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시네마 프로젝트 출품작 '우리들의 최선' 알레한드로 칠레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

[문화뉴스 MHN 전주, 오세준 인턴기자] 지난 4일 오후 CGV 전주고사 4관에서 영화 '우리들의 최선'의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는 16:30 영화 상영 후 진행됐으며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이하 알레한드로)' 감독과 이상용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참석해 질의응답을 가졌다.

 

영화 '우리들의 최선'은 2018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 섹션 작품이다.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JCP)'는 영화제측에서 감독들에게 제작금을 지원해주는 장편 영화 제작 프로젝트다. 단편 영화 제작 프로젝트 '숏숏숏'으로 시작해 장편 영화 제작 프로젝트 '삼인삼색'을 거쳐 2016년부터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JeonJu Cinema Project)'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 본래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는 3편의 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작년 상영작인 '초행', '시인의 사랑', '노무현입니다' 세 작품들이 호평과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성과를 거두며 올해부터는 확장해 5편의 장편 영화를 제작, 지원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로 성장하였다.

예술과 삶에 대한 우화가 펼쳐지는 이 작품은 체코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삼는다. 젊은 연출가는 그리스 비극 작가 에우리피데스의 '파이드라'를 각색한 작품을 올리려는 계획을 세운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그는 여배우와 불륜에 빠지고 그로 인해 결혼 생활이 위험해진다. 그것은 현실의 비극으로 이어진다. 연극은 실패하고, 부인은 그를 떠난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삶에서 최선을 찾아 나아가는 모습은 예술과 현실 사이에 길항하는 예술가의 초상을 보여준다. 영화는 우아하면서 절박하게 예술가의 고뇌를 담아낸다.    

영화가 끝난 후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감독과 이상용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진행으로 질의응답을 가졌다.

▲ 좌측부터 이상용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알레한드로 감독, 통역사

이상용 프로그래머 : 알레한드로 감독님은 전주국제영화제와 상당히 인연이 깊다. 올해 뿐 아니라 이전에 모든 작품들도 영화제를 통해 선보였다. 소감 인사부터 부탁드린다.

ㄴ 알레한드로 감독 : 안녕하세요. 영화제에 마지막까지 최종본을 늦게 보내서 죄송했다. 그 이유가 1월에 촬영을 하고, 2월에 편집을 시작했다. 빠듯했다. 심지어 몸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했다. 영화의 마무리는 같은 크루들이 작업했다. 그래서 완성본은 오늘 여러분들과 처음 봤다.(웃음) 거의 한달 만에 내가 만든 영화의 완성본을 본 건데 굉장히 특이한 경험이다.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상용 프로그래머 : 이번 작업은 체코에서 영화를 찍었다. 전작들과는 많이 다르다. 전작들은 주로 루저들의 이야기 반해 이번 작품은 다소 다른 승자 또는 남성적인 느낌이 드는 캐릭터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지.

ㄴ 알레한드로 감독 :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도 위너라 할 수 없는 다른 느낌의 루저이다. 그렇게 봐줘서 감사하다. 이번 영화 촬영은 나에게도 특별했다. 난 일단 체코말을 모른다. 근데 체코 스텝들이랑 함께 일을 했다.

이 영화가 자전적이라 말은 할 수 없지만 등장하는 대사를 통해 일정한 경험을 집어넣었다. 여자친구가 체코 사람이다. 여자친구의 남동생이 체코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연극 연출을 한다. 그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시나리오를 쓴 것아다.

일부 관계적인 설정은 나의 경험이긴하다. 나의 여자친구와 체코의 그녀 친구들과 가족을 만나는 도중 그녀의 남동생의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동생분이 나에게 '아내를 두고 바람피는 그게 내 얘기냐'하고 다퉜지만(웃음) 단지 관계적인 설정만 영감을 받을 뿐 그 사람 전체적인 이야기를 쓴 것은 아니다. 이 영화는 가족적이지 않은 가족영화다.

