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채무자들도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이은종]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파산·회생 절차에 대해서 생각해볼 일이 생긴다.

파산·회생 변호사로서 활동하면서 여러 상담을 하게 되는데, 어려운 상황에 빠져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의기소침해지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물론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 가는 바이나, 파산·회생 절차를 이용하는 것이 과연 그렇게까지 부끄러워할 일일까. 

우리가 알만한 연예인 중에서도 과중한 채무로 고통받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가수 이상민의 경우일 것이다. 그의 채무는 약 7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2005년 부도 이후 현재까지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면서 그 채무를 부지런히 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년 넘게 빚을 갚다 보니 아무리 채권자 - 채무자 사이라도 미운 정 고운 정이 들게 마련이어서, 방송에서도 채권자들이 그에게 건강보조식품을 챙겨주고 그도 채권자가 운영하는 가게를 홍보해주러 가는 등 훈훈한 모습들이 비치기도 했다.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묵묵히 갚아나가는 그의 모습은 우리에게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하는 경이감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그 역시 빚을 갚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한다. 자신의 삶을 채무 변제에 온전히 쏟아부으면서 희생하는 것들이 많다. 단란한 가정생활, 안락한 잠자리, 편안한 휴식. 채권자들에 대해서 성실하게 책임을 다하는 것도 좋지만 과연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는 잘 책임지고 있는 것일까?

 

빚을 잘 갚아보려고 해도 모두가 이렇게 운이 좋은 것은 아니다. 모두가 경제적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사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70억은 고사하고 7천만 원도 5년 동안 나누어 갚기에도 벅찬 것이 사실이다. 유명 연예인 중에서 파산·회생 절차를 이용한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다.

과거 최고의 인기스타였던 개그맨 윤정수는 지인의 빚보증과 사업 실패로 인해 30억 원에 달하는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2013년 9월 파산 신청을 하여 현재에는 채무 상환의 부담에서 벗어나 활발하게 연예활동을 이어가며 제2의 전성기라는 평까지 듣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최고의 미남이라면 아마 박보검이 뽑힐 것이다.

현재 영화와 드라마 모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 역시 파산의 과정을 거친 바 있다. 그의 부친이 2008년경 대부업체에서 약 3억 원을 빌리면서 사업을 하였는데 그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아들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우게 되었고, 결국 그 사업이 실패하면서 연대보증인인 박보검에게까지 채무상환요구가 오게 된 것이다. 이에 박보검은 2014년 법원에 파산 및 면책 신청을 냈고 결국 그 파산절차도 순조롭게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살다 보면 이러 저러한 일로 과중한 채무를 지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내 소득이 기본적 생활의 필요를 충족하기에도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빚을 지게 되는 경우도 있고,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있으며 부지불식간에 연대보증인이 된 경우도 있다.

사정이야 어찌 됐든, 빚을 갚지 못했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특히 그 빚이 돈을 빌려주는 것을 업으로 하는 은행, 대부업체 등으로부터 빌린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들은 프로고, 프로는 돈을 빌려줄 때부터 받지 못할 가능성을 이미 고려하고 빌려주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의기소침해서 생활의 활력을 잃을 것 없이, 법이 마련한 제도를 안전하게 이용하자. 남의 돈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지만 내 인생에 대해 지는 책임이 더 중요하다. 자신의 인생이 빚과 맞바꿀만한 정도의 가치에 그치는가. 이런저런 생활의 곤란은 사회 구조적으로 생기게 마련이고 사업 역시 경영의 탁월성과 관계없이 사회 전반의 부침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인데, 과연 빚을 지게 된 원인이 채무자에게만 있는 것인가. 함부로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인가.

 그러니 빚 때문에 고민이라면 주변의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보자. 빨리 정리하면 쉽게 정리할 수 있다. 오늘은 빚 때문에 고생하지만, 내일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TV에서 볼 수 있는 그 사람들처럼.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ART'ietor)이은종 변호사, 공인회계사]채무자가 빚에서 해방되어 사회에 다시 기여하는 것이 우리 사회를 더욱 밝게 만든다고 믿으며,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법무법인 도담 회생희망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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