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경기 운영과 주요 결승전 잠실/고척 스카이돔 진행 어려울까?

▲ 2015년에는 고척 스카이돔 개장 첫 정식 대회로 제70회 청룡기 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이때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결승전은 KBO와 서울시의 협조를 얻는다면 잠실/고척에서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지난 16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협회장 김응룡, 이하 '협회')가 올시즌 전반적인 고교 야구 일정을 공개했다. 4월 7일, 전반기 고교야구 주말리그가 초, 중, 고등학교 전체 일정 중에서 가장 빨리 진행되면서 예년보다 2주 늦게 플레이 볼이 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이는 협회가 나름대로 지난해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최대한 학생 선수들을 배려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마지막인 협회장기까지 소화한 이후에도 대학 특기자 수시는 얼마든지 응시할 수 있기에 되도록 한 대회라도 더 참가하게 하려는 의도 또한 엿볼 수 있다. 일단, 전국의 학교들은 최소 3개 이상의 전국 대회를 참가할 수 있게 된다. 왕중왕전 진출을 하지 못했다 해도 대통령배와 봉황대기, 협회장기에 모습을 드러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협회의 일정 발표에 선수들이나 학부모들은 일단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3월 중순까지만 해도 꽃샘추위로 인하여 다소 쌀쌀했기 때문이었다. 감독들 역시 1월부터 3월까지 자체적으로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이 주어졌기에 그리 싫지만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상적인 경기 운영과
전국대회 결승전 잠실/고척 진행을 바란다.

일단 협회는 경기 일정 수립과 투구수 제한 및 의무 휴식 기간 준수 규정 등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2018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해진 스케줄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도록 협회가 중심을 잡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두 가지를 제안해 보고자 한다.

하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다. 특히, 지난해 서울시 추계리그에서 서울의 학교들은 쌀쌀한 기온 속에서 지극히 정상적이지 못한 경기를 진행한 바 있다. 운동장 상태를 보호해야 한다는 명목 때문에 '징'이 없는 스파이크(이른바 공스파이크)를 신고 경기에 임해야 했다. 이로 인하여 야구장에서 미끄러지는 선수들이 많아 부상을 당하는 사례도 있었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감독들도 제대로 된 작전을 내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시 고교야구 사령탑들이 걱정한 것은 서울시 추계리그에서 발생했던 한 차례 문제 뿐만은 아니었다. 올시즌을 앞두고 전국 야구장에서 공(空) 스파이크 착용을 의무화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었다. 일단, 협회로서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선수들이 정상적인 장비를 착용하고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지난해 서울시 고교야구 지도자들이 걱정했던 사항이 기우였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심판 위원들의 판정에 어느 학교도 이의를 제기하는 일이 없도록 자체적인 퀄리티를 높이는 데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며, 목동구장에 처음 설치된 판독용 카메라 활용에 대한 지침을 정하는 일 역시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 앞서 언급했던 그대로 정상적으로 경기가 운영되도록 협회가 중심을 잘 잡으면 될 일이다.

또 하나는 (이왕이면) 전국 본선 무대 결승전만큼은 후원 신문사가 아닌, 협회가 나서서 프로야구단 구장에서 시행해 주었으면 한다. 실제로 2010년과 2011년에는 주요 전국대회 일부를 잠실 및 인천 문학구장에서 시행한 바 있으며, 2015년에는 청룡기 선수권 70주년 전 경기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2016~7년에는 전국 본선무대 전 경기가 목동구장에서 진행됐다. 잠실 및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한 경기도 펼쳐지지 못했다. 올해는 황금사자기 결승이 5월 28일(월), 청룡기 선수권 결승이 7월 23일(월), 대통령배 결승이 8월 9일(목), 봉황대기 결승전이 8월 31일(금), 협회장기 결승이 9월 13일(목)에 예정되어 있다. 적어도 황금사자기 및 청룡기 선수권, 봉황대기 결승전에서는 잠실/고척 두 곳 모두에 협조를 구할 수 있고, 대통령배 및 협회장기 결승전을 고척 스카이돔에 협조를 구할 수 있다(당시 넥센 원정 경기). 프로구단과 서울시 시설공단 협조를 구하는 일에 협회가 앞장선다면, 어린 선수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할 수 있다. 어찌 보면 그것이 협회 존재의 본질적인 의미가 아닐까 싶다.

본 고에서 협회에 바라는 점을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언급했지만, 사실 이것이 복잡한 문제는 아니다. 첫 번째 운영 관련 사항은 지난해처럼 지극히 평범하게, 선수들이 다치지 않도록 협회가 규정에 명시된 대로 시즌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면 그만이다. 두 번째는 협회가 조금만 더 애를 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필요할 경우 김응룡 협회장이 직접 나서서 KBO 및 서울시청에 협조만 이루어진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보다 나은 공간에서 학생 선수들이 야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일에 앞장서 주기를 바랄 뿐이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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