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이 원작은 2011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 크리에이티브스트 제작, 이승준 감독의 영화 <달팽이의 별>이다.

이진경(1977~)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출신으로 2002년 <야화모텔 살인사건> (작/연출) - 제25회 전국대학연극제 은상 수상, 200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희곡 <리모콘> 당선, 2010년 <영호와 리차드> 2012년 <스미스납치사건>, <춘성> 2015년 <운명 같은 인연>을 쓰고 연출했다.

박용범은 극단 엠포컴퍼니 대표로 배우이자 연출가다. 2014년 국내 최초로 배리어 프리 연극 '달팽이의 별'을 선보인 바 있다. 박 대표가 배리어 프리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2011년 지하2층에 있는 공연장에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찾아오면서부터다.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초대권을 들고 공연을 보려고 찾아왔다. 제작진과 남자배우 등 5명이 130kg 무게의 전동휠체어를 붙들고 계단을 내려가는 데 30여 분이 걸렸다. 공연이 끝나고 같은 방식으로 계단을 올라가는데 장애인이 미안한 마음에 눈을 감고 있었다. 우리도 이분에게 미안하긴 마찬가지였다. 이 일을 계기로 대학로 공연장을 둘러보니 장애인이 관람할 수 있는 공연장 시설이 없었다."

박 대표는 자비를 들여 장애인도 연극을 관람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다. 그는 "매뉴얼이나 선례가 없어서 시행착오를 반복했지만, 막상 배리어 프리 시설을 갖추는 제작비용이 비싸지 않다"며 "오늘 전막 시연회를 관람한 청각 장애인들이 배리어 프리 시설에 100점 만점에 90점을 매겼다"고 했다. 이들이 100점을 주지 않은 이유를 묻자 "만점을 주면 개선할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고 대답했다"며 박 대표가 웃었다. 박용범은 드라마- 내일은 사랑 , 新 손자병법 , 베스트극장, 연극 삼류배우, 밥 등에 출연해 기량을 발휘했다.

 

무대는 하수 쪽에서 배경 쪽을 향해 정사각의 벽면이 비스듬하게 세워지고, 중앙에는 원형의 장판과 그 위에 소파와 탁자 그리고 의자가 배치되어 있다.

아래층과 위층에 독립세대가 사는 연립주택인 듯싶고, 무대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남편과 이를 못 마땅해 하는 아내와 학생인 딸이 살고 있는 것으로 설정되고, 위층에는 보이지 않는 눈과 들리지 않는 귀를 가졌기 때문에 마치 달팽이처럼 오직 촉각에만 의지해 아주 느린 삶을 사는 남편과, 바로 그 남편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생각하는 아내, 아내는 척추장애로 작은 몸집을 가졌지만 남편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생명줄 같은 역할을 한다.

가장 값진 것을 보기 위해 잠시 눈을 감고, 가장 참된 것을 듣기 위해 잠시 귀를 닫고, 가장 진실한 말을 하기 위해 잠시 침묵 속에서 기다리는 이 부부의 사랑은 정상적인 몸을 가졌으나 늘 갈등과 불화로 이혼할 결심까지 하는 부부와 대비가 되고, 장애인 부부와 정상적인 부부가 같은 결혼기념일에 우연히 동석하게 됨으로 해서 이혼하려던 부부가 진정한 사랑의 눈을 뜨게 되고 다시 화합을 하게 된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실제 이 연극의 주제가 된 시각청각장애자인 남편 조영찬과 척추장애자인 아내 김순호 부부가 영상으로 특별출연하기도 한다.

홍성춘이 시각청각장애자인 남편, 조정민이 척추장애인인 아내, 구자승이 심장병을 앓지만 정상인 남편, 현은영이 정상적인 체구의 여성으로 출연해, 각기 성격설정은 물론 동작과 발성, 손가락 언어표현에 이르기까지 호연과 열연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프로듀서 윤홍준, 무대 김태훈, 조명 정일만, 음악 김용화 김 현, 영상디자인 김영현, 촬영 김건종, 편집 강경호, 디자인 전진아, 김획 김세영, 홍보 박은향, 목소리 홍예진 임태연, 영상출연 김순호 조영찬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어우러져, 극단 엠포컴퍼니의 이진경 작, 박용범 연출의 <달팽이의 별>을 장기공연을 해도 좋을 아름답고 감동적인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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