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에 의혹이 제기돼 송형종 회장이 해명했다.

서울연극협회(회장 송형종)와 (재)구로문화재단(이사장 이성)이 공동 주최한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는 지난 3월 27일 시작해 4월 6일까지 11일간, 총 10개 단체가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과 구로구민회관 대강당에서 경쟁을 펼쳤다.

최우수연기상은 '후궁 박빈'의 강선숙 배우와 '비정규식량분배자'의 문영수 배우가, 신인연기상은 '후궁 박빈'의 민준호 배우와 '월곡동 산 2번지'의 김수정 배우가 각각 수상했다.

극단 가변의 연극 '검정고무신'이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예술감독 정상철) 대상을 수상했다.

연극 '검정고무신'은 희곡이 지닌 언어의 밀도와 구성의 탄탄함과 배우들의 고른 연기, 무대장치 등의 무대 완성도가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 작품의 이성구 연출이 연출상을 동시에 받아, 오는 6월 대전에서 열리는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 본선에 참여하게 됐다.

이 연출은 "대상을 타서 기쁘기보다는 서울대회를 준비한 다른 극단들이 떠올라 마음이 무겁다. 본선 대회에서 서울 대표로 좋은 결과가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쉬운 소리가 있었다. 극단 '가변'이 바로 송형종 회장이 속한 극단이라는 점에서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 실제로 '가변'은 송형종 회장이 서울연극협회 회장직 취임 이전까지 극단 대표로 있던 곳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송형종 회장은 "논란이 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송 회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서울연극협회가 공동 주최인 것은 맞지만 '대한민국 연극제 서울대회'는 철저하게 예술감독 체제로 돌아간다. 심사위원에게 공정한 심사를 맡기기 위해 참가작을 따로 보지도 않았다"며 "자신의 개입이 있을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송 회장은 "대한민국 연극제 준비는 각 지역 지부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검정고무신'을 연출한 이성구 연출은 2017년에도 강동지부 소속으로 출전해 금상을 받았다. 올해 대상을 탔다고 해서 갑자기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 되려 이상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성구 연출은 2017년에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연극제 서울대회에서도 '인생 오후 그리고 꿈'으로 연출상과 금상을 받은 바 있다. 또 이 연출은 송형종 회장이 협회장에 취임하기 이전인 2011년에도 서울연극제 차세대 연극연출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선정돼 '사라-0(제로)'를 공연했고 2013년 열린 34회 서울연극제에서 젊은 연극인들의 경연 부문인 '미래야 솟아라'에서 '끔찍한 메데이아의 시(詩)'로 작품상을 타기도 했다.

▲ ▲ 송형종 회장 ⓒ문화뉴스 MHN DB

심사를 진행한 정상철, 윤여성, 최원석, 김경익 심사위원은 연극 '검정고무신'에 대해 "희곡이 지닌 언어의 밀도와 구성의 탄탄함이 신뢰를 갖게 했고 이에 걸맞게 배우들의 고른 연기와 무대장치 등의 무대완성도 또한 뛰어났다. 다만 몇 장면 대사전달이 분명치 않았고 주인공들의 심리변화가 입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는 점이 무척 아쉬웠다"고 심사총평을 남겼으며 총 10작품의 경연 끝에 '후궁 박빈', '검정고무신', '비정규식랑분배자'를 최종후보에 올린 심사위원단은 '과연 이 시대가 가장 갈급하는 이야기가 무엇일까?'라는 관점에서 현시대 대한민국이 지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계급과 자본의 양극화가 가지고 오는 인간성의 황폐화라는 결론에 모든 심사위원들이 동의했고 그 결과 '검정고무신'을 대상 작품으로 선정하게 됐다"고 대상 선정 이유를 전했다.

한편,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의 참가신청 자격은 극단 대표 혹은 극단 소재지가 각 지부에 위치하거나 서울연극협회 정회원 단체에 한해 국내 작가의 창작극으로만 참가할 수 있다. 이번 3회에는 창작그룹 가족과 극단 M.Factory만이 단체 자격으로 참여했고 극단 가변(강동), 극단 삼각산(강북), 화이트캣 시어터컴퍼니(구로), 극단 노을(금천), 극단 명장(동작), 에이치 프로젝트(서초), 공연예술제작소 비상(성동), 극단 은행목(양천)은 해당 지부 자격으로 참가했다.

물론 경연의 공정성이 화두인 요즘 시대의 시선으로 봤을 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기존에 문제 없이 잘 해왔다'고 하더라도 다시 한 번 검토하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변화를 꾀해야 하는 게 지금 연극계, 공연계에서 해야할 노력이 아닐까. 심사위원이 전원 서울연극협회 이사, 정책자문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심사를 도맡아 줄 외부 전문가의 영입이 한 가지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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