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ctation_Autoportrait, 책, 미러보드 시트지, 나무, 23x28x5cm, 2018

[문화뉴스 MHN 권혜림 기자] 오는 26일, 서울시 홍익대학교 홍문관 로비층에 위치한 최정아갤러리에서 '
박지나 개인전: 받아쓰기 Dictation'이 열린다.

작가는 예술의 (불)가능성을 이야기하기 위해 타자의 선재성에 주목한다. 여기에서 타자는 타인을 포함하여 의미화되지 못하고 남아있는 것, 대상화할 수 없는 것, 재현 불가능한 것, 고유성에 틈을 내는 것 등을 말한다. 이러한 타자의 선재성을 '받아쓰기'로 풀어내고자 한다.

작가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타자에게 노출되고, 타자에 의해 부름 받는다. 그리고 부름에 대한 응답으로 타자를 기입하는 것으로서의 받아쓰기를 수행한다. 이러한 응답이 타자에 대한 책임이고, 환대이다. 

타자의 부름에 응답하는 '나'는 '나'의 주권성을 포기하고 외부에 열린 '나'이다. 죽음에 스스로를 노출시킨 '나'이다. 그러므로 받아 적는 것은 '나'의 죽음이자 소멸을 의미한다. 

본 전시를 통해 타자에 노출됨으로써 자기동일성을 파괴하는 것, 불가능성을 경험하는 것에서 예술이 가능해지는 것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예술이 어떤 것을 의미화 시켜서 그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재현할 수 없는 타자(의 흔적)에 사로잡히는 것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applejuice@mhnew.com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