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김영준 형제(?), LG 마운드 중심 될 날 다가와

▲ 2015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이영하(사진 우)와 함께 사진 촬영에 임한 김대현.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 국가대표팀이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장면은 팬들이나 선수들 모두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을 법하다. 그리고 어떠한 운동을 시작할지 고민하는 스포츠 유망주들이 이 장면을 보고 난 이후 대거 야구로 유입된 사실은 꽤 유명하다. '베이징 키즈'로 불리는 선수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이 선수들이 착실하게 성장하여 지난해 고교 무대를 평정, 프로 선수들 못지 않은 경기 수준을 선보인 바 있다.

그리고 이들이 프로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이게 되는 올해, '베이징키즈 1세대'들은 2군을 거치지 않고 바로 1군 무대에서 그 비범함을 선보이기도 했다. 강백호(kt), 한동희(롯데), 양창섭(삼성), 곽빈(두산), 박주홍(한화) 등이 기존 형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신예들이다.

아직 신예들은 100% 등장하지 않았다!
김대현-김영준 형제도 LG 마운드 중심 될까?

재미있는 것은 아직 베이징키즈들이 100% 프로 1군 무대에 등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청소년 대표팀으로 유독 일본전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유신고의 김민(kt)을 비롯하여 홈런 타자 오영수(NC), KIA의 간택을 받은 '리틀 장채근' 한준수, SK의 김정우-최준우 듀오도 언제든지 1군 무대에 올라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재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신예가 1군 무대 진입을 위해 준비중이다. 지난해 LG의 1차 지명을 받은 김영준(19)이 그 주인공이다. 김영준 역시 청소년 대표팀으로 지난해 세계 청소년 선수권대회 준우승 멤버이기도 하며, 190cm에 육박하는 큰 키로 빠른 볼을 던질 줄 아는 유망주다. 지난해 모교 선린인고 마운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질 만큼, 빼어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래서 여러가지 측면에서 그와 똑같이 1차 지명을 받았던 동문 선배 김대현(21)과 비교되곤 한다.

윤석환 전임 선린인고 감독은 두 이를 전국 무대로 이끈 지도자이기도 하다. 이에 필자도 "김영준과 김대현 중에서 누가 더 나은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거침 없이 "고교 시절만 놓고 보면 (김)영준이가 더 낫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물론, 질문 당시 김대현은 졸업생이었고 김영준은 재학생이라 프로 지명을 앞둔 제자에게 큰 용기를 주고 싶다는 의도가 다분히 드러나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영준이 거의 혼자 마운드를 이끌다시피 했던 부분만 놓고 보면, 윤 전 감독의 평가 역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부분이 있다. 2015년 선린인고 황금사자기 우승 뒤에는 김대현과 함께 두산 1차 지명을 받았던 이영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 LG 김영준의 트레이드마크는 '웃음'이다. 그것이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사진ⓒ김현희 기자

김대현과 김영준은 여러 측면에서 많이 닮았다. 팀의 에이스 역할에 충실했고, 둘 모두 청소년 대표팀으로 태극 마크를 달았던 경험도 있다. 여기에 140km 후반대에서 형성되는 빠른 볼 구속 역시 동년배들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187cm, 100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김대현이나 185cm, 89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김영준 모두 탄탄한 몸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김대현이 3학년이었을 때 김영준은 1학년으로 당시만해도 김영준에게 김대현은 '넘사벽'과 같았다. 그러한 두 형제(?)가 2년 만에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다.

김대현은 이상훈 피칭 아카데미 원장의 지도를 충실히 받은 직후 지난해부터 LG 1군 마운드에 합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빠른 볼 최고 구속 역시 150km에 육박할 만큼 고교시절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올해 역시 그 기량이 발전하면서 4경기 1승 1패 12탈삼진, 평균자책점 2.12를 마크하고 있다.

반면 김영준은 앞서 언급한 입단 동기들에 비해서는 다소 출발이 늦지만, 김대현과 마찬가지로 이상훈 피칭 아카데미 원장의 지도를 받으며 착실히 기량을 증대시키고 있다. 구태여 서둘러 김영준을 기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LG로서는 충분히 기다린 이후 그를 쓰겠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다. 다만, 마운드에서 조금이라도 그를 써야 할 상황이 온다면, 주저 없이 부르겠다는 유연한 입장도 같이 견지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김대현-김영준 선린인고 동문 듀오를 한 날 볼 수도 있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김영준이 잠실구장에서 첫 승을 거두면 야구장을 찾으러 온 팬들을 향하여 '애교‘를 부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는 점이다. 선배 김대현과는 달리, 마운드에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며 웃음을 잃지 않는 김영준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에서 비롯된, 다소 재미있는 공약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시점은 시나브로 빨라질 전망이다.

eugenephil@muhw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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