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미스러운 사태로 공연을 못 보신 분들을 위한 안내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이윤택(66)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14일 연희단거리패 김소희 대표는 "이 예술감독이 반성하며 근신한다는 입장을 전해달라고 했다.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수업'을 비롯해 이윤택 연출의 작품 공연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윤택 연출은 
본인이 한 일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지고 용서를 빌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위 표를 보시면 알겠지만 여러모로 굉장히 호평을 받고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보시면 참 좋았을텐데…라는 생각과 함께 안타따움이 절로 듭니다. 이에 문화뉴스에서는 연출에 대한 언급은 제외하고 오롯이 작품에 대한 내용만 담긴 리뷰로 재구성해 해당 리뷰를 계속 유지하기로 많은 양해바랍니다. [편집자주, 2월 14일 오후 6시 24분 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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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박정기] 희단거리패 30스튜디오에서 배우전 1, 외젠 이오네스코 작, 오세곤 역, 이윤택 연출의 '이승헌의 수업'을 관람했다.

연희단거리패의 '수업'은 2012년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국립극장페스티벌에 참가해 그 기량과 열정을 인정받은 공연작품이다.

외젠 이오네스코 (Eugène Ionesco, 1909년~1994년)는 실존주의 파에 속하는 프랑스의 시인·소설가·극작가이다. 루마니아계 프랑스 사람으로 루마니아의 스라티나에서 태어났다. 루마니아식 이름은 에우젠 이오네스쿠(Eugen Ionescu)이다.

유년시대는 프랑스에서, 청년시대는 루마니아에서 보냈고 1938년 이후 파리에 정주하였다. 1950년 '대머리 가희'(부제 '반희곡')가 상연된 이래 이른바 반연극 파(反演劇派)의 선단에 섰다. 이후 '수업' '의자' 등의 뛰어난 단막물로 종래의 것과는 좀 다른 초현실주의적인 희곡을 차차 인식시키고, 그 후에는 '무소' '빈사(瀕死)의 왕' '갈증과 기아' 등의 장막 물(長幕物)로 국립극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앙티테아트르 작가로서 베케트와 더불어 호칭되고 오늘날에 와서는 프랑스의 대표적 극작가로 확고한 명성을 지니고 있다. 그의 작품은 초기의 전위적 부조리극, 가령 '수업'(1951), 중기의 '무소(犀)'(1960) 등 사회풍자극과 '빈사(瀕死)의 왕'(1962) 등 내면적 작품의 3기로 나눌 수가 있다.

초기의 작품일수록 대담하며, 일상적인 회화(會話)를 해체하여 그 무의미성을 폭로하기도 하고, 의자를 무대 일면에 늘어놓음으로써 신이나 진실 또는 사상의 공허함을 표현하거나, 사람을 무소로 변신시킴으로써 현대 획일화(劃一化)의 공포를 우화화(寓話化)하기도 했는데, 항상 라틴적인 경쾌한 리듬을 잊지 않았다.

그는 연극의 줄거리·성격·언어를 해체하는 것으로 연극의 에센스를 뽑아내서 전 세대의 실험적 쉬르 레알리즘 연극에 풍요한 넌센스 유머를 부여함으로써 대중화하는 일에 성공하였다.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이었으며 1977년 대한민국을 방문했다.

오세곤 교수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했고 ‘장 주네의 희곡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 부회장, 한국연극교육학회 회장, 한국 대학 연극학과 교수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학회 회장,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 부회장, 극단 노을 예술감독,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 아산문화재단 이사, 충청남도 문화예술진흥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배우의 화술』등이 있다. 우리읍내(쏜톤 와일더 작), 도둑일기(장 주네 작), 보이첵(게오르그 뷔히너 작) 그 외의 다수 작품을 번역하고 연출했다. 현재 순천향대 공연영상미디어학부 교수다.

'이승헌의 수업'의 무대는 무대 오른쪽에 객석을 향해 위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고 배경 막 좌우로 등퇴장 로가 있다. 객석 출입구가 학생이 수업을 받으러 오는 문이다.

배경 막은 검은 색으로 되어있어 강의실의 칠판으로도 사용한다. 무대 왼쪽 벽에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대를 만들어놓았고, 그 옆에 옷가지를 담는 플라스틱 소쿠리가 바닥에 놓여있다. 무대 중앙에는 직사각의 긴 책상과 그 왼쪽에 등받이가 높은 선생의자와 오른쪽에는 학생용 일반 의자를 놓아두었다.

