㄴ 브루노 포르자니 감독 : 예전에 서점에서 일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한 컬트 작가의 책을 읽었는데 굉장히 감명받고 인상적으로 느꼈다. 또한, 그 시기에 기회가 잘 떨어졌다. 이전의 두 편의 영화를 만들었는데 전작들은 내면적인 영화들이었다. 세 번째 영화는 우리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아닌 외부에서 가져온 소재로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찰나의 원작을 바탕으로 이태리식 웨스턴 서부 영화를 만들어보자 해서 만들게 되었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보면 지금의 필름보다 더 거친 70년 B급 영화들 느낌이 난다. 추구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ㄴ 헬렌 카테 감독 : 약간 화학적인 느낌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 필름을 통해서 영화를 찍었을 때 시간을 초월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또한, 우리가 어린 시절 읽었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처럼 옛날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영화 이미지를 담고 싶었다.

영화 중간마다 '개미'가 등장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ㄴ 헬렌 카테 감독 : 원작 소설이 순수한 추리 소설이고 탐색, 수색의 느낌이 강한 원작에 비교해 초현실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싶었다. 극 중 미술가, 화가인 그녀의 작품도 초현실적인 작품이다.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연출을 하기 보단 관객들이 주관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한 장치이다. 

개미의 경우,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의 오마주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ㄴ 헬렌 카테 감독 : 엄밀하게 말하자면 영화 '올드보이'의 개미는 아니다. 사실 그 영화는 '낙지'가 내게 더 인상적이었다. 오마주를 치자면 뷔뉘엘 감독의 작품을 예로 들 수 있다. 

'벨기에'에서 한국 영화하면 연출분야에서 거의 세계 최고의 단계라고 간주한다. 봉준호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 같은 분들이 계셔서 함부로 따라하지 않는다. 그런 연출을 잘 못 흉내 내면 우스꽝스러워지깐.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이 즐거운 영화였다. 시선이 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촬영 기법뿐 아니라 무엇보다 조명이 인상적이었다. 원색 조명 위주로 특히 밝기 대비가 강하게 연출한 의도가 궁금하다.

ㄴ 브루노 포르자니 감독 : 저희가 처음 단편 영화를 만들 때부터 영화가 가지고 있는 도구들, 방법들을 총동원하려고 노력했다. 그중에서 가장 특별히 신경 쓰는 영화 요소 중 하나가 조명이다. 강렬한 색을 사용, 극한 대비 사용 이유는 의도적으로 연출을 하기보단 무의식적으로 장치한 면이 더 크다.

강한 조명을 통해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감각들이 무의식적으로 강렬하게 자극을 받도록 유도했다. 여러 가지 색깔의 조명을 사용했으며, 이를테면 칠흑같은 컴컴한 조명을 사용하기도 하고, 아메리칸 나이트라는 푸른 빛 조명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여러분들 관객들의 감각을 자극해 느끼도록 했다. 마치 무성 영화 시절 화면들의 색을 입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도 좋다. 

영화 속에 마리아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지만 계속 신을 형성화한 이미지가 나오는데 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궁금하다.

ㄴ 헬렌 카테 감독 : 이런 식의 질문을 받는 건 처음이다.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다. 암시적이고 묵시적인 신에 대한 면이 간접적 등장 이유는 여러 가지 예술 경향을 통해서 영향을 받았다. 

첫 번째,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이태리식 웨스턴 장르물에 주로 나오는 '죄를 저지르는 면에서 쾌락을 느끼는' 전형적인 자극적인 장면들이 마치 하나의 예술 퍼포먼스처럼 보이거나 애로틱하게 보여지길 바랬다. 두 번째, 신현실주의 대표적 작가 '니키드 생팔' 의 작품들처럼 지금까지 금기시되는 것들을 깨뜨리려는 시도를 작품에서 표현하고 싶었다. 신이던지 성이던지 간에 그런 것들이 영화에 영향을 주었고 작품에 기본이 되는 원작의 소설가도 무정부주의의 이데올리기를 가지고 있어서 모든 금기시되는 것을 반항하는 성향이 있다.  우리도 간접적으로 반영했다.

영화 제목 '시채들을 태우다'의 의미가 궁금하다.
ㄴ 브루노 포르자니 감독 : 원작의 제목이 시체를 마치 선탠을 하는 태움, 그 그을림의 태움을 의미한다. 원작 소설 제목 그대로 가져다 썼다. 한국 번역이 그렇게 잘 못 이해가 될 수 있었음을 미리 알았더라면 번역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다.

촬영을 하면서 특히 더 중점을 둔 점이 있었는지
ㄴ 브루노 포르자니 감독 : 우리가 이 영화를 만들면서 이태리식 웨스턴을 넘어서 미네랄 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제물이라는 소재가 서부 영화나 다른 많은 영화에서 돈, 지폐로 묘사되는데, 우리의작품에서는 금이라는 미네랄 재료로 묘사가 된다. 금이라는 제물이 녹아서 다른 미네랄 합해지는 과정을 연출적으로 부각하고 싶었다.

마지막 소감을 부탁드린다.
ㄴ 헬렌 카테 감독 : 떠나게 돼서 슬프다. 초대받았을 때 기뻤다.
ㄴ 브루노 포르자니 감독 : 관객을 직접 만나서 다른 시각으로 대화해서 좋은 시간으로 느꼈다. 여러분들이 진짜 영화를 사랑한다고 느꼈다.

yey12345@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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