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후배 박주홍의 홈런을 축하하는 경기고 포수 허관회 모습 '포착'

▲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경기고 배터리와 장충고 거포 박주홍. 사진=IB SPORTS 중계화면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프로야구의 현장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이면서도 마음껏 자신의 팀을 응원할 수 있는 오락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 있어서 목동 야구장을 비롯하여 고교야구가 열리는 주요 공간 역시 이와 비슷하게 바라볼 수 있지만, 선수들의 위치가 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해 보았을 때 소풍의 공간이면서도 또 다른 교실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지금은 다른 팀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선수들 모두 한때 한솥밥을 먹거나 그라운드 밖에서 친구로 지냈던 동료이기도 하다.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급우를 교실에서 만나는 것처럼, 선수들도 친구를 그라운드에서 만난다.

그래서 경기 직후에는 서로 인사하면서, 승패를 떠나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를 건네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지난 일요일에는 찰나의 순간에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때는 장충고와 경기고의 일전이 있었던 15일 오전 11시 반으로 돌아간다. 당시 장충고는 1회에 먼저 점수를 허용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2회 초 반격서 밀어내기 몸에맞는 볼 등으로 3점을 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2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는 장충고 3번 타자 박주홍(2학년)이었다.

▲ 송민수 감독의 격려. 사진=IB SPORTS 중계화면

박주홍은 2볼 1스트라이크라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상대 투수의 볼을 힘껏 당겨 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쐐기 만루포를 작렬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만큼 큰 타구였다.

이에 박주홍은 1, 2, 3루를 돌면서 베이스 코치로 나가 있던 송민수 감독의 격려를 받았다. 그리고 홈에 다다른 순간!

▲ 중학교 후배 박주홍에 대해 격려의 의미로 손을 내민 포수 허관회. 사진=IB SPORTS 중계화면

뜻밖에도 경기고 포수 허관회가 박주홍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맞은 것은 맞은 것이고, 커다란 홈런 타구를 날린 것에 대해서는 후배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맞다고 본 것이다. 허관회와 박주홍은 건대부중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이기도 했다.

자칫 놓치기 쉽지만, 이러한 장면이 많이 보여질수록 보는 이들이 뿌듯해 하는 법이다. 이렇게 박주홍의 활약을 앞세운 장충고는 경기고에 15-2, 7회 콜드게임 승리했다. 승패를 떠나 또 다른 교실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는 것이 이와 같음을 보여 준, 꽤 의미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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