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

 

[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다룬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희대의 천재 사기꾼과 그를 쫓는 FBI 요원의 거짓말 같은 사투를 그린 '캐치 미 이프 유 캔'(2003), 고국의 쿠데타로 인해 공항에서 9개월 동안 머물러야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터미널'(2004), 적국인 소련 스파이의 변호를 맡은 미국 보험 전문 변호사의 스파이 맞교환 작전 실화 '스파이 브릿지'(2015)로 20년 동안 실화 영화로 흥행에 성공해온 환상 콤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배우 톰 행크스가 다섯 번째 실화 영화 '더 포스트'로 뭉쳤다.

1971년 세상을 뒤흔든 '펜타곤 페이퍼' 보도는 언론계 역사에 남을 기자들의 특종 보도 실화로 이를 그린 영화 '더 포스트'는 개봉 전부터 주요 부문 10개 수상 및 87개 부문 노미네이트를 이뤄냈다.

 
 

트루먼, 아이젠하워, 케네디, 존슨에 이르는 역대 네 명의 미국 대통령이 30년간 은폐해 온 베트남 전쟁의 비밀이 '뉴욕 타임즈'의 '펜타곤 페이퍼' 특종 보도로 알려지자 정부는 관련 보도를 금지시킨다. 경쟁지 '워싱턴 포스트'의 편집장 '벤 브래들리'(톰 행크스)는 '펜타곤 페이퍼' 입수에 사활을 걸고, 결국 4천 장에 달하는 정부 기밀문서를 손에 쥐게 된다.  (총 47권에 이르는 '펜타곤 페이퍼'는 약 3천쪽의 설명과 4천쪽의 부속 문서로 1967년 미국 국방부 장관 로버트 맥나마라의 책임 아래에 작성되었다) 최초의 여성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은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과 가족 사업으로 이어온 '워싱턴 포스트'와 직원들을 향한 책임감 사이에서 깊은 고뇌에 빠진다.

 

특종 보도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실존 인물들을 놀라운 싱크로율로 완벽 재현해낸 배우들과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를 담은 데에 있어서도 긴장감 넘치지만, 1971년도의 시대를 완벽 재현해낸 것도 훌륭하다. 의상 등의 스타일 뿐 아니라 당시 기자들이 정보를 얻어 타자기 타이핑을 하고, 에디팅을 받고, 승인받으면 인쇄되는 과정까지 신문 출판사의 모습을 실감 나게 그려냈다. 그뿐만 아니라  최초의 여성 발행인 '캐서린'을 통해 대놓고 무시당하던 당시 여성들의 고충을 보여주는데, 새뮤얼 존슨의 '여자가 설교하는 것은 개가 뒷다리로 걷는 것과 같다'라는 말 등으로 여성들에게 있어 목소리 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이었는지도 보여준다.

 

"뉴스는 역사의 초고이다" 라던가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라는 말이 단순히 영화 속 명대사가 아닌 진실이기에 기자로서뿐 아니라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봐야 할 영화일지도.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스파이 브릿지'에서 각본을 맡았던 맷 샤먼이 배우 조지 클루니와 함께 '워터게이트' 사건을 TV 시리즈로 총 8화를 제작 예정인데 '더 포스트'에 이어질까 기대되기도 한다. 28일 개봉. 12세 관람가.

pinkcat@mhnew.com 사진ⓒ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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