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최고 유망주 정상 가동시 롯데 대권 도전 '해볼 만'

▲ 후배 김현우와 함께 한 나종덕. 이제는 김현우가 나종덕 못지 않은 모습으로 마산용마고를 이끌고 있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이번 오프시즌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팀 중 하나가 바로 롯데 자이언츠일 것이다. 절대 부산을 떠나지 않을 것 같았던 포수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한 데 이어 황재균 역시 해외 진출 이후 원 소속팀으로 복귀하지 않았다.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던 린드블럼도 두산으로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사정이 이러한 만큼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 보였으나, 외야수 손아섭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고 외부 FA로 민병헌을 데려오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역시 레일리에 번즈, 그리고 듀브론트로 구성을 마쳤다. 황재균의 경우 지난해에도 롯데가 아닌 해외에 있었던 만큼, 실질적으로 빠져 나간 것은 강민호 한 명 정도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빠져 나간 1명'에 대한 공백이 생각 외로 크다. 이미 검증이 끝난 포수는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드물기 때문이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부여하면서도 유독 포수 포지션에서 검증된 자원을 중용하려는 이유도 안방마님이 갖는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롯데는 올해 2년 연속 가을야구 경험과 새로운 포수 발굴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완성하기 위한 도전에 나선 셈이다.

롯데 내일의 황금 배터리,
윤성빈-나종덕 듀오를 주목하라.

물론 가능성 있는 젊은 포수들은 많다. 부경고 졸업 이후 2015 신인 1차 지명회의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은 강동관(22)을 비롯하여 강민호의 삼성 이적으로 인한 보상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나원탁(24)이 있다. 부산고 시절, 1학년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이반 로드리게즈'와 같은 모습을 보였던 안중열(23)까지 재활에 성공한다면 더욱 재미있는 안방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못지않게 주목을 받는 젊은 포수도 있다. 나종덕(20)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신인의 자격으로 제한된 기회를 부여받았으나, 롯데가 2차 1라운드에서 지명권을 행사할 만큼 포수로서의 재능이 빼어난 원석이기 때문이다. 마산용마고 시절에는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 투-타를 넘나들며 좋은 모습을 보였을 만큼 야구에 대한 기본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마산용마고 OB전에서 만난 나종덕은 "분명히 기회가 온 것은 맞고, 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도 알고 있다. 강민호 선배님의 공백이 있겠지만, 그 공백을 잘 매울 자신이 있다."라며, 당찬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쇼맨쉽도 뛰어나 야구만 잘 하면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일단, 체격이 좋다. 186cm, 97kg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력은 포철공고 시절의 강민호보다 낫다는 평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기회가 주어지느냐의 여부. 신인이기 때문에 찾아올 수 있는 시행착오만 잘 극복한다면, 향후 23세 이하 국가대표 팀에도 선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고교 3학년 시절, 청소년 국가대표팀 멤버로 태극마크를 먼저 달았던 경험이 있다.

▲ 부산고 시절의 윤성빈. 이제 그도 1년간의 재활을 끝내고 올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현희 기자

재미있는 것은 그와 함께 배터리를 이루게 될 속구 투수 유망주 역시 올 시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고 출신의 윤성빈(19)이 그 주인공이다. 윤성빈 역시 나종덕과 함께 지난해 입단하며 주목을 받았으며, 고교 3학년 시절에는 153km의 속구를 기록, 그 해 고교 선수들 가운데 가장 빠른 볼을 던진 바 있다. 그래서 샌디에이고를 비롯한 해외에서도 그에게 큰 관심을 보였으나, 정작 윤성빈 본인은 국내에 남겠다는 뜻을 표하며 기꺼이 롯데의 부름에 응답했다. 물론 지난해에는 재활에 매진하면서 실전에 모습을 드러내 보이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몸이 만들어진 올해에는 장신의 속구 투수를 사직구장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청소년 대표팀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경험이 있는 두 명의 젊은 배터리가 호흡을 맞추게 될 수 있다. 윤성빈 역시 고교 2, 3학년 시절 청소년 대표로 선발된 바 있다(3학년 때에는 부상으로 교체).

우완의 장신 속구 투수, 장래가 촉망되는 홈런 타자형 포수. 두 명의 황금 배터리가 완성되는 순간이 롯데 전력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분명한 것은 두 유망주의 성장이 롯데의 미래를 완성할 수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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