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지난 10일 오후 대학로 한양레퍼토리씨어터에서 연극 '특별한 저녁식사'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오는 5월 13일까지 공연을 이어갈 극단 은행나무의 연극 '특별한 저녁식사'는 핵가족화된 시대에 가족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만들 작품으로 기대된다.

부모의 불화 등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진 가족이 막내 선우의 제안으로 오랜만에 만난다. 서로 얼굴도 마주치기 불편해하는 가족들이지만, 선우가 '결혼할 상대와 함께 밥을 먹어야 한다'는 폭탄 선언을 던지고, 온 가족이 모여서 '특별한 저녁식사'를 가진다.

 

오혜원 작가의 작품을 조연호 연출이 맡았으며 아버지 역에 이승철, 어머니 역이 김화영, 선미 역에 김경숙, 건우 역에 서삼석, 선우 역에 여민주와 피민지, 진호 역에 윤동기가 출연한다.

이날 프레스콜에선 가족들이 오랜만에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만, 점차 불편한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들과 선우가 등장해 '특별한 저녁식사'를 제안하는 장면, 진호와 함께 대화하며 어색한 연기로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 마지막의 엔딩 등을 시연했다.

연극 '특별한 저녁식사'는 배우들의 힘으로 움직이는 작품이다. 단순화된 배경과 조명 변화조차 거의 없는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만으로 웃음과 눈물을 자아낸다.

 
▲ 조연호 연출

이에 대해 조연호 연출은 "마치 만화 속 장면처럼 단색의 심플한 배경으로 대도구, 소도구를 연출한 건 배우의 연기가 더욱 부각되게끔 하려 했다"며 의도를 밝혔다.

조 연출은 또 "우리 가족들의 모습에서도 작품속 가족의 모습을 흔히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공연을 보신 관객들이 이 배우들이 훗날 다른 곳에서 연기하는 걸 떠올리면서 2018년에 '특별한 저녁식사'를 본 기억, 그 당시의 삶과 희로애락을 떠올려보실 수 있게끔 하셨으면 한다"고 작품을 연출한 이유를 전했다.

아버지 역의 이승철 배우는 "극 중에도 증오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랑도 함께 있다. 그 안에서 서로 조금씩 공감대를 찾아간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이런 가족들이 있다 해도 그분들의 마음도 결국 같지 않을까. 사실은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어도 원하는 마음이 늘 밑바닥에 깔려있을 것 같다. 그런 면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이번 작품을 연기하는 방향을 설명했다.

 
 

엄마 역의 김화영 배우는 "식사에 초점을 뒀다"고 밝히며 "꼭 헤어지거나 하지 않아도 요즘 핵가족화되고 자식들도 다들 독립을 원하는데 가끔 만나서 밥먹는 게 큰 행복이란 걸 느끼셨으면 좋겠다. 큰 메시지를 전하기보다 작은 것에서 큰 걸 찾아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선우 역의 여민주 배우는 "막내딸은 일반적으로 사랑 많이 받고 애교 많다고 생각할 텐데 선우는 어릴적부터 독립적으로 강하게 자랐을 것 같다. 선우는 속으로 어릴적부터 자신이 버림 받은 거 같다고 생각하는 게 있을 거 같다. 선우 대사 중에도 '어릴적부터 이런 자리를 기다렸다'는 말이 있다. 선우로 인해서 관객들이 웃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각자의 상처를 갖고 살아가는 구나 이런 이야기도 함께 느끼시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더블캐스트인 피민지 배우는 "가족이란 대사가 은근 많이 나오고 독백에도 '가족이니까' 이런 말이 나오는데 가족에 대해 온전히 생각하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 작품은 '가족'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어선지 작품 외적인 '가족' 이슈로 주목받았다. 바로 부모 역할의 두 배우, 이승철과 김화영이 각각 배우 이청아와 배두나의 아버지, 어머니기 때문이다. 이날 역시 자식들이 어떻게 응원하는지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승철 배우는 "대학로를 떠나 수원에 있는 극단에 9년정도 있었다. 작년에 대학로에 돌아와서 딸도 아주 좋아하고 다시 한번 고향이랄까. 그런 곳에서 마음껏 재미난 연극 해보세요 하고 용기를 줬다"며 이청아의 반응을 전했다.

▲ 김화영 배우를 찾아온 배두나

김화영 배우는 "물심양면으로 엄청 받고 있다"며 "괜찮냐. 잘하냐. 문자도 보내주고. 오히려 딸이 추운데서 드라마 '킹덤' 찍으면서 더 고생하는데 연극한다는 핑계로 오히려 더 위로 받는 거 같다. 이런 자잘한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자주 생각해주고 조그마한 것도 챙겨주고 그런 게 더 좋은 것 같다"며 모녀간의 따듯한 관계를 자랑했다. 실제로 현장에 배두나 배우가 찾아와 선물을 주기도 했다.

따듯한 봄에 어울리는 연극 '특별한 저녁식사'는 5월 13일까지 한양레퍼토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some@mhnew.com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