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일본 원작 소설 이사카 코타로의 '골든슬럼버'가 2010년 일본에서 영화 개봉에 이어 한국 영화 '골든 슬럼버'(감독 노동석)로 새롭게 각색되어 14일 개봉한다.

착하고 성실한 택배기사 '건우'(강동원)는 평범하게 살아가던 중 우연히 인기 아이돌 멤버를 강도로부터 구하면서 모범시민으로 선정된다. 뜻하지 않게 유명세를 탄 그에게 고등학교 시절 친구 '무열'(윤계상)로부터 연락을 받아 재회한 반가움도 잠시, 그들 눈앞에서 유력 대선후보가 폭탄 테러에 의해 암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당황한 '건우'에게 '무열'은 이 모든 것이 계획된 것이고 '건우'를 암살범으로 만들어 자폭시키는 것이 계획이었다는 것을 전하며 아무도 믿지 말라는 말을 남긴다.

 
 

겨우 현장에서 도망치면 뭐하겠는가. 이미 세상에서 그는 순식간에 암살자로 지목되어 공개 수배되고 CCTV, 지문, 목격자까지 완벽하게 조작된 상황이다. '무열'이 남긴 명함 속 인물, 전직 요원인 '민씨'(김의성)를 찾은 건우는 그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살아남기 위해, 누명을 벗기 위해 필사적으로 맞선다.

이미 배후와 권력 실세의 음모가 드러나 있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영화 '골든 슬럼버'는 평범한 소시민 '건우'가 정보요원들의 추격을 피해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데 있어서 스릴이 넘친다. 강동원 원탑 스릴러라는 점에서 많은 팬의 관심을 사기에도 좋지만, 영화는 사실 현대 사회에 대해 대놓고 꼬집는 데 있어서 볼만하다. 착하게만 살아오던 그에게 보험을 하던 친구가 힘들다며 갑자기 연락해 나타난 것은 단지 그가 유명해졌기 때문이었고, 그마저도 거짓이었다. CCTV뿐 아닌 핸드폰에 신용카드까지 감시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언론에 의해 사건의 본질이 희미해지고 한 사람의 이미지가 어떻게 좌우되는지까지 볼 수록 씁쓸하다. 어릴 때 아무 이유 없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저 좋았던 친구들도 현실을 살아가면서 멀어지고 믿을 수 없는 존재가 돼버렸다.

 
 

영화 속 광화문광장에서의 대규모 폭발만큼이나 영화에서 큰 볼거리는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도심 한복판을 계속해서 뛰어다니고 긴장에 가득 찬 '건우' 역의 강동원은 자신의 얼굴을 훔친 '실리콘' 역할로 1인 2역을 소화해냈다. 학창 시절 풋풋했던 모습으로도 플래시백이 섞여 나오는데, 함께 밴드로 활동했던 '최금철'(김성균), '장동규'(김대명), '신무열'(윤계상), '전선영'(한효주)와 어릴 때 모습부터 사회로 나오면서의 모습까지의 변화를 현실적으로 그려 우정과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얹기도 했다. 단순히 상업적 영화로 볼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도주극이 유쾌하지만은 않다. 그만큼 영화 '골든 슬럼버'가 전하는 사회적 메시지가 꽤 분명하기에 더 볼만한 듯.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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