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전설의 레전드'급 뮤지컬 '삼총사'가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관객을 만난다.

지난 20일 오후 한전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삼총사'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뮤지컬 '삼총사'는 알렉산드로 뒤마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삼총사'를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로 한국에서는 2009년 초연을 시작해 10년 동안 다양한 스타들이 거쳐간 작품이다. 총사가 되길 꿈꾸며 파리로 상경한 달타냥과 전설적인 총사인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와 만나 루이13세를 둘러싼 음모를 밝혀내는 이야기를 빠른 전개와 신나고 발랄한 분위기 속에 담아냈다.

 

달타냥 역에 엄기준, 손호영, 서은광, 아토스 역에 신성우, 유준상, 김준현, 아라미스 역에 민영기, 박민성, 손준호, 포르토스 역에 김법래, 이정수, 밀라디 역에 서지영, 안시하, 장은아, 콘스탄스 역에 제이민, 린지, 리슐리외 역에 홍경수, 조순창, 쥬샤크 역에 김보강, 선재가 출연한다. 프레스콜에는 엄기준, 신성우, 손준호가 불참했다.

이날 프레스콜은 작품 첫 장면인 '가면무도회'부터 '우리는 하나'까지 주요 인물들의 만남과 갈등이 펼쳐지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했다.

무엇보다 이번 프레스콜은 '신엄유민법(신성우, 엄기준, 유준상, 민영기, 김법래)'으로 불리는 초연멤버들의 참여가 주목받았다. 2014년 공연 이후 오랜만에 돌아온 이들은 뮤지컬 '삼총사'와 함께 뮤지컬 배우를 넘어 '절친'으로 불려온 세월들을 회상했다.

▲ 하이라이트 시연 후 간담회를 하기 위해 착석한 배우들. 좌측부터 선재, 김보강, 장은아, 안시하, 서지영, 이정수, 김법래, 서은광, 손호영, 유준상, 김준현, 민영기, 제이민, 린지, 홍경수, 조순창.

김법래는 '삼총사'를 두고 "어른들의 동화"라고 언급하며 "'정의는 살아있다'는 담백한 이야기기에 세월이 가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단순하고 자칫하면 유치해질 수도 있지만, 우정, 사랑 등을 그린 작품이기에 앞으로도 많은 배우들을 통해서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삼총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준상은 "제 인생에 삼총사가 다시 올 수 있을까 싶다. 몸은 더 할수 있지만 안시켜주실 거 같다(웃음)"고 말한 뒤 "지방 공연까지 끝나면 많은 생각이 드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저는 10년이나 하게 될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그런 시간(10주년 기념공연)이 정말 다가와서 한 회, 한 씬, 지나가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고 행복함을 전했다.

 

뮤지컬 '삼총사'는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이전 제작사가 사라지며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했던 작품이다. 그래선지 이들의 소감이 더욱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삼총사'를 소중히하는 건 이들만이 아니었다. 프레스콜에 참여한 배우들 모두 '삼총사'를 위해 고민한 시간들이 드러나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정수는 '삼총사'를 '먼지쌓인 장난감 상자'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작품에서 말하는 정의 등이 지금 우리가 말하는 것과 좀 다르다. 근대가 오기 전의 정의는 왕정 등, 옛날 시절을 유지하는 것이지 않나. 다 커서 장난감 상자를 보면 내가 이런 걸 갖고 놀았나 싶으면서도 흉내낼 수 없는 맛이 있지 않나 싶다"라며 뮤지컬 '삼총사'가 지금은 낡고 바래보이는 '정의'를 외치는 작품이지만, 그 안에 담긴 매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악당 리슐리외의 심복 쥬샤크 역을 맡은 김보강은 "관객으로 봤을 때부터 무척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밝힌 뒤 "어릴 때 추억이 생각나는 작품이어서 어떤 역을 하던 간에 영광이었고 처음엔 쥬샤크의 분량이 크지 않아서 그 안에서 내 서사를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했다. 그러나 작품의 전체적 흐름을 보고 '나쁜 놈'으로 가야겠다 싶었다. 단순히 악역이 아닌 매력적인 악역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캐릭터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손호영은 "앞으로 뮤지컬 배우로서 '삼총사' 전과 후로 나뉘어질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그는 "뮤지컬을 처음 접하면서 이건 제가 평생하고 싶다. 너무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는 일이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10년째 하게 됐다"고 이전을 회상하며 "올해 39세인데도 '삼총사'를 하면 막내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제가 연습하는 걸 선배님들이 디테일하게 지켜봐주시면서 좋은 말씀해주시고 배워가며 하게 되다보니까 그런 면에서 변화를 얻지 않았나. 이런 마음가짐, 배운 것들을 다음 작품에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성장할 때 가끔 계단식으로 톡톡 튀게 될 때가 있는데 그때가 이번인 것 같다"고 '삼총사'가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뮤지컬 '삼총사'는 시대나 분위기상 '남자'를 강하게 어필하는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달타냥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콘스탄스와 불행과 아픔을 지닌 채 복수심에 불타는 밀라디를 빼놓을 수 없다.

 

2013년과 2014년에 출연했던 제이민은 "처음 콘스탄스 맡았을 땐 지금보다 무대 위에서 덜 자유로웠던 것 같다"고 과거를 회상하며 "예전과 좀 다른 콘스탄스, 성장한 모습을 표현할 수 있지 않나.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뮤지컬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을 펼치던 과거에서 성장한 자신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2010년부터 밀라디를 연기했던 서지영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너무 매력적이고 여자배우로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선이나 보여지고 싶은 면이 많이 담긴 작품이라서 공연하면서도 많이 행복했다. 10주년이 돼 다시 밀라디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너무 영광스럽고 무척 행복하다. 여자배우들은 매체에서도 그렇지만 생명력이 짧고 맡는 캐릭터가 나이가 들수록 어중간해지는 문제가 있는데 이 밀라디를 다시 만나서 무대에서 연기하고 하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 여자배우로서 후배들에게 나도 저 선배님처럼 오래 무대에서 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제가 제일 존경하는 분이 박정자 선생님이다. 그 나이 때까지, 넘어서도 무대에 서고 싶다"며 10주년에 걸맞는 이야기를 전했다.

 

유준상은 끝으로 "2018년 첫 공연을 올리며 많은 생각하게 됐다. 세상은 바뀌고 있고 정의란 게 요즘에는 어떤 말일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변화무쌍하게 지나가는 세상 속에서 무대지만 열정적으로 저희가 10년을 했다. 좋은 작품 봐주시면 좋겠다. 저는 여러분들과 20년 정도까지 더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삼총사'에 대한 사랑과 격려를 당부했다.

뮤지컬 '삼총사'는 하이라이트 시연에서도 보였듯 진지한 사건과 배경 속에서도 발랄하고 행복한 분위기가 매력을 더하는 작품이다. 그런 면모가 어디에서 나오나 했더니 배우들의 애정이 녹아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삼총사'는 오는 5월 27일까지 양재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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