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2016년 한국 좀비 영화 '부산행'으로 1,156만 관객을 동원한 감독 연상호의 초능력을 다룬 판타지 영화 '염력'이 31일 개봉한다.

영화 '염력'은 '청년 천왕'이라는 TV프로에 '우리 동네 레전드 맛집 프로'로 '루미'(심은경)와 '루미 어머니'의 치킨집 운영 이야기로 생동감 있고 흥미롭게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이 운영하는 치킨집은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남평상가', 청년 사장 '루미'와 이웃들은 철거 위기에 처하게 된다. 반면, '루미'를 뒤로한 채 떠나버린 아빠 '석헌'(류승룡)은 평범한 은행 경비원으로 지내다 어느 날 갑자기 몸에서 이상한 변화를 느낀다. 그동안 초평범했던 그가 하루아침에 초능력을 쓸 수 있게 된 것! 생각만으로도 물건을 움직이는 염력이 생긴다.

 
 
 

'한국형 히어로'를 그려낸 '염력'은 평범하다 못해 소시민인 한국의 중년 아저씨가 갑자기 초능력을 쓰게 되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현실적으로 실감 나게 그려냈다. 삶에 찌들어 살아가던 그는 어떻게든 돈벌이로 이용해보려 하고, 딸을 위해 힘을 쓰면서 히어로가 됐다가, 또 범죄자가 되기도 한다. '염력'을 사용하는 주인공의 화려한 판타지 스토리는 사실 '사회적 강자들의 횡포'와 '소시민들의 투쟁'을 꼬집는다. 보증으로 인해 이혼하고 가족을 떠나야 했던 '아빠', 핍박받으며 살아야 했던 '남겨진 가족', 재개발 때문에 잘되는 가게도 접어야 하는 '소상인들', 최고의 악역 같지만 사실은 선택권이 없는 '용역 회사',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쥐락펴락하는 '슈퍼 갑'까지. '염력'이라는 '슈퍼 파워'를 이용해 현실을 블랙코미디로 그려낸 것은 연상호 감독 세계관에 어울린다.

 
 

감독 연상호의 '몹쓸(몹시 쓸만한) 연기지도' 때문이었을까? '염력'을 사용하는 '석헌' 역의 배우 류승룡은 '석헌'이 '염력'을 사용할 때면 절로 손을 함께 움켜쥐게 할 정도로 개그스러우면서도 완벽하게 소화해내 CG와 어우러짐이 전혀 이질적이지 않다. 그런 그를 향해 남겨졌던 딸 '루미' 역, 심은경 역시 원망스러우면서도 반가워하는, 반가우면서도 제대로 표현할 줄 모르는 모습을 실감 나게 보여준다. 주역들과 어리버리한 청년 변호사 '정현'(박정민), '갑'인 듯 '을'인 듯 사이에 낀 '김정현'(박정민) 사이,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캐릭터가 있는데 바로 정유미가 연기한 해맑은 악역 '홍상무'이다. 정유미만이 가진 '해맑음'은 '악한 사회적 강자'를 더 극대화 시켰는데, 마치 '킹스맨: 골든서클'의 '포피'(줄리안 무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한국적 판타지 영화의 장'을 제대로 열어냈던 영화 '부산행'에 이은 감독 연상호의 '염력'은 '한국형 히어로'와 '사회 문제'에 대해 신선하고도 유쾌하게 그려낸다. 설날을 앞두고 가족과 함께 보면 좋을 듯.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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