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해냈다는 말 외에 뭐가 더 필요할까.

지난 12일과 13일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1st 섹시동안클럽 CONCERT : 일곱 가지 유혹(이하 일곱 가지 유혹)'을 성공적으로 마친 '섹시동안클럽(이하, 섹동클)'은 각자의 무대에서 미친 존재감과 파워풀한 성량으로 관객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뮤지컬 배우 최민철, 최수형, 문종원, 양준모, 조순창, 김대종으로 구성된 그룹이다.

리더 최민철과 조순창 등이 농담처럼 이야기했던 2009년 이후 계속해서 회자되던 이 상상 속의 그룹은 몇 번 실체화된 적도 있으나 단발성 이벤트에 그쳤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열린 '2017 서울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배우 양준모의 CG와 함께한 '섹동클'의 주제가 '셀카동맹'(뮤지컬 '영웅'의 '단지동맹'을 개사했다)이 그야말로 '대박'을 내면서 이들에게 단독 콘서트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 ⓒ㈜PL엔터테인먼트

이들은 평균나이 39세. 배우 경력 도합 100년이 머지 않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자 극장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늘 주요한 역을 도맡은 배우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단독 콘서트는 특별했다. '섹동클'은 대부분 멋진 주인공보다는 악역이나 조연을 더 많이 맡는 배우들이고 늘 자신들이 맡은 배역이 더 우선시되던 철저한 '배우'였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그러한 타이틀이 아닌 자신들의 이름으로 무대에 오른 것이었다.

누군가를 더 밝게 빛내주는 존재였던 이들이 함께 모여서 지금껏 보지 못한 가장 크고 환한 빛이 됐다. 김은영 음악감독이 이끄는 16인조 Y-FAM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음악이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과 잘 맞지 않았는지 관객석에서 듣기에 다소 과한 음향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것조차 이들의 열정과 진심을 가리진 못했다.

그들이 그간 해온 것을 고스란히 보상받는 듯 많은 이들의 응원과 축하 속에 열린 '일곱 가지 유혹'은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은 '알짜배기'였다.

▲ ⓒ㈜PL엔터테인먼트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를 잘 활용한 '레미제라블', '노트르담 드 파리', '맨오브라만차' 등 대형 작품의 의미 있는 넘버부터 "창작 뮤지컬을 꼭 하고 싶었다"는 의미로 준비한 '사의찬미'의 '저 바다에 쓴다' 등이 화려한 오케스트라로 편곡돼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여기에 깐쵸네, 탱고, K-POP 등 다양한 장르까지 더해져 '만능 엔터테이너'란 말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명명백백하게 보여줬다.

또 뮤지컬 '시라노'의 '가스콘 용병대'를 개사한 '귀한 집 자식들'이나 부르는 이가 누군지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는 걸 보여준 '더 라스트 키스'의 '사랑이야'를 통해 노래와 가사에 대한 센스를 선보였고 양준모-조순창이 함께한 '쓰릴 미'의 'Nothing like a fire'와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공개한 과거사진 등으로 웃음도 함께 잡아냈다.

▲ ⓒ㈜PL엔터테인먼트

여기에 최근 배우 장승조와 함께 자신의 임신 소식을 밝히기도 한 배우 '린아'와 안재욱 아내로도 유명한 배우 '최현주'가 게스트로 참여하는 등 '섹동클'을 향한 동료들의 애정도 뜨거웠다.

마지막은 뮤지컬 시빌워(Civil war)의 'By the sword-Sons of dixie'를 개사한 '섹동클'의 새로운 주제가 '불멸의 형제들'과 '셀카동맹', '맨오브라만차'의 'The impossible dream'으로 채워졌다.

단순한 '공연산업'이 아닌 마음이 담긴 '공연예술'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여섯 명의 '섹동클'은 빛나는 저 별을 향해가는 '돈키호테' 그 이상의 감동을 우리에게 남겼다. 이들의 다음 행보는 언제일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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