이상용 프로그래머 : 영화에서 주인공이 연출하는 연극 파이드라(혹은 페드라)는 2500년 전 고대 희랍작가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이다. 페드르의 남편인 테세우스 왕이 부재한 가운데, 페드르는 의붓 아들인 이폴리트를 사랑하게 된다. 그 사랑이 가져온 오해와 파멸을 가져온 그리스 신화의 내용을 그린 비극 이야기다. 한편으로 스페인 작가, 스페인의 카프카라 불리는 우나무노(Miguel de Unamuno)가 다시 쓴 작품을 소재로 삼은 이유와 많은 그리스 비극 중 '페드라'의 신화를 끌어들인 이유도 궁금하다.

ㄴ 알레한드로 감독 : 많은 버전의 페드라 작품을 읽었는데, '우나무노' 버전 경우 읽어보고 심히 형편없고 번역도 없었다. 100년도 더 된 작품이라 관심도 없고, 모티브로 따온 이유는 로얄티를 지불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영화 작업은 항상 비용 때문에 고충이 많고 또 영화를 만들며항상 하는 고민이다. 이를테면 나는 60, 70년대 체코 흑백 영화를 찍고 싶었다. 근데 그렇게해선 영화가 흥행이 안된다고 많이 말렸다. 이런 부분이 어쩌면 영화 속 주인공의 연극 작업에서 나왔던 고민이랑 맞닿아있다. 우리가 영화를 찍으며 했던 고민과 같다.

'페드라'라는 작품 속 캐릭터는 남성에 의해 자신의 삶이 좌지우지된다. 좌절하고, 맞설 수 있는 출구로 결국 선택한 것은 자살이었다. 이 영화의 주제와 통하는 면이 있다. 체코라는 나라도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근대사로 넘어오며 여러 문제를 겪게 된다. 작품 속 여자처럼 힘들게 살았다.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ㄴ 이상용 프로그래머 : 연극의 내용과 현실의 내용이 이어져 있다. 무관하지 않다. 예술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작품이다. 이제 관객들의 질문을 받겠다.

 

연극 공연에 찾아오지 않는 여배우가 다시 찾아오는 씬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긴장감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가 아이가 방에 존재한다는게 계속 신경을 쓰게 한다. 날선 말들을 하는데 촬영 과정이 궁금하다. 또한, 여배우 떠난 후 클로즈업 사용 여부?

ㄴ 알레한드로 감독 : 아기가 카메라를 돌리는 현장에 있으면 유독 많이 울었다. 물리적으로 동시에 촬영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사운드적으로 칭얼거리는 소리를 넣기로 했는데 후반에 밀접한 작업을 못 해서 확인을 못 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빠뜨렸는지 오늘 보면서 이렇게 메모까지 할 정도로 아쉬웠다.(웃음)

언급한 클로즈 업 장면은 물론 매우 중요한 장면이다. 다른 이유가 없었다. 

보통 영화와 비교해서 볼 때 비율이 짤렸다. 또한 살짝 눕혀져 있는 느낌이 든다. 의도적인 연출인지.

ㄴ 알레한드로 감독 : 영화 화면 비가 익숙하지 않은 것을 선택한 이유는 60, 70년대의 체코 영화 느낌의 흑백영화를 찍기 위함이다. 또한 캐릭터 간의 친밀감을 보여주는 것이 영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다. 밀착한 거리의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스토리에 맞는 관계에 집중한 영화이다. 실제로 이전 작품들에서는 여러 비율을 많이 사용했다.

영화 제목이 '우리의 최선'이다. '패트로'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부인이라던지 동료라던지 애인이라던지 실패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고 아닐수도 있는데. 우리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ㄴ 알레한드로 감독 : 주인공이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아내 혹은 애인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 남자주인공을 통해서 보여지는 그들의 모습도 이 이야기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내와 애인의 캐릭터가 안에서 나름대로 분투하고 나름의 실수를 만들어가고 애쓰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 좀 포괄적으로 인간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영화 안에서 남자 주인공을 도와주는 말처럼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 인간이기에 옳을수 없다' 라는 말을 하는데 저는 캐릭터들이 선과 악으로 분명하게 규정지어지는 영화라고 여기 나오는 주인공도 꼭 나쁜사람이라고 할 수없고 그냥 인간이라 생각한다.

yey12345@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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