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곳에 임했던 여정, 끝까지 볼 수 있어 다행

▲ 재능 기부를 할 때면 이만수 이사장은 본인이 힘써 만든 '라오 브라더스(라오스 야구단)' 유니폼을 착용한다. 그의 자랑이기 때문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해당 분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던 이가 한 순간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할 수 있을까? 아마 열에 아홉은 절대 그러지 못할 것이다. 대부분 영광스러웠던 과거를 회상하면서 높은 자리에 있었을 때를 그리워할 수 있다. 프로야구 감독이라는, 국내에 단 10개밖에 없는 자리에 도전한다는 것도 그 자체만으로도 대한민국 1등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적을 내고 싶어하며, 우승에 도전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은 다소 독특한 사람이라 여겨질 수밖에 없다. SK 와이번스 감독이라는, 대한민국 프로야구단의 가장 높은 자리를 경험했으면서도 그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만수 이사장이 가는 길은 누가 가라고 강요한 것도 아닌, 본인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재능기부를 포함하여 야구 불모지 라오스의 야구 보급, 본인의 이름을 딴 이만수 포수상 재정 등으로 정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올해 환갑을 맞이한 만큼, 조금 템포를 두고 쉴 법 했지만 이만수 이사장의 마음은 늘 청춘이다.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이만수 이사장을 만날 때마다 늘 입버릇처럼 "평생 야구로 받은 사랑을 야구로 돌려줘야 한다. 그래서 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린 아이처럼 매우 신나는 표정을 짓는다는 점에서 되려 듣는 이들이 깊은 감동을 느낀다는 점도 이만수 이사장의 '의도치 않았던' 매력이었던 셈이다. 이만수 포수상 수상 이후 사회인 야구팀 등을 대상으로 재능기부를 시작한 것도 말고 성경 속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닮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또한 현역 시절부터 야구와 와이프, 교회밖에 모르고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하는 이만수 이사장은 지난해 한국 방송 공사를 통하여 '우리들의 공교시 시즌2'를 진행한 바 있다. 배명고 야구 동아리 '하늘로 쳐'팀의 임시 감독을 맡아 전문적으로 야구를 하지 않은 취미반 선수들을 모아 야구를 가르친 것이다. 그 안에서 이만수 이사장의 야구 철학, 야구를 통하여 가장 학생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한때 방송사 사정으로 잠시 방송이 중단됐지만, KBS에서는 새해를 맞이하여 미방영됐던 나머지 프로그램을 방송하기로 결정했다. 이 소식을 이만수 이사장이 직접 전달해 오면서 배명고 동아리 야구부와 이만수 이사장의 아름다웠던 여정을 볼 수 있게 됐다. KBS 1TV를 통하여 1월 20(토)~21(일), 27(토)~28(일) 총 4일간 방송된다.

17회 : 1월20일(토) 오후 2시35분
18회 : 1월21일(일) 오후 3시10분
19회 : 1월27일(토) 오후 2시35분
20회 : 1월28일(일) 오후 3시10분, 이상 KBS 1TV

재미있는 것은 현역 및 감독 시절, 그를 가장 높은 곳으로 인도한 포지션이 포수라는 점이다. 포수는 야구에서 가장 힘들면서도 수비할 때 유일하게 쭈그려 앉아야 하는, 어찌 보면 가장 낮은 곳에 있어야 하는 포지션이다. 그래서 이만수 이사장이 포수로 야구에 입문했던 것은 운명이었을지 모를 일이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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