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고정 팬과 팬이 아닌데도 기다리고 고대하던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개봉하는 동시에 수많은 중요 스포일러와 자막 오역으로 인해 논란이 불거졌다.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 '스타 로드' 크리스 프랫과 '헐크' 마크 러팔로,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 등 주연 배우들은 "절대 스포일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 스포일러' 캠페인을 진행했을 정도였다.

 

한편,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라고도 볼 수 있는 '어벤져스 3'의 번역을 맡은 인물은 수차례 오역 등으로 팬들의 원성을 사 온 박지훈 번역가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토르: 다크 월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앤트맨', '닥터 스트레인지' 등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들을 번역하면서 심한 직역이나 의역, 오역으로 인해 중요한 의미 전달을 못 시키면서 팬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더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는 문화적 차이에 대한 설명이나 중요한 떡밥이나 이스터 에그 등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팬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디즈니 코리아의 관계자는 "마블 영화는 해석의 차이라 그 부분은 해답이 없을 것 같다. 답은 '어벤져스 4'에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영화를 보는 관객마다 각자 하는 해석이 다를 수 있지만, 언어의 해석은 정확한 법, 듣고 싶은 대로 듣고 해석하기보다는 대사가 전달하는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워낙 빠르게 지나가는 영화에서 놓치기 쉬운 포인트들에 대해 관람 후 팬들이 꼬집은 오역들을 짚어보자.

※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1. 헤임달 "선조들이여, 저에게 힘을 주소서"

영화 초반 부분의 배경이 되는 '아스가르드 피난선'에서 '타노스'는 '스페이스 스톤'으로 알려진 '테서랙트'를 내놓으라고 한다. 그 세다는 '헐크' 마저도 한 손에 제압되자 죽어가는 '헤임달'은 안간힘으로 '헐크'를 지구로 보낸다. 자막에서는 그냥 힘이 아닌 "어두운 힘을 주소서"라고 하지만 사실상 이 힘은 암흑에너지로 사악한 어둠의 힘을 쓰는 것은 아니다. '테서랙트'가 공간을 조종하는 능력을 갖췄는데 '헤임달'이 신들의 다리인 '비프로스트'를 지키는 문지기, 아스가르드의 파수꾼으로서 세상의 끝까지 볼 수 있는 시력이 있고, '비프로스트' 다리를 열어주는 힘을 가진 걸로 비슷한 능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선조들에게서 사악한 의도의 어두운 힘을 쓴 게 아니라는 의미.

 

2. 비전 '페이징 능력'

스코틀랜드에서 '블랙오더'에게 '비전'이 공격 당했을 때 창에 찔리는데 '완다'에게 '페이징 능력을 잃었다'고 한다. 여기서 페이징은 영어로 'Phasing'이라는 단어로 '물질 통과 능력'을 의미한다. ('비전'의 능력 중 하나)영어 발음 그대로 '페이징 능력'이라고 함으로써 몇몇 관객들은 어떤 능력인지 알아들을 수 없기도 하다.

 

3. 비꼬는 게 매력적인 '마블식 유머'

예고편에서도 많이 봤던 장면이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말빨로 승부를 거는 캐릭터 중 '아이언맨'과 '스타 로드'가 함께 계획을 짜는 게 나온다. '아이언맨'의 계획을 듣고 '피터 퀼'은 "I think it's good, except it sucks. so let me do the planning. so it might be really good"이라고 비꼰다. 보통은 "계획 참 좋네, 구리다는 것만 빼고. 그러니 작전은 내게 맡겨. 정말 좋을지 모르잖아"라고 직역해도 재밌을 것을 오히려 "네 작전 말이야, 별로인 것 빼곤 괜찮아. 그치만 내가 짠 작전은 완전 기발해"라고 밋밋함과 의역을 동시에 넣었다. 'might'이라는 단어를 무시함과 동시에 '완전히 기발하다'고 확정 지어버린 점은 '스타 로드' 특유의 거만한 성격에 어울리긴 하지만 '좋을지도 모르잖아'와 '완전 기발해'의 차이는 좀 큰 듯.

 

4. 닥터 스트레인지 "We are in the end game"

'타노스'가 '토니 스타크'를 죽이려던 찰나,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를 살려달라며 '타임 스톤'을 결국 내놓게 된다. 왜 그랬냐는 '토니'에게 "It's the end game"이라고 말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 대사는 해석하면 '최종회', '마무리' 등으로 "최종 단계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앞서 미래를 보다가 총 14,000,605개의 가능성 중 단 한 개의 방법만 통할 것으로 예측한 '닥터 스트레인지'의 대사로 본다면 이 단계가 '타노스'를 이길 가능성을 보여주는 최종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오역된 "이제 가망이 없어"라는 포기한 듯한 그의 대사로 인해 관객들은 '닥터 스트레인지'의 고구마 같은 행동에 '액스맨', '트롤링'이라고 답답해하기도 했다. 언어 해석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어벤져스 4'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가질 수도, 결말에 공허함만을 느낄 수도 있다.

 

5. 쿠키 영상 "mother f…"

'어벤져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닉 퓨리'(사무엘 L.잭슨)는 이 욕을 사실 달고 산다. 거친 말투 때문에 더 매력 있는 그는 소멸하면서 '캡틴 마블'에게 '레드 코드' 비상 메시지를 보내는데, "어머니"로 번역되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은 '캡틴 마블'의 로고를 보고 그녀가 '닉 퓨리'의 엄마였냐는 반응과 급 효자가 된 '닉 퓨리'의 모습으로 이 영화를 마무리 지어야 했다.

pinkcat@mhnew.com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