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2월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설 연휴가 시작된다. 이번 설 연휴와 주말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겹치면서 설 특집 프로그램이나 명절이면 안방극장에서 찾던 특선 영화가 대폭 줄었다. 그나마 만나볼 수 있는 TV 안방극장에선 어떤 영화들이 시청자들을 맞이할까? 지상파, 종편 TV 편성 영화부터 슈퍼액션, 채널 CGV의 신작 영화까지, 이번 주말 편안하게 집에서 TV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2월 14일 수 23:00 KBS2 '특별시민' (2017)

감독 - 박인제 / 출연 - 최민식, 곽도원, 심은경, 문소리, 라미란 등

오직 서울만 사랑하는 발로 뛰는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는 어느 정치인보다도 최고 권력을 지향하며 이미지 관리에 철저한 정치 9단이다. 선거 공작의 일인자인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곽도원)를 파트너로 삼고, 겁 없이 선거판에 뛰어든 젊은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까지 새롭게 영입한 '변종구'는 차기 대권을 노리며, 헌정 사상 최초의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한다. 서울시장 선거를 소재로 정치인의 선거 과정과 그 이면을 그린 '특별시민'은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해야 할 선택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메이즈 러너'로 유명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이기홍이 극 중 시장 후보 '양진주'(라미란)의 아들 '스티브' 역으로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2월 15일 목 11:20 TV조선 '오발탄' (1961)

감독 - 유현목 / 출연 - 김진규, 최무룡, 서애자, 문정숙, 김혜정 등

박봉에 시달리는 가난한 공인회계사 '송철호'(김진규)는 충치 하나 뽑을 여유 없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간다. 그에게는 늘 '가자'라고 외쳐대는 정신이상의 노모와 영양실조에 걸린 만삭의 아내(문정숙), 제대 후 변변한 직장 하나 없이 사고만 연발하는 동생 '영호'(최무룡), 여동생 '명숙'과 막내동생 '민호', 그리고 신발을 사달라고 졸라대는 어린 딸이 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이 마치 엇나가버린 '오발탄'인 것처럼 그려지는 이 영화는 1950년대 6·25 전쟁을 겪은 실향민 가족의 절망적인 상황을 담아 그때 당시의 사회 빈곤과 부조리를 그린다. 한국 영화 역사상 걸작으로 꼽히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촬영 필름이 유실되어 1963년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 출품됐던 영어자막 판본들을 가지고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년에 걸쳐 깨끗한 디지털 영상으로 재탄생했다.

 

2월 15일 목 17:25 KBS2 '럭키' (2017)

감독 - 이계벽 / 출연 - 유해진, 이준, 조윤희, 임지연, 조한철 등

냉혹한 킬러 '형욱'(유해진)은 사건 처리 후 우연히 들른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 과거의 기억을 잃게 된다. 인기도, 삶의 의욕도 없어 죽기로 한 무명 배우 '재성'(이준)은 신변 정리를 위해 들른 목욕탕에서 우연히 '형욱'을 보게 되고, 자신과 그의 목욕탕 키를 바꿔 도망친다. 영화 제목 '럭키'의 영문 제목은 'Lucky'가 아닌 '행운의 열쇠'라는 의미의 'Luck Key'이다.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던 두 사람의 인생이 바뀌면서 전개되는 반전 코미디는 그야말로 유쾌하고 매력이 넘친다.

 

2월 15일 목 17:15 EBS1 '몬스터 주식회사' (2001)

감독 - 피트 닥터, 데이빗 실버맨, 리 언크리치 / 출연 - 존 굿맨, 빌리 크리스탈, 매리 깁스, 스티브 부세미, 제임스 코번 등

'몬스터 주식회사'는 인간 아이들의 비명 소리로 몬스터 세계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하지만 그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몬스터에게 치명적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인간 아이들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 호탕한 '설리'(존 굿맨)와 재치 만점 '마이크'(빌리 크리스탈)는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겁주기 팀의 최우수 콤비다. 매일 밤 투철한 직업정신으로 인간 세계로 통하는 벽장 문을 열던 '설리'와 '마이크'는 어느 날 덜 닫힌 벽장 문 사이로 인간 아이 '부'(매리 깁스)가 몬스터 세계에 침입하는 일생일대의 실수를 저지른다. 변함없는 장기 흥행세를 보이는 애니메이션 '코코'의 감독 리 언크리치는 '몬스터 주식회사'을 연출하기도 했는데 '코코'의 사후세계를 '몬스터 주식회사'와 같은 식으로 표현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두 영화를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도 있을 듯.

 

2월 15일 JTBC 21:00 '더 킹' (2017) / 2월18일 JTBC 16:00 재방송

감독 - 한재림 / 출연 -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김아중, 류준열 등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는 우여곡절 끝에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핵심 라인을 타고 승승장구하게 된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까지 7명의 대통령 정권이 교체되는 중요한 시기마다 위기를 겪는 검찰 내의 부정부패를 그린 영화 '더 킹'은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정치 풍자 영화로 현실적인 소재를 다룬다. 시원하게 현실을 저격하기에 씁쓸하면서도 통쾌하다.