연극은 도입에 문들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상수 쪽 객석방향으로 올라간 높은 계단에서 건장한 체격에 검은색 의상을 착용한 여인이 내려와 옷가지가 든 소쿠리를 치우며 계속 들리는 강의실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객석입구로 다가가 여학생을 맞이해 들어온다. 그리고 교수에게 학생이 수업을 받으려고 왔다며 외친다. 무대 하수 쪽 정면 벽 가까이 나있는 등퇴장 로로 나이가 들어 보이는 교수가 와이셔츠에 조끼를 입고, 두툼한 강의록 두 권을 들고 등장해 학생과 마주 앉으면, 여인은 “인문학을 가르치면 안돼요.” 라는 말을 교수에게 의미심중하게 내뱉고 퇴장한다. 여학생은 박사학위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 것임을 알린다. 교수는 제대로 왔다며 반긴다.

향후 첫 번째로 수학강의가 펼쳐지고, 초등수학을 질의문답식으로 하는 수업이 시작된다. 그런데 덧셈은 잘 하지만 어쩐 일인지 뺄셈에서는 전혀 진전을 보이지 않는 여학생의 능력에 교수는 차츰 열을 올리기 시작한다. 교수의 여학생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지만, 여학생은 어처구니없는 답변으로 교수를 노하게 만든다. 교수는 문득 고단위의 곱셈 질문을 한다.

그러자 여학생은 즉석에서 답변을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답이 서로 틀리고, 서로 자신의 답이 맞는다고 주장을 하면서, 교수는 다시 계산을 한다, 그리고 과연 여학생의 답이 맞았음을 알고 경악한다. 여학생은 고단위 곱셈을 암산을 해 푼 것이 아니라, 그 답을 모조리 암기해 대답했다는 고백을 한다. 교수는 다시 한 번 충격을 받는다. 인문학 강의가 시작된다. 우선 언어학 강의로 언어의 역사와 배경이 설명된다. 그런데 여학생의 치통이 시작된다. 교수의 강의가 차츰 열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여학생의 통증도 가중되어 “이가 아파요” 하는 소리를 내뱉기 시작한다. 교수는 여학생의 말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강의를 계속하고, 여학생은 재차 삼차 통증호소를 한다. 교수는 계속 여학생의 “이가 아파요” 하는 소리에 개의치 않고, 강의에 열을 올린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니, 객석에서도 안타까운 심정이 배가된다. 교수는 학생의 심한 통증을 무시한 채 강의에 집중하지 못하는 여학생을 나무라기 시작한다. 그래도 여학생이 계속 통증만을 호소하니, 교수는 인내심을 잃고 폭력을 가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점차 폭력이 성폭력으로 바뀐다. 교수는 하의를 벗고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여학생과 벌인다. 그래도 여학생이 통증호소를 계속하니, 광기와 분기가 탱천한 교수는 여학생을 살해한다.

도입에 등장한 건장한 체격의 여인이 다시 등장해 교수를 힐책하고, 자식 다루듯 교수에게 매질을 한다. 교수는 여학생의 시체를 안고 퇴장한다. 건장한 여인은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한다. 그 때 강의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다시 들린다. 높은 계단에서 여인이 내려와 교수에게 학생이 수업을 받으려고 왔다고 외치고, 옷가지가 들은 바구니를 치운 후 관객에게 다가와서 어서 오라고 반기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이승헌이 교수로 출연해 탁월한 성격창출과 호연은 물론 하반신까지 노출시키는 기상천외의 연기로 좌중을 압도한다. 서혜주가 여학생으로 출연해 산뜻한 의상차림과 참신 발랄한 학생으로 면모로 밝은 분위기 창출을 주도하다가 차츰 통증을 호소하며 피 가학적 색정의 대상으로 변모하는 과정과 성폭력 희생과정을 절묘하게 연기해 낸다. 김아라나가 훤칠한 키와 건장한 체구의 여인으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독특한 여인상을 구현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무대 김경수, 조명 조인곤, 기획 오동식, 홍보 천석기, 사진 Ken Reynolds 전진아, 홍보디자인 황유진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합하여, 연희단거리패 30스튜디오 배우전 1, 외젠 이오네스코 작, 오세곤 역, 이**의 '이승헌의 수업'을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좋을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 공연메모 
공연명 이승헌의 수업
공연단체 연희단거리패
작가 외젠 이오네스코
번역 오세곤
연출 이**
공연기간 2018년 2월 10일~25일
공연장소 30스튜디오
관람일시 2월 13일 오후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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