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우람, 이지현 기자] 불투명한 시장 속 성공 신화를 개척해나가는 스타트업 CEO들, 그들을 집중 취재하는 '라이징 스타트업' 코너입니다.

▶ 진 행 자 : 이우람 (문화뉴스 MHN 편집장·마포 FM_100.7MHz 이우람의 트렌드피디쇼 DJ)
▶ 패 널 : 신혜은 (테이크오프 대표 및 여행 작가)
▶ 게 스 트 : 이세진(라온에이 대표)

이번 시간에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물품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온에이의 이세진 대표님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세진 대표 ⓒYTN SCIENCE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ㄴ 안녕하세요. '라온에이'의 이세진 대표입니다. '라온에이'는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 고객의 물품을 보관하거나 공항, 숙소 등 원하는 곳으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4년 12월부터 영업점 '라온보관소' 홍대점을 운영하다 2017년 10월 삼성점을 오픈했다. 

'라온에이'의 의미가 궁금하다

ㄴ '라온'은 '즐거운'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예쁘면서도 발음이 쉬운 우리말을 골랐다. 2014년에 오픈했을 때는 '라온트래블스토리지'였는데, 물품 보관 외에 다른 사업으로도 확장해 보고자 '라온에이'로 바꿨다. '에이(A)'는 앞으로 제공될 여러 서비스의 '시작'이라는 의미이다.

▲ ⓒ라온보관소 인스타그램

어떤 손님들이 '라온보관소'를 이용하나

ㄴ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이용한다. 홍대점에는 홍콩이나 대만 관광객이 많고 삼성점 쪽은 중국 관광객이 자주 온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영어권과 프랑스 등 유럽까지 다양한 국가의 손님들이 이용한다. 

물품 보관 기간은 개인마다 다르다. 제주도나 부산을 다녀오려고 2∼3일 맡기기도 하고, 1년 동안의 세계 일주를 위해 짐을 장기 보관하는 고객도 있다. 

보관에 제약이 있는지?

ㄴ 귀중품, 위험한 물건, 생물은 보관할 수 없다. 하지만 일일이 짐 검사를 하기는 어려워 대신 여권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기록해 둔다. 

두세 달 전 매장에 경찰이 찾아온 적이 있다. 어떤 대만인이 마약을 밀수했는데 물품보관소에 맡겼다고 진술한 것이다. 이름을 조회해 본 결과 다행히 우리 매장은 아니었다.  

사업 아이템을 어떻게 구상하고 준비하게 됐나

ㄴ 대학원 시절 국제심포지엄의 스태프로 일하다 외국인 방문자들이 마지막 날 짐을 맡길 곳이 없어 곤란해하는 상황을 봤다. 이걸 사업으로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마침 한국관광공사에서 주관하는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하 '공모전')이 있더라. 거기 도전하여 우수상을 받은 후 6개월 정도 본격적으로 사업을 준비했다. 

▲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건축 전공이다 보니 관광이나 경영 분야는 모르는 게 많았다. 개인사업자 등록을 어떻게 하는지도 몰라서 포털사이트에 하나하나 검색하며 배워 나갔다. 

보관 서비스니까 가게 위치가 정말 중요하다. 거의 3개월은 미친 듯이 홍대 앞을 돌아다녔다. 부동산에 무작정 들어가 여러 공간을 구경하다 지금의 '라온보관소' 홍대점 자리를 찾았다. 홍대입구역 안이고 공항철도로 가는 통로에 위치한 곳이다. 원래 편의점이었는데 당시에는 유동인구가 너무 적어 쫄딱 망했다고 한다.   

틈새시장을 공략했다던데?

ㄴ 보통 짐을 맡기는 곳이라고 하면 로커(무인보관함)를 제일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관광 온 외국인이 로커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또 외국의 로커는 자물쇠와 열쇠로 잠그는 곳이 많은데 우리나라의 로커는 디지털식이라 이용방법을 모르면 굉장히 당황스럽다. 이용방법이 각 나라의 언어로 설명되어 있지도 않다. 

관광시장이 점점 커질 타이밍이었는데 물품 보관을 메인으로 하는 서비스는 한 곳도 없었다. 그래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외국 손님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유인보관 서비스는 '라온보관소'뿐이었다. 최근 카페나 PC방, 환전소 등과 물품보관을 겸하는 업체는 많이 생긴 것으로 안다. 

창업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ㄴ 공모전에서 입상한 덕분에 창업지원을 받았다. 그 외에 아버지에게 1년 안에 갚겠으니 딱 천만 원만 빌려달라고 했다. 

임대료부터 홈페이지와 홍보물 제작까지 돈이 들어갈 곳이 많았다. 최대한 아끼려고 일부분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나머지는 내가 다 했다. 건축 전공이다 보니 디자인, 인테리어를 할 줄 알았고 영상 제작도 어느 정도 가능했다. 비싼 등록금 낸 보람이 있더라.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고 들었다

ㄴ 영어를 잘한다기보다는 좋아한다. 영어를 하는 게 멋있어 보여서 학교 다닐 때 영자신문사 일도 했고 테솔(TESOL) 자격증도 땄다. 한가한 시간대에 외국인 손님이 오면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영어가 늘기도 한다. 

함께 할 스태프를 뽑을 때도 영어가 가능한지 본다. 영어를 아주 잘하기보다 외국인과의 영어 대화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 필요하다.  

▲ ⓒ라온보관소 페이스북

창업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ㄴ 공모전에 입상했을 때는 부모님이 굉장히 기뻐하셨다. 상금만 받고 마는 줄 아셨던 것이다. 잘 다니던 대학원 그만두고 사업하겠다고 했다가 이틀 동안 집 밖에도 못 나갔다. 엄마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셨다. 창업자금이 필요해 부모님 앞에서 프레젠테이션했고 오케이 받아내 시작하게 됐다. 

아버지가 자영업을 하셔서 그런지 창업에 부담감이나 거리감이 전혀 없었다. 취업을 안 해본 데서 오는 미련은 없지만 했다면 경험이 됐을 것 같기는 하다. 

사업 홍보는 어떻게 했나

ㄴ 한정된 금액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방법이 언론 보도라고 판단했다. 여러 언어로 보도 자료를 만들어서 국내외 언론에 뿌렸다. 중국 쪽 언론홍보 대행사에 의뢰해 웨이보에도 '라온보관소'가 검색되도록 했다. 공공기관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만든 안내서나 온라인 보도 자료에도 '라온보관소'가 소개되었다. 더불어 SNS, 블로그를 이용한 홍보를 많이 했다. 포털사이트 키워드 광고 등은 하지 않았다.  

오픈하고 연차수가 쌓이다 보니 입소문이 난다. 지인에게 소개받았다며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 

 

                       

힘들었던 적은 없는지?

ㄴ 2015년 '메르스 사태'가 터졌을 때 힘들었다. 역에 관광객은커녕 그냥 다니는 사람조차 없었다. 거의 3일 내내 아무것도 못했다. 매장에 앉아 바깥을 보고 있으면 상대적으로 침침한 조명이 어두운 미래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하필 공모전 수상사업 지원이 끝나는 시기이기도 했다.

두어 달 후가 월세 내는 날이라 그때까지만 버텨보자고 마음먹었다. 홈페이지 수정 다시 하고, 인테리어도 고치는 등 이것저것 준비하면서 견뎠다. 

▲ ⓒ라온보관소 블로그

2호점인 삼성점은 어떻게 오픈하게 됐나

ㄴ 홍대점 오픈 후 1년이 지났을 무렵부터 2호점을 내고 싶었다. 그때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에서 먼저 영업점을 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명동에서도 제안이 들어와 두 군데를 준비하다 최종적으로 삼성점을 오픈하게 됐다. 

사업 시작 후 3년 반이 지났다. 이 시점에서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ㄴ 다양한 지역에 '라온' 영업점을 늘리고 싶다. 여러 공간에서 입점 제안을 받았는데 재정적인 문제로 오픈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서비스를 좀 더 세분화하려는 계획도 있다. '라온보관소'하면 지금은 외국인이 이용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기업이 이용하는 서비스, 자취하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서비스 등 여러 가지로 확장해 나가려고 한다. 
 

▶ (링크) 이세진 대표 인터뷰 전문 바로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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