 

2월 15일 목 23:30 JTBC '싱글라이더' (2017)

감독 - 이주영 / 배우 -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 잭 캠벨, 양유진 등

안정된 직장과 반듯한 가족을 가진 증권회사의 지점장 '강재훈'(이병헌)은 나른 성공한 인생이라 생각하며 살던 중 부실채권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고 가족이 있는 호주로 떠난다. 그러나 다른 삶을 준비하는 아내 '수진'(공효진)을 보고 다가가지 못한 채 자취를 감추는 그의 충격적인 진실은 무엇일까? 갑작스럽게 모든 것을 잃고 쓸쓸한 기러기 아빠와 가족의 소통 부재, 호주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는 '유진아'(안소희)의 모습까지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설 연휴 가족과 모여 함께 보고, 서로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월 15일 목 23:55 SBS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2015)

감독 - 정기훈 / 출연 - 정재영, 박보영, 배성우, 류현경, 진경 등

취업만 하면 인생 제대로 즐기리라 생각한 햇병아리 신문사 연예부 수습 기자 '도라희'(박보영)는 몸에 딱 맞는 정장에 하이힐을 신은 완벽한 커리어우먼을 꿈꾸지만, 첫 출근 단 3분 만에 이 모든 것이 깨진다. 터지기 일보 직전인 진격의 부장 '하재관'(정재영)은 찰진 욕만을 던지고 '도라희'는 하는 일마다 사건사고. 정말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다. 영화는 치열하게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회 초년생들의 설움 가득 담긴 직장생활 적응기를 현실적으로 그린다. 영화도 즐기고 가족이나 친척 중에 취준생이나 직장인이 있다면 듣기 싫은 말은 좀 참아주자. (설에 듣기 싫은 말 - "취업은 했니?"·"나이가 몇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래?"·"살 많이 쪘네"·"결혼은 언제 하니?" 등)

 

2월 16일 금 17:30 SBS '보안관' (2017)

감독 - 김형주 / 출연 -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김종수, 조우진 등

과잉 수사로 잘리고 낙향한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는 보안관을 자처하며 고향 '기장'을 수호한다. 평화롭던 동네에서 비치타운 건설을 위해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이 서울에서 내려오고 인근 해운대에는 마약이 돌기 시작한다. '대호'는 '종진'을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며 처남 '덕만'(김성균)을 조수로 '나 홀로 수사'에 나서지만 이미 민심은 '종진'의 것. 순박한 중년 아재들의 영웅 심리를 유쾌하면서도 코믹하게 그려낸 영화 '보안관'은 스릴 넘치고 무게감 있는 수사극과는 다르게 촌스러운듯 소박한 매력이 있어 편하게 보기 좋다.

 

2월 17일 토 09:00 EBS1 '마당을 나온 암탉' (2011)

감독 - 오성윤 / 출연 - 문소리, 유승호, 최민식, 박철민, 김상현 등

매일 알만 낳던 운명의 암탉 '잎싹'(문소리)은 양계장을 탈출해 '나그네'(최민식)와 '달수'(박철민)의 도움으로 자유를 만끽한다. 어느 날, 주인 없이 버려진 오리 알을 발견한 '잎싹'은 처음 알을 품게 되고 알에서 깨어난 아기 청둥오리 '초록'(유승호)은 '잎싹'을 엄마로 여긴다. 겨우 탈출한 철창 밖의 세상은 족제비의 위협과 험난한 대자연으로 더 냉혹하다. 황선미의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원작으로 한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모성애나 자유를 가지기 위한 도전 등에서 어쩌면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지만 꽤 무게감 있는 교훈을 준다.

 

2월 17일 토 14:40 TV조선 '코리아' (2012)

감독 - 문현성 / 출연 - 하지원, 배두나, 한예리, 최윤영, 박철민 등

1991년 대한민국에 탁구 열풍을 몰고 온 최고의 탁구 스타 '현정화'(하지원)은 번전히 중국에 밀려 아쉬운 은메달에 머문다. 그녀에게 41회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남북단일팀 결정 소식이 들어오는데 연습 방식, 생활 방식, 말투까지 다른 남북 선수단은 사사건건 부딪치고 갈등이 깊어진다. 그들의 46일간의 노정을 다룬 '코리아'는 실제 탁구 여제 현정화와 북한의 리분희 선수가 단일팀에서 만나 금메달을 따기까지의 감동 가득한 스포츠 실화를 그린다.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을 이룬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떠올리기게 하기도 한다.

 

2월 18일 일 11:00 EBS1 '굿 다이노' (2015)

감독 - 피터 손 / 출연 - 레이몬드 오초아, 제프리 라이트, 프란시스 맥도맨드, 스티브 잔, 잭 브라이트 등

외모, 성향 뭐 하나 닮은 것이 없는 소심한 공룡 '알로'(레이몬드 오초아)와 말썽꾸러기 인간 꼬마 '스팟'(잭 브라이트)은 폭풍우로 아빠를 잃은 '알로'의 가족을 찾아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된다.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한 '굿 다이노'는 단순히 원시인과 공룡의 우정과 모험을 그리지만은 않는다. 각박한 현실에서 위로받을 수 있는 명대사와 여정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성장 영화이다. 인간과 공룡 사이 역할을 바꾼 발상이 신선하기도 하고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도 좋다.

pinkcat@mhnew.com 사진ⓒ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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