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극단 걸판의 뮤지컬 '앤ANNE'가 지난 4일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관객들에게 뜻깊은 종연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앤ANNE'은 극단 걸판의 자체 제작 뮤지컬로 '명랑음악극'을 표방하며 시작한 이후 안산, 구리 등을 거쳐 지난 8월 대학로에 입성했다. 소설 '빨간머리 앤'을 주제로 공연하는 걸판여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명랑하고 밝은 에너지, 극단 작품이 가지는 참신함이 어우러져 대학로에 '힐링 열풍'을 일으켰다.

2017년 12월 29일 '앵콜 감사데이'부터 시작된 이번 앵콜 공연은 매슈 역에 차준호, 지하(언더스터디), 마릴라 역에 최현미, 앤1 역에 송영미, 임소윤, 앤2 역에 신혜지, 앤3 역에 임찬민, 다이애나 역에 조혜령, 길버트 역에 서대흥, 린드부인 역에 이혜원, 필립스 역에 유원경, 찰리 역에 조흠이 출연했다.

뮤지컬 '앤ANNE'과 극단 걸판은 대학로라는 작은 마을에 나타난 '앤'이었다. 극단 제작 뮤지컬로 1, 2주 단위가 아닌 5주에 걸친 긴 시간 동안 39회 공연을 올리는 일은 최근 대학로에서 찾아보기 힘든 무척 이례적인 일이었다. 또 육성지원사업, 공간지원사업 등을 통해 관객을 만나기 시작해 레퍼토리로 삼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 대학로에서 공연을 이뤄낸 점도 의미있었다.

대형 제작사들이 시장을 선도하는 지금, 풍부한 상상력 외엔 볼품 없이 마른 열한 살 소녀가 저 길 모퉁이를 돌아 당당하고 성숙한 여성으로 거듭났듯이 이들 역시 앞으로 겪을 시련과 고생을 넘어 더 큰 감동을 관객에게 전하길 기대해본다.

▲ 공연장에서 함께하지 못한 '앤4'를 위해 특별히 자리를 마련했다.

끝으로 '앤4(뮤지컬 '앤ANNE'의 관객을 이르는 말)'에게 남긴 이들의 소감을 살펴보자.

필립스 역 유원경 "앤의 성장기가 아름다웠던 이유는 이 공간에 있는 모든 분들, 공연을 보러 온 모든 분들이 우아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항상 상상했던 대로 더 멋진 만남이었다."

찰리 역 조흠 "소중한 발걸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한 분 한 분이 주신 사랑과 관심 잊지 않고 저, 극단 걸판 모두가 잊지 않고 더 행복하고 멋진 작품으로 오겠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

다이애나 역 조혜령 "함께한 순간 순간 매일매일 너무 학교가는 길이 너무 즐거웠다. 내일부터 학교말고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감사하다."

길버트 역 서대흥 "극단 걸판과 뮤지컬 '앤'을 너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어떻게 말씀드려야할지 모르겠는데 여기 계신 모든 분들도 그렇고, 여지껏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일일이 인사드리고 싶다. 저번 시즌에도 했던 인사인데 제 캐릭터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다. 오늘은 여러분들이 주인공이다"

앤3 역 임찬민 "'저 길 모퉁이앤'을 부를 때마다 실제로 무대 뒤에서 매슈와 마릴라가 제 날개처럼 있었지만, 제 진짜 날개는 사실 관객분들이었다. 저만이 볼 수 있는 그 아름다운 눈 절대 잊지 않겠다. 그리고 '앤'의 책에 한 문장을 말씀드리고 싶었다. '나는 나 자신 외에 다른 누구도 되고 싶지 않아'라는 앤의 말이 제가 이 자리에서 5주 동안 공연할 수 있게 만든 힘이었다. 여러분도 그러시면 좋겠고 스스로를 사랑해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만날 때까지 이 정도 모퉁이는 꾹 참고 돌아주셨으면 좋겠다.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

앤1 역 송영미 "지금까지 초록지붕집을 찾아와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한다. 여러분이 앤을 통해 느낀 행복만큼 저희도 여러분들 통해 무척 행복했고 힐링 받았다. 같이 저 길 모퉁이 돌아주셔서 감사하다. 앤 보내기 싫죠? 정말 감사했다."

앤2 역 신혜지 "머릿속이 백지장일 정도로 준비한 말이 없다. 그동안 어른이 아닌데 어른인 척하며 살았던 것 같다. 제 나이를 찾은 것 같다. 11살. 계속 여기에서 실수투성이지만 실수 안 하도록 노력하며 살겠다. 감사하다."

앤1 역 임소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게 많은 것 같다. 저도 그게 심한 사람인데 앤이란 작품을 하며 용기를 많이 얻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그게 무척 새로움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보고 감동 받았다. 관객에게 그 용기와 힘을 주기 위해 공연에 임했다. 그런 용기를 얻으셨다면 정말 감사하겠다."

매슈 역 차준호 "(앤 배우들 바라보며)앤은 참 재밌는 아이다. 저도 앤과 함께, 매슈와 함께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여러분도 앤과 함께한 행복한 시간 오래오래 간직하길 바란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

린드부인 역 이혜원 "린드부인으로서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고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서, 제가 훨씬 더 많이 배우고 얻었다. 에너지를 정말 많이 받은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앤은 이제 끝나지만 저 길 모퉁이를 돌면 정말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해주실 거라 생각한다. 정말 감사드린다."

매슈 역 지하 "정말 추운 겨울, 여러분 덕분에 따듯하게 보낼 수 있었다. 극단 걸판은 안산에 거주하는 극단이다. 앤 외에도 좋은 작품이 많으니 안산 오셔서 많이 사랑해주시면 도 새로운 작품으로 대학로에 올 수 있으니까 안산 많이 와달라. 대학로에서 1시간 10분이면 온다. 여러분 안산에서 만나뵙겠다."

마릴라 역 최현미 "무척 긴 시간, 긴 호흡으로 오는 공연 일정이다보니 이 날이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확 다가왔다. 모퉁이가 언제 다가올지 몰라 두근거리듯 두근거리는 시간이었다. 너무 지쳤다. 모퉁이 돌 힘이 없다. 안 했으면 좋겠다고 투정도 많이 부렸는데 하길 잘한 것 같다. 객석에서 따듯하고 뜨거운 눈빛으로 에너지 뿜어주신 관객 여러분들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배우도 무대 위에서 성장하지만 작품도 관객을 만나야만 성장하는 것 같다. 이번에 주신 많은 이야기, 소중한 의견들, 사랑을 담아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앤 계속 키우고 싶다. 놓치고 싶지 않은 아이다. 극단 걸판이 39회라는 공연을 할 수 있고 많은 관객을 한 번에 만나는 것. 꿈같은 일이었는데 상상이 현실이 됐다. 모두 여러분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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