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연극 '레라미 프로젝트'가 오는 25일까지 한양레퍼토리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레라미 프로젝트'는 단지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울타리에 묶인 채 폭행당하고 끝내 사망에 이른 매튜 쉐퍼드의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이다. 원작자 모이세스 카우프만은 1년 반 동안, 레라미 주민들과 200번이 넘는 인터뷰를 통해 매튜 쉐퍼드 살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그 인터뷰를 기록으로 연극을 만들었다. 2017년 신명민 연출가에 의해 번안과 각색 작업을 거친 이 작품은 쇼케이스 발표로 관객들과 첫 만남을 가졌고,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2018년 3월, 대한민국 최초로 정식허가를 받아, 대학로에서 정식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1998년 일어난 매튜 쉐퍼드 살인 사건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큰 충격을 주었다. 한 어린 소년의 죽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동성애 혐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더 나아가 2009년 미국에서 혐오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안인 'The Matthew Shepard Act'가 만들어졌다.

'레라미 프로젝트' 측에 의하면 "10년 전, 혐오 범죄 법안이 만들어진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혐오범죄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낮다. 많은 성소수자들은 그 혐오에 노출되어 있으며, 그들의 정체성을 부정 받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존중받으며 살길 바라며, 먼 나라의 한 소년의 이야기를 빌어 우리나라에서 자그마한 빛을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립극단’에서 인정받은 배우 우혜민, 이승헌. 드라마 '투깝스', '체포왕'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이달.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 안톤체홉의 '갈매기'에서 주연 니나 역을 맡아 평단에 극찬을 받은 조우현, '총각네 야채가게'로 다년간 무대경험을 쌓은 정현준, 러시아 국립극장 '기치스' 출신 김수민,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면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이준희, 서미정까지 8명의 배우들은 실제 레라미 주민들의 모습이 되어 연극을 이끌어나간다.

이들을 통해 무대 위에는 범죄를 저지른 20대 남성들과 사건 담당형사, 피해자의 부모,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최초 발견자, 마을의 종교인, 피해자의 친구와 피고의 친구들 등등. 이 사건을 구성하는 70여명의 인물들이 펼쳐진다. 관객들은 이를 통해 이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인물들과 다양한 시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배우들은 각자의 역할 뿐 아니라 연극의 배경을 만들어 내며 다양한 공간을 표현한다.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변하는 무대는, 다른 매체에서는 보기 힘든 연극 고유의 특징으로 흥미롭게 다가갈 것이다.

2017 서울연극센터 NEW STAGE 선정 되는 등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신진 연출가 신명민을 필두로 '대한민국 연극제 서울지부 대상', '나눔예술제 기술상'을 받은 의상 디자이너 김경아, 대학로를 넘어 해외 진출 공연까지 섭렵한 무대 디자이너 양이삭. 'STAGE WORKS'소속으로 많은 연극 경험을 가진 조명 감독 정유석. 대학로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음향디자이너 장진수. 탄탄한 스태프진들이 웰메이드 무대를 책임진다.

작가 모이세스 카우프만은 1963년 11월 21일생으로 극작가, 영화감독, 연극연출가이자 텍토닉 시어터 극단의 설립자다. 2002년 구겐하임 펠로십을 수상했고 도그 라이트의 '나는 나의 아내다'라는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감독으로 데뷔해 토니상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2016년 9월 22일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국가예술훈장을 수여했다. 그의 대표작인 '레라미 프로젝트'는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는 동성애 현상에 대해 다양한 시선으로 분석되어진 공연으로써, 미국 전역에 공연됐고 미국 교과서에도 소개 되는 등, 많은 업적을 이뤄냈다.

극단 '실한' 은 허실 없이 옹골차고 든든하다는 뜻을 가진 단어 '실하다'처럼 내실 있는 연극 작업을 위해 모인 젊은 극단이다. 극단 '실한' 측은 "현대사회 속 소외되는 다양한 인간상에 주목하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듭니다. 그것을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유쾌하게, 또 때로는 따뜻하게 그려내고 싶습니다. 우리의 작업이 관객들 가슴에 '실한 연극'으로 기억되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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