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 올림픽에서는 순위 산정 無, 메달 획득자에 대한 감사가 중요

▲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역대 최다 메달 숫자를 기록했다. 사진제공=평창동계올림픽 위원회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지난 25일 저녁, 17일간 선수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해맑은 미소가 오갔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이 폐회를 맞이했다. 대한민국 태극 전사들은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캐치 프라이즈 아래, 역대 동계 올림픽 이래 가장 많은 총 17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메달 색깔보다는 지구촌의 축제라는 올림픽 본연의 무대가 충실하게 재현되었다는 점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져도 좋을 듯 싶다.

국내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획득하여 종합순위 7위를 차지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국제 올림픽 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이하 IOC)의 공식 순위가 아니다. 아니, IOC에서는 공식적으로 메달로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다만, 어느 국가가 금, 은, 동메달을 몇 개나 획득했는지 정보만 제공한다. 그마저도 1992년 바르셀로나 하계 올림픽 대회부터 메달 집계 결과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다만, 당시에도 "국가별 순위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정보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일 뿐이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기존 방식(금메달 우선)대로라면 7위,
총 메달 산정 방식 대로라면 공동 6위. 점수제로 하면?

이는 IOC의 헌장에도 등장하는 부분이다. 올림픽 헌장 1장 6조는 'The Olympic Games are competitions between athletes in individual or team events and not between countries(올림픽 게임은 개인 선수별, 혹은 팀별 경쟁이지 국가 간 경쟁이 아니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5장 57조에는 'The IOC and the OCOG shall not draw up any global ranking per country(IOC와 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는 어떤 식으로든 국가별 순위를 매겨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여 올림픽은 순수한 스포츠 축제의 장(場)임을 분명하게 한 바 있다.

다만, 각 국가 언론에서 올림픽 순위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가에 대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국내를 비롯하여 유럽과 아시아는 금메달 기준 순위 산정 방식을 취하는 반면, 북미(미국, 캐나다)에서는 전체 메달 숫자를 기준으로 순위를 계산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종합 7위를 차지했다고 발표를 하나, 북미 기준으로 메달 숫자를 정렬해 보면 OAR(러시아 개별 참가 선수단)과 공동 6위에 오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는 둘 다 맞는 표현이다.

▲ IOC가 공식적으로 메달에 의한 순위 및 종합 우승국을 선정하지 않기에 각 국가별로 다양하게 메달 순위를 보도할 수 있다는 것도 올림픽만이 가질 수 있는 재미다. 각색/정리=김현희 기자

만약에 1908년, 영국이 동계 올림픽에서 산정했던 방법을 사용해 보면 어떠할까? 당시 영국은 금메달 5점, 은메달 3점, 동메달 1점 등으로 점수를 매겼다고 한다. 스피드 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 4, 8, 12바퀴(포인트 바퀴)에서 1~3위에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과 동일했던 셈이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총점 53점을 획득하여 종합 7위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주 : 이렇게 되면, 금메달 다수 획득 국가에 유리하다. 그러나 금메달 우선 적용 순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 참조). 물론 어떠한 방법으로 표현하건 간에, 메달 획득자에 대해 표하는 경의와 감사의 방법은 어떠한 형태로든 환영해야 할 것이다. 메달 집게는 그러한 선수들을 한 번이라도 더 기억해 보자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
출전국 93개국 중 메달 획득 국가는 30개.

이번 동계 올림픽은 15개 종목에서 306개 메달을 바탕으로 93개국 총 2,925명이 출전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그 가운데, 하나 이상의 메달이라도 획득한 국가는 총 30개(국가당 메달 확득률 31.3%)이며, 63개 국가는 메달 획득을 하지 못했어도 당당히 나라를 대표하여 최선을 다 했다.

이번 대회에서 총 6개의 국가가 단 한 개의 메달을 획득했고, 4개의 국가가 두 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카자흐스탄은 프리스타일 스키에서 율리아 갈리셰바(26)가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 유일한 메달 기록이며, 남자 2인승 봅슬레이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라트비아도 한 개의 메달을 기록하며 위대한 도전을 마쳤다. 유럽 중부의 작은 나라, 리히텐슈타인에서도 메달이 나왔다.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티나 바이라터(29)가 동메달을 기록, 유일하게 조국에 메달을 선사했다. 벨기에는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에 이어 2위로 들어 온 바트 스윙스(27)의 은메달 기록이 유일하며,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헝가리 역시 이 대회의 유일한 메달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도 남자 프리스타일 스키 에어리얼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30)의 활약으로 1개의 메달을 기록할 수 있었다.

2개의 메달을 기록한 국가 중에는 폴란드가 유일하게 금메달을 획득(스키점프 라지힐 남자 개인)했고, 슬로베니아가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 1개씩 획득했다. 스페인과 뉴질랜드는 2개의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선전한 바 있다.

eugenephil@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