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시 '서시' 中

   
 

[문화뉴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학창 시절에 우린 이 시를 어떻게 배웠는가? 단순하게 갈래는 자유시이고 서정시이며, 율격은 내재율이며, 어조는 고백적이고 의지적이며, 별과 바람의 시각적 심상을 사용했고, 시간의 이동에 따른 전개 형식을 보인다고 외우고 다니진 않았는가? 제목으로 언급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을 부끄러움 없는 삶에 대한 소망이라는 의미로만 외우고 살지 않았는가?

 

   
 

단순하게 시험 성적을 위해 외웠던 윤동주의 '서시'와 그의 이야기를 영화 '동주'는 그려낸다. 이준익 감독은 "윤동주의 시가 어떤 시대와 사람들을 거쳐 이 땅에 남았는지 그 과정을 온전히 스크린에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프랑스 영화처럼', '배우는 배우다' 등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은 "윤동주는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결국 시인이 되지 못한 청춘이었다. 동시대에 인정받지 못하고 활동하지 못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의 시가 더욱 안타깝게 다가왔다"고 각본을 쓴 배경을 전했다.

이준익 감독과 신연식 감독의 의기투합과 윤동주를 연기한 강하늘의 호연에 힘입어 '동주'는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서시'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과연 '부끄러움'은 그가 서거한 71년이 지난 지금, 이 시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 영화 정보

   - 제목 : 동주 (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2015)

   - 개봉일 : 2016. 2. 17.

   - 제작국 : 한국

   - 감독 : 이준익

   - 출연 : 강하늘, 박정민, 김인우, 최홍일, 김정석 등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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