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 및 썰매, 설상 종목 선전에는 박수. 연맹 체질 개선은 30년간 풀지 못한 숙제

▲ 이번 동계올림픽 최고의 성과는 바로 여자 컬링의 은메달 획득일 것이다. 그러나 이 컬링 대표팀도 은메달까지 획득하는 과정 자체가 가시밭길이었다. 사진제공=평창동계올림픽 위원회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지난 25일 저녁, 17일간 선수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해맑은 미소가 오갔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이 폐회를 맞이했다. 대한민국 태극 전사들은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캐치 프라이즈 아래, 역대 동계 올림픽 이래 가장 많은 총 17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메달 색깔보다는 지구촌의 축제라는 올림픽 본연의 무대가 충실하게 재현되었다는 점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져도 좋을 듯 싶다.

이번 동계올림픽의 또 다른 특징은 메달 획득 분야가 꽤 다양했다는 점이었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이후 특정 종목의 선전만을 바라야 했던 것에 비하면 꽤 의미 있는 변화이기도 했다. 특히, 아시아에서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여겨졌던 종목에서 메달이 나오고,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왔다는 점도 가볍게 볼 수 없다.

전통 빙상 종목 선전에는 '박수'
설상과 썰매 종목 선전도 '기대 이상'

전통적으로 국내 동계 스포츠는 빙상 종목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에서도 스피드 스케이팅의 김윤만에서부터 시작하여 쇼트트랙의 김기훈,, 이준호가 메달을 획득하면서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스피스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서 13개의 메달(금메달 4개, 은메달 5개, 동메달 4개)을 획득하면서 총 17개의 메달 중 무려 76%에 해당하는 숫자이며, 금메달 비중 역시 90%(5개 중 4개)로 절대적이었다. 잘 하고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더 잘 하도록 육성하는 것이 중요한 셈이다.

또한, 빙상 종목 중 컬링에서 은메달이 나온 것도 꽤 유의미한 변화다. 대한체육회에서 이렇다 할 지원도 받지 못하고, 강릉 컬링 경기장에서 연습할 수 있는 절대 시간도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만들어냈다. 생활체육을 통하여 성장할 수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것도 필요한 셈이다. 이것이야말로 대한체육회의 또 다른 숙제이기도 하다.

▲ 대한민국 대표팀 메달 획득 종목별 세부 현황. 정리=김현희 기자

또 다른 유의미한 변화는 썰매 및 설상 종목에서도 '절대 나올 것 같지 않았던' 메달이 나왔다는 점이다. 아직 그 비중은 미미하지만, 스켈레톤에서 윤성빈이 트렉 신기록을 세우면서 압도적인 차이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비롯하여 봅슬레이 4인승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전통 설상 종목 중에서도 이상호가 스노우보드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향후 발전 가능성을 선보이기도 했다.

빙상연맹 환골탈태는
30여 년간 풀지 못한, 시대가 원하는 숙제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적과는 별도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장면도 간혹 연출됐다. 그리고 그 안에는 대한민국 동계 스포츠와 체육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내재되어 있어 그 근본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있다. 그리고 이는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직후부터 풀지 못했던, 대한민국 빙상의 30년 묵은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가 상징적으로 드러난 사건이 바로 여자 팀 추월 경기였을 뿐이다.

컬링 불모지에서 세계 2위를 기록하고도 대표팀 선수들이 제대로 된 대가를 받지 못하는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내분으로 인하여 관리단체 지정을 받은 대한컬링연맹 자체가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표팀 코치들도 대한체육회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역시 이렇다 할 도움을 받지 못했다. 생활체육으로부터 비롯하여 올림픽 은메달까지 차지했던 태극전사들의 모습을 봐 왔다면, 대한체육회도 변회가 필요한 법이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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