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박정기] 성대 입구 허수아비 소극장에서 극단 허수아비의 소극장 허수아비 개관공연 드니즈 살렘(Denise Chalem) 작, 서추자 역, 이승희 연출의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를 관람했다.

드니즈 샬렘 (Denise Chalem, 1952~)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나 프랑스 이민 후 배우, 연극 연출가, 영화감독으로 활동 중인 극작가다. 먼저 배우로 데뷔한 드니즈 샬렘은 '레미제라블'(1982), '까미유끌로델'(1988), '내겐 너무 이쁜 당신'(1989)과 '토탈 이클립스'(1995), '크라임 씬'(2000),'리자'(2001)등의 영화와 프랑스 TV드라마에 출연했으며 '성 요셉,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소서'등의 영화를 감독했다.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는 1980년에 발표한 처녀작으로, 1981년 프랑스극작가협회(S.A.C.D.)가 선정하는 신인작가상(le prix des Talents Nouveaux)을 수상했다. 이후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는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공연 중이다

원제는 '우리사이에 놓인 바다(The Sea Between Us)'이지만 우리나라 초연에서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라고 바꿨다. 연극은 작가인 딸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현재와, 엄마와 함께 지냈던 기억속의 과거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극을 이끌어간다.

 

연출을 한 이승희는 연극배우다.

2015년 스튜디오 76에서 극단 허수아비의 창단공연 '블랙박스'를 연출했다. 극단 허수아비의 대표이자 서울시극단 단원인 중견배우 이창직의 미모의 부인이기도 하다. 자신의 93세의 노모를 요양원에 입원시키며 펑펑 울었던 경험과 노모가 귀가 길에 차 조심은 물론 주변을 잘 살피라고 딸 걱정을 하던 모습을 이번 공연연출에서 살려냈다.

무대는 모녀가 사는 집이다. 배경 왼쪽에 현관으로 나가는 복도로 설정되고, 중앙에 좌변기가 있는 화장실, 오른쪽은 내실로 통한다.

왼쪽 벽에 조리대와 냉장고 전자레인지가 배치되고, 오른쪽에는 책상이 있고 전축이 있다. 중앙에 안락의자와 탁자가 놓여있고 안락의자의 등받이를 젖히면 침대가 된다. 탁자에는 타자기가 놓여있다. 무대 왼쪽 중앙에 원형의 탁자와 의자가 있다. 병원장면은 양쪽 벽 백색휘장을 펼쳐 사용하고, 생일에는 탁자에 테이블보를 덮는다.

연극은 글을 쓰는 딸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현재와, 엄마와 함께 지냈던 기억속의 과거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극을 이끌어간다. 엄마는 딸과 단 둘이 살고 있다. 전통적인 유태계 가정에서 자라난 엄마는 남편과 자식, 가정밖에 모르던 전형적인 주부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독립으로 인해 깊은 상처와 외로움을 안고 있다. 엄마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딸에 대한 기대와 사랑으로 이런 저런 충고를 하지만, 딸에게 어머니의 충고는 잔소리일 뿐이다.

엄마는 딸 또한 자신과 마찬가지로 결혼하여 가정을 꾸미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평범한 인생을 가져주길 바란다. 그러나 딸의 꿈은 글을 써서 작가로 데뷔하는 것. 모녀는 부딪힐 때마다 멀어지고, 급기야 엄마의 간섭을 견디지 못한 딸은 말다툼 끝에 집을 나와 독립을 하게 된다. 딸의 독립 후, 엄마는 나이 오십에 처음으로 여름휴가를 떠나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기쁨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런 기쁨도 잠시, 수술을 위해 엄마는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엄마가 입원해 있는 동안 딸은 자신의 처녀작을 발표하고, 엄마를 병원에 홀로 남겨둔 채 잠시 휴양 차 미국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여행지에서 딸은 고향에 돌아가 어머니에게 효도할 것을 다짐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미 식어버린 엄마의 주검이다.

박혜수가 엄마로 출연해 엄마 역을 위해 배우가 된 듯 탁월한 기량을 드러내며 호연과 열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서추자가 딸로 출연해 혼신의 열정으로 역시 호연을 펼쳐 갈채를 받는다. 홍예슬이 소녀로 등장해 귀여움을 받는다.

기획 하형주 창작공간 스튜디오 블루, 무대제작 예술무대 김효신 이종길, 사진 김두영, 조연출 정예림, 조명오퍼 박성근, 음향오퍼 김종현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허수아비의 소극장 허수아비 개관공연 드니즈 살렘(Denise Chalem) 작, 서추자 역, 이승희 연출의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를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ART'ietor) 박정기.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 공연메모 
공연명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공연단체 극단 허수아비
작가 드니즈 살렘
번역 서추자
연출 이승희
공연기간 2018년 1월 25일~2월 18일
공연장소 허수아비소극장
관람일시 2월 14일 오후 